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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의가 없는 국가는 강도떼와 같다”
작성자최진국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21 조회수457 추천수1 반대(0) 신고


“정의가 없는 국가는 강도떼와 같다”
천주교 ‘국정원 규탄’ 첫 시국미사


20일 오전 경기 수원시 장안구 천주교 수원교구 정자동성당에서 수원교구장인 이용훈 주교가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불법개입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국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수원/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수원교구 사제·신도 600여명 참석…“헌정 초유 국기문란” 비판

“정의가 없는 국가는 강도떼와 같다.”

 

천주교 수원교구 총대리 이성효 주교는 20일 성 오거스틴의 경구를 따 최근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불법 개입과 이후 정치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2013년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나. 헌정 사상 초유의 사건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정치는 과거 1970년대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참담해했다.

 

국회의 국정원 국정조사특위 청문회가 뚜렷한 성과 없이 19일로 마무리된 다음날인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천주교 수원교구 정자동성당에서 수원교구장인 이용훈 주교, 총대리 이성효 주교와 사제·수녀, 신도 등 6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국정원 대선 불법 개입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천주교 수원교구 시국미사’가 열렸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태와 관련해 천주교 쪽이 시국미사를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63년 서울대교구에서 분리된 수원교구로서는 50년 만의 첫 시국미사다. 지금까지 부산교구를 시작으로 마산·광주대교구·인천·전주교구, 대구대교구와 안동·대전·원주교구 소속 사제들이 잇따라 시국선언을 했다. 교구 소속 사제들 이름의 시국선언이 아니라, 수원교구 차원에서 교구장이 시국미사를 봉헌하고 직접 현 사태를 경고하고 나섰다.

 

미사 뒤 수원교구 사제와 수도자들 627명의 시국선언도 발표됐다. 수원교구 소속 사제의 75%인 304명이 참여했다. 사제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정보원의 정치공작 대선 개입의 진상과 국가정보원과 새누리당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불법 공개의 진상 규명과 사과, 재발방지 대책과 국가정보원 개혁 계획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시국미사에서는 국정원 불법 대선 개입과 관련해 제구실을 못하는 국회와 언론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나왔다. 천주교 정의평화위원장이자 천주교 수원교구 교구장인 이용훈 주교는 이날 시국미사 인사말을 통해 “국정원의 국기문란 사건을 바로잡아야 할 국회는 뇌사 상태다.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를 바르게 진행할 수 없는 상태다. 언론은 정권의 눈치를 보면서 국기문란 사건에 대해 침묵과 묵인으로 일관하고 언론의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구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의 잘못을 직시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자정 능력을 상실한 국가기관에 자정을 기대할 수는 없다. 대통령이 대승적 자세로 문제를 풀고 국민행복시대를 열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미사에 참석한 사제와 신도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미사 강론에 나선 이성효 주교는 각계의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데 대해 “국정원이 정치개입을 금지하는 법령을 어기고 불법적으로 대선에 직접 개입하고 본연의 직무를 벗어난 행위를 하면서 민주주의를 파괴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주교는 “불법 선거 개입 뒤 여론을 흐려서 선량한 시민들의 눈을 흐리게 하는 국정원의 행위는 헌법을 유린하는 행위다. 이는 과거 정치 공작보다 더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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