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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삶은 무엇인가? 사람이 되기 위한 투쟁- 2013.8.23 연중 제20주간 금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23 조회수517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3.8.23 연중 제20주간 금요일 룻기1,1.3-6.14ㄴ-16.22 마태22,34-40

 

 


삶은 무엇인가?

-사람이 되기 위한 투쟁-

 

삶은 ‘살아남기 위한 투쟁’이 아니라 ‘사람이 되기 위한 투쟁’입니다.

신자본주의의 약육강식의 시대,
우선적인 것이 온통 이웃이야 어찌되든 말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투쟁’의 현실 같습니다.

어떤 어려움 중에도 인간의 존엄과 품위를 유지하려는
‘사람이 되기 위한 투쟁’도 점점 약화되는 느낌입니다.

요즘 부쩍 되는 말이 ‘괴물’입니다.
정의를 상실하면 국가도 강도떼가, 괴물이 됩니다.
세계 도처에서 목격되는 나라 괴물, 사람 괴물들입니다.

어제 한겨레와 경향신문 똑같이 이색적인 사진과 기사가 크게 실렸습니다.

 

‘역사에서 교훈 얻는 독일…
메르켈, 나치 수용소 참배-희생자들에게 깊은 슬픔과 수치심…
아베는 보았는가?’(한겨레).

 

‘메르켈, 나치수용소 사죄 방문…
아베도 봤을까?…
메르켈이 아베에게 던지는 교훈 “영원한 책임, 영원한 경고”(경향).

 

소제목 아래 메르켈이 독일 남부 더하우 추모관에서 헌화한 뒤
머리를 조아르고 있는 사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철저한 회개로 다시 난 독일과는 달리
일본은 회개는커녕 자신의 입장을 합리화하고 강변하면서
우경화의 괴물이 되어가고 있으니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하느님을 떠날 때 이웃을 떠날 때 저절로 괴물이 되어가는 국가요 사람들입니다.

탐욕이 중심에 자리 잡음으로
하느님과 단절되고 이웃과 단절될 때 저절로 괴물이 됩니다.

바로 신자본주의 사회의 비참한 현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되는 길은 오늘 복음 말씀뿐이 없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다.
둘째도 이와 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

 

바로 이 말씀이 사람이 되기 위한 투쟁의 전부입니다.

경천애인(敬天愛人), 하느님을 경외하고 사람을 사랑할 때 비로소 사람입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분리된 게 아니라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느님 사랑은 이웃 사랑으로 저절로 표출되기 마련이요
이래야 진정 하느님 사랑입니다.

하느님만이 아닌 이웃도 사랑해야 비로소 사람입니다.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이 빠질 때 누구나의 가능성이 괴물입니다.

아무리 사랑하던 친지도 죽음의 슬픔은 잠시이고
곧 보상금으로 관심 향하는 비정과 탐욕의 사람들입니다.

 

인물(人物) 되기 힘든 세상이고
폐물(廢物)이나 괴물(怪物) 되기 쉬운 신자본주의 비정한 현실입니다.

슬픔과 좌절, 절망의 블랙홀에 빠져 우울증이 심해지면 폐물이 되는 것이고
탐욕과 반항심으로 사납게 밖으로 표출하며 괴물이 됩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끈만이
우리를 절망과 탐욕의 블랙홀로부터 끌어내어 사람이 되어 살게 합니다.

얼마 전 슬픔 중에 미사를 드리던 중 ‘감사송’에서 소스라치게 깨달은 사실입니다.

 

“+우리 주 하느님께 감사합시다.
저희도 땅에서 기쁨에 넘쳐 끝없이 노래 하리이다.”

 

감사와 기쁨의 찬미가 슬픔의 기쁨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 줍니다.
슬픔과 절망의 블랙홀로부터 우리를 끌어냅니다.

하여 끊임없이 ‘내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라.’ 화답송 후렴처럼
주님을 찬양해야 합니다.

하여 끊임없이 공동전례기도를 바쳐야 합니다.

바로 이 기도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회복 연결시켜 줌으로 폐물(廢物)이, 괴물(怪物)이 되지 않고 우리를 인물(人物)이 되어 살게 합니다.

오늘 1독서의 주인공 룻은 참 사람의 모델입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육화된 전인의 모습니다.

 

“어머님을 두고 돌아가라고 저를 다그치지 마십시오.
어머님 가시는 곳으로 저도 가고, 어머님 머무시는 곳에 저도 머물렵니다.
어머니의 겨레가 저의 겨레요, 어머님의 하느님이 제 하느님입니다.”

 

참 아름다운 사람, 룻의 인품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살아남기 위한 투쟁이 아니라
평생 사람이 되기 위한 투쟁을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 믿는 이들의 삶입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뿐이 길은 없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당신의 말씀과 성체를 모심으로
경천애인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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