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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과 인간 -허무에서 충만으로- 2013.9.5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05 조회수433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3.9.5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콜로1,9-14 루카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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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 인간

-허무에서 충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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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 예수님과 시몬 베드로와의 관계를 통해

하느님과 인간관계에 대해 묵상했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현현이자 시몬 베드로는 모든 인간을 대표합니다.

인간이 물음이라면 하느님을 답입니다.

인간은 무엇인가 아무리 물어도 하느님 없이는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영원히 허무 속에서 방황하다가 자기도 모른 채 세상을 떠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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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온통 하느님과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이루어졌습니다.

하느님을 찾는 사람의 이야기와

사람을 찾는 하느님의 이야기들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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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복음을 중심으로 한시(漢詩)의 작성법인

기승전결(起承轉結)의 구조에 따라 하느님과 인간관계에 대한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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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起):사람을 찾는 자비하시고 겸손하신 하느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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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하느님을 찾기 전에 사람을 찾아오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은 먼저 시몬 베드로를 찾아오시어 말문을 여십니다.

우리보다 우리를 잘 아시는 주님이십니다.

시몬 베드로의 상황을 꿰뚫어 보신 주님이심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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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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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는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깊은 데는 바로 내 삶의 자리입니다.

내 삶의 자리 깊은 데에서 사랑을, 희망을, 삶의 의미를 잡아내라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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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승(承):주님의 말씀에 시몬 베드로의 응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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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의 고백이 참 진솔합니다.

이렇게 마음을 열고 진실하고 정직하게 고백할 때

주님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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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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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허무한 인생을 요약하는 것 같은 고백입니다.

‘허무로다, 허무, 세상만사 허무로다.’라는 코헬렛 서두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세상의 그 누구, 무엇도 텅 빈 허무의 가슴을 채울 수는 없습니다.

허무는 하느님을 찾으라는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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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시몬 베드로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그물을 내렸고 엄청난 고기를 잡았습니다.

주님을 만남으로 허무가 충만으로 바뀐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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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전(轉):살아계신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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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고기를 잡는 순간,

전광석화, 눈이 열려 주님을 알아보는 시몬 베드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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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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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에서 주님이란 호칭으로 바뀝니다.

주님을 발견함으로 죄인으로서의 자신을 발견한 시몬 베드로의 고백입니다.

죄인으로서의 자기를 발견할 때 바로 이게 회개이자 겸손이요 구원입니다.

주님의 거울에 환히 드러나는 참 나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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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죄인으로서의 자기를 발견한 이들의 기도가

‘주님, 죄인인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라는 자비 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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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콜로사이서 에서 구원의 고백은

그대로 시몬 베드로와 그 일행인 야고보와 요한의 고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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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어둠의 권세에서 구해내시어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나라로 옮겨 주셨습니다.

이 아드님 안에서 우리는 속량을, 곧 죄의 용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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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결(結):주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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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과의 만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따르는 여정으로 이어져야 구원의 완성입니다.

주님을 고백한 시몬 베드로에게 주님은 즉각적으로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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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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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나섰다 합니다.

호숫가 닫힌 세상에서

주님 따라 활짝 열린 삶의 여정에 오르게 된 시몬 베드로 일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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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콜로사이서 말씀대로

주님과 깊은 관계에서 오는 영적지혜와 깨달음 덕분에

하느님의 뜻을 아는 지식에 충만해져 주님께 합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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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느님의 영광스러운 능력에서 오는 모든 힘을 받아 강해져서, 모

든 것을 참고 견딜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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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은 그대로 미사장면의 요약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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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허무를 충만으로 바꿔주시고

당신을 만나 참 나를 발견한 우리 모두가 당신을 따라 충실히 살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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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 나아가면 빛을 받으리라. 너희 얼굴에 부끄러움이 없으리라.”

(시편34,6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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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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