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UBUNTU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20 조회수745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연중 제20주간 수요일


<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


복음: 마태오 20,1-16







 아기 예수를 경배하는 성모


 벨리니(Bellni, Giovanni) 작, (1475),  피렌체 콘티니 보나코씨 콜렉션


     < UBUNTU >

     인터넷에 떠도는 따듯한 이야기입니다. 아프리카 부족에 대해 연구 중이던 어느 인류학자가 한 부족 아이들을 모아놓고 게임하나를 제안했습니다. 나무 옆에 싱싱하고 달콤한 과일(딸기)들로 가득 찬 바구니를 놓고 누구든 먼저 바구니까지 뛰어간 아이에게 과일을 모두 주겠노라 한 것이지요.

인류학자의 예상과는 달리 그의 말이 통역되어 아이들에게 전달되자마자 그 아이들은 마치 미리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손에 손을 잡은 채 함께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바구니에 다다르자 모두 함께 둘러앉아 입 안 가득 과일을 베어 물고 키득거리며 재미나게 나누어먹었습니다.

인류학자는 아이들에게 누구든 일등으로 간 사람에게 모든 과일을 주려했는데 왜 손을 잡고 같이 달렸느냐라고 묻자 아이들의 입에선 UBUNTU라는 단어가 합창하듯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한 아이가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나머지 다른 아이들이 다 슬픈데 어떻게 나만 기분 좋을 수가 있는 거죠?”

UBUNTU 는 아프리카어로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 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영화에 보면 항상 주인공은 대부분 한 명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각자가 다 인생을 그러한 시선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람보란 영화를 보십시오. 주인공 람보 한 사람에 의해서 수없이 죽어가는 이름도 모르는 엑스트라들도 주인공만큼이나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람보가 이기기를 바라며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보며 즐깁니다.

한 개그프로에서 개그맨이 세상에서 매번 뒤처지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소리 지른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경쟁의 굴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허우적대다가 인생의 많은 시간을 허비하기도 합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세상은 참 잔인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누구도 행복하게 하고 싶지 않은 것에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행복한 것을 원하지 않아 경쟁을 시키지만 1등을 했다고 해서 꼭 행복한 것만은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잔인한 게임에 이미 물들어있습니다. 어차피 한 명만 살아남아야 한다면 그 살아남는 사람이 나여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은 얼마나 자비로우십니까? 인류학자는 아마 인류가 경쟁에 의해 진화해 왔다고 믿고 싶었겠지만, 인류는 공생, 즉 남이 있으니 나도 있고, 남이 행복하니 나 또한 행복하다는 진리 하에 발전해 왔습니다. ‘우리가 함께 있으니 내가 있는 것입니다. 이에 하느님은 모든 사람에게 같은 축복을 내려주려 하십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처럼 자신만이 더 주인공이 되어야 하고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받고 더 행복해야 한다는 세상 이치에 찌든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여자 홀몸으로 힘든 농사일을 하며 판사아들을 키워낸 노모가 한 해 동안 지은 농사를 걷어 이고 세상에서 제일 귀한 아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한복판의 아들 집을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 재촉해 도착했으나 이날따라 며느리가 집을 비우고 손자만이 집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아들이 판사이기도 하지만 부잣집 딸을 며느리로 둔 덕택에 신기하기만한 살림살이에 눈을 뗄 수 없어 집안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뜻밖의 물건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물건은 바로 가계부입니다. 그 안을 들여다보니 각종 세금이며 부식비, 의류비 등 촘촘히 써내려간 며느리의 살림살이에 또 한 번 감격했습니다.

그런데 조목조목 나열한 지출내용 가운데 어디에 썼는지 모를 촌년10만원이란 항목에 눈이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그 항목이 바로 자신에게 용돈을 보내준 날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촌노는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아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 마치 죄인이 된 기분으로 도망치듯 아들의 집을 나와 시골길에 올랐습니다.

어머니 왜 안주무시고 그냥 가셨어요라는 아들의 말에 가슴에 품었던 폭탄을 터트리듯 아니 왜! 촌년이 어디서 자~”하며 소리를 지르자 아들은 어머니 무슨 말씀을...., ”하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노모는 무슨 말? 나보고 묻지 말고 너의 방 책꽂이에 있는 공책한테 물어봐라 잘 알게다며 수화기를 내팽개치듯 끊어 버렸습니다. 아들은 가계부를 펼쳐보고 어머니의 역정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바쁘단 핑계로 아내의 친정 나들이를 뒤로 미루던 남편이 처갓집을 다녀오자는 말에 아내는 신바람이 나 선물 보따리며 온갖 채비를 다한 가운데 친정 나들이길 내내 입가에 즐거운 비명이 끊이질 않았고 그럴 때마다 남편의 마음은 더욱 복잡하기만 했습니다.

처갓집에 도착해 아내와 아이들이 준비한 선물 보따리를 모두 집안으로 들여보내고 마당에 서있자 장모가 아니 우리 판사 사위 왜 안 들어오는가?” 사위가 한다는 말이 촌년 아들이 감히 이런 부잣집에 들어 갈 수 있습니까?”라 말하고 차를 돌려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날 밤, 시어머니 촌년의 집에는 사돈 두 내외와 며느리가 납작 엎드려, 죽을죄를 지었으니 한번만 용서해 달라며 빌었습니다. 이러한 일이 있고 난 다음달부터 촌년 10만원은 온데간데없고 시어머니 용돈 50만원이란 항목이 며느리의 가계부에 자리했습니다.

 

실화인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은 더 많이 가져야 마땅하고 시어머니는 촌년이라 불려야 마땅하다는 우리들의 이 습성을 빨리 버려야겠습니다. 내가 소중하면 남도 소중합니다. 세상에서 내가 주인공인 것 같지만 하느님께는 모두가 똑같이 소중한 주인공들입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란 말이 그래서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받기를 원하는 대로 남들에게 해 줍시다. 하느님께서 모두에게 자비로우신 것처럼 우리도 모든 이를 이롭게 하는 사람이 됩시다.

 

 






 



 


오산 성당 홈페이지  : http://cafe.daum.net/ca-osan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