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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과 인간의 관점 차이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20 조회수514 추천수11 반대(0) 신고

하느님과 인간의 관점 차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꼬박 하루 동안 일한 사람이나 오후 5시에 와서 한 시간밖에 일하지 않은 일꾼들에게나 똑같이 한 데나리온의 일당을 준 포도밭 주인의 처사는 평범한 인간들의 눈으로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9시에 온 일꾼들은 이렇게 투덜거렸습니다.

 

맨 나중에 온 저자들은 한 시간만 일했는데도, 뙤약볕 아래에서 온 종일 고생한 우리와 똑같이 대우하시는군요.”



그러나 포도밭 주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친구여, 내가 당신에게 불의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오. 당신은 나와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지 않았소? 당신 품삯이나 받아서 돌아가시오. 나는 맨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당신에게처럼 품삯을 주고 싶소. 내 것을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아니면,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우리 인간과는 모든 것이 다른 하느님이심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틈만 나면 우리 인간들은 재고, 간을 보고, 무게를 달아봅니다. 언제나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고 따집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반대입니다. 조목조목 따지지 않으십니다. 그저 한량없이 베푸십니다. 참으로 관대하신 하느님이기에 제 좁은 마음이 갑자기 넓어지는 느낌입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세상 모든 사람들, 마지막 단 한 사람까지 당신 구원의 방주로 포함시키시려는 하느님의 적극적인 구원의 의지 앞에 죄인인 우리는 그저 감지덕지할 뿐입니다.

 

하느님께서 지니신 여러 속성들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측면은 아무래도 보편성이 아닐까요?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당신 자녀로, 영원한 생명에로 부르고 계십니다. 그분 앞에 간택된 백성, 특별히 선별된 집단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복음은 모든 피조물에게 전해져야 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을 당신 제자로 불림 받는 것이 하느님 아버지의 의지입니다. 가련한 죄인들도 구원에서 제외되지 않고 성인들의 공동체로 초대받습니다.

 

더 흡족한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단 한번 오전 9시에만 부르시는 것이 아닙니다. 그 때 하느님의 음성을 못 들었다면 정오 때 또 다른 기회가 있습니다. 그 기회를 놓쳐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후 3시 그리고 5시 막차가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들에게 거의 무상으로 베푸시는 구원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구원이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고 여겨질 때도 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하느님께서는 공동체적 구원, 보편적인 구원을 더 바라시겠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나만 드넓은 푸른 초원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맑은 시냇물에 발을 담그고 있고, 내 가족은 펄펄 끓는 지옥 불 속에서 고생하고 있다면 내 구원이 대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나 혼자만 딸랑 젖과 꿀이 넘쳐흐르는 생명의 땅에 도착해있고, 평생을 동고동락했던 공동체 형제들은 저 건너편 죽음의 땅에 머물러 있다면 내 구원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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