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뜻밖의 선물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21 조회수703 추천수11 반대(0) 신고

뜻밖의 선물

 

돼지발에 진주라는 말이 있습니다. 돼지발과 진주, 참으로 안 어울리는 부조화입니다. 돼지 눈에 시가 천만 원짜리 진주 목걸이라 할지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차라리 돼지에게는 천원어치 돼지 사료 한 그릇이 더 낫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볼 줄 아는 눈입니다. 진가를 식별할 줄 아는 눈입니다. 아무리 값진 물건이라 할지라도 그 가치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임금이 베푼 왕자의 혼인잔치는 참으로 특별한 초대였습니다. 아무나 갈 수 없는 대단한 초대였습니다. 더구나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 최고통치권자의 초대였습니다. 이런 초대에 응하지 않았다는 것은 너무나도 무례한 행동이었기에 왕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을 것입니다.

 

오늘도 왕의 적극적인 초대를 외면하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봅니다. 돈을 신앙보다 우위에 놓습니다. 사업이 기도보다 중요합니다. 지상이 하늘보다, 시간이 영원보다, 내가 주님보다 더 중요합니다. 지상적인 것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가장 가치 있는 주님의 초대를 거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더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혼인잔치 초대장을 전해주러 간 왕의 종들을 붙잡아 죽인 사람들입니다. 대놓고 반역을 도모한 사람들입니다. 그 결과는 멸망이었습니다.

 

대놓고 교회를 공격하는 사람들, 고의적인 비그리스도인들, 반그리스도인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종교는 민중의 아편이며 신앙은 인류의 기생충이며, 교회는 백성들을 나약하고 열등하게 만드는 단체로 여깁니다.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그리스도교를 소멸시키기 위해 기를 쓰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 역시 절망이요 파멸입니다.

 

잔치에 참여하기는 했지만 예복을 갖춰 입지 않고 온 사람들도 있습니다. 결혼식에 운동복 차림으로 온 사람들입니다. 장례식에 작업복을 입고 온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태도는 잔치 주인에게 큰 모욕이요 망신입니다. 차라리 오지 말았으면 하는 사람들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에 따르면 그리스도를 입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겉보기에는 분명 교회에 속한 사람이지만 그들의 마음 안에는 그리스도의 정신이 조금도 없습니다. 그들은 그리스도 신비체의 죽은 지체들이기에 신비체의 전체적인 모양을 망쳐놓고 있습니다. 주님 나무의 마른 가지들이며, 그리스도 포도원의 시들어버린 넝쿨들입니다. 이런 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운명은 추방입니다.

 

이런 사람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원래 이토록 큰 잔치에 초대받을 줄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참여할 자격도 권리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임금께서 자신들을 불러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넘치는 기쁨과 설렘을 안고 잔치 집으로 온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초대가 뜻밖의 은총이요 선물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부족하지만 감사하면서 기뻐하면서 초대에 기꺼이 응했습니다. 감지덕지하면서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고자 다짐도 했습니다. 이제부터 그들의 생애는 매순간이 축제입니다. 그들은 왕자이자 신랑의 영원한 친구로 남을 것이며 새로운 예루살렘 시민으로 영원히 등록될 것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