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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01 조회수669 추천수9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9월 1일 연중 제22주일
 

 

 
When you are invited,
go and take the lowest place.
(Lk.14,8)
 
 
제1독서 집회 3,17-18.20.28-29
제2독서 히브 12,18-19.22-24ㄱ
복음 루카 14,1.7-14
 
얼마 전에 골치 아픈 일이 생겼던 적이 있었습니다. 방에 있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서, 그냥 무작정 밖으로 나가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더군다나 비까지 부슬부슬 오는 것입니다. 괜히 기분이 더 안 좋아지더군요. 부슬부슬 오는 비가 마치 내 마음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면서 거의 1시간 가까이를 걷다가 다시 사제관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이었습니다. 교구청에서 우연히 어떤 자매님을 만났는데, 제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신부님, 어제 낮에 산책하시는 신부님을 봤어요. 우산을 쓰고 깊은 사색에 잠겨서 홀로이 산책하는 모습이 정말로 멋있었어요.”

저는 힘들고 어려워서 그 복잡한 생각들을 떨쳐버리고 싶어서 산책하고 있었던 것인데, 다른 사람의 눈에는 그런 내가 오히려 멋있게 보였나 봅니다.

어렵고 힘든 순간은 우리 모두가 피하고 싶은 시간입니다. 그런데 그 시간이 다른 사람의 눈에서는 멋있게 보이고 부러워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결국 스스로가 힘들어 할 뿐이지, 엉망진창의 시간도 아니었고 최악의 순간도 아님을 항상 기억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주님께서 나를 미워하셔서 그런 시간을 주신 것도 아닙니다. 어쩌면 주님께서는 다른 사람이 부러워할 가장 좋은 시간을 주셨는데,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어떠한 상황에서도 항상 주님께서 가장 좋은 시간을 주셨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기준들을 내세워서 어렵고 힘들다고 불평불만 속에 빠지고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사랑을 보면서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는 우리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주님의 뜻은 무엇일까요? 그 뜻은 자신을 어렵고 힘들게 만드는 세상의 기준들에 있지 않습니다. 세상의 기준은 높은 자리에 올라가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어야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주님의 뜻은 자신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낮추는 것에 있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부유한 이웃들만 만나고 그들과 함께 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난한 이들과 소외받는 이들과 함께 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래야 그 보답을 하느님께서 직접 해주신다고 하시지요.

인간의 품위는 오로지 주님만이 높여 주실 수 있는 것입니다. 내 자신이 발버둥 치며 탐욕을 부린다고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주님이 직접 높여 주시는 그 보답을 받기 위해 자기 자신을 높이려는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가난하고 소외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주님의 기준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

 
큰 꽃은 단지 클 뿐이고 작은 꽃은 단지 작을 뿐이다. 오래 피어 있는 꽃은 오래 피어 있을 뿐이고 일찍 지는 꽃은 일찍 질뿐이다. 그것은 차이이고 다양성일 뿐 우열이 아니다(이승헌). .


송태일 신부의 아버지 송준호(마티아) 아버님의 칠순미사. 영육간에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첫 마음(정채봉)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 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 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고 정채봉 시인의 ‘첫 마음’이라는 시입니다. 이처럼 첫 마음을 늘 간직해야 합니다. 특히 주님을 만났던 그 첫 마음으로 자신을 낮추고 주님을 높이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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