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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시(詩) -참 사람; 예수 그리스도- 2013.9.6 연중 제22주간 금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06 조회수518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3.9.6 연중 제22주간 금요일, 콜로1,15-20 루카5,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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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시(詩)

-참 사람; 예수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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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느님의 시(詩)-참 사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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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시이며 참 사람의 원형입니다.

역사적 예수님과 신앙의 그리스도님,

인성의 예수님과 신성의 그리스도님이 하나 되어

참 사람의 원형,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이런 참 사람의 원형인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감으로

우리 또한 하느님의 시, 참 사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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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예화를 나눕니다.

‘경제, 정치, 시(詩)’라는 칼럼(김우창; 한겨레2013.9.3)입니다.

경제와 정치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시인가 하는 의문에

칼럼을 정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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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정치공동체를 하나로 유지해가는 데에는

정치나 경제에 못지않게 문화적 요소가 중요하다.

…이것은 시라는 말로 요약된다.

시가 있어야 공동체는 하나가 된다.

…독일에는 아직도 사회의 기본 방향에 대한 시적 일치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여러 정당의 차이를 받아들이면서도

시적 일치를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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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처럼 던지는 물음입니다.

어쩜 이리도 가톨릭 시편전례기도의 통찰에 닿아있는지요.

새삼 시편 전례기도의 진가를 깨닫습니다.

매일 평생 바치는 시편공동기도가 공동체의 일치를 이루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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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해돋이에서 오시고, 거룩한 그이께서는 파란 산에서 오시나이다.

주 내 하느님은 나의 힘이시며, 나를 사슴처럼 달리게 하시고,

산봉우리로 나를 걷게 하시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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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성무일도 하바꾹 찬가의 시 구절 역시 신선했습니다.

시가 사라진 사회가 인물이 아닌 탐욕의 괴물을 양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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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경제학자(홍현호)와의 인터뷰 한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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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대안은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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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희망, 유일한 대안이 하나 있기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희망은 우리 국민들이 동물의 영역에서 신의 영역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야 가능한 대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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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안이 무엇입니까?-

“우리 국민들이 미국, 일본식의 사회체제에서 벗어나

북유럽 체제로 나아가겠다는 사회적 합의를 하면 희망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회적 합의가 결코 쉽지 않기에

신의 영역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야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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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영역에서 신의 영역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요

바로 여기 시의 역할이 있습니다.

부단한 시편기도를 통한 자기초월로

동물의 영역에서 신의 영역에로의 진입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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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분(김종철)의 글도 인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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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들이 냉정을 잃으면 공정성과 객관성을 잃어버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한없이 천박해진다는 것이다.

언론인 손석희 씨의 인터뷰 중

뉴스의 객관성, 공정성 못지않게 품위의 중요성을 거론한 것은 퍽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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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상실의 천박한 시대입니다.

바로 가톨릭의 시편전례기도가 품위 있고 격조 있는 삶을 형성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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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시입니다.

시편전례기도에 항구할 때 우리 인생 역시 하느님의 시가 됩니다.

늘 복음의 역사적 예수님은 그대로 시인입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과는 달리

하늘과 땅에 활짝 열려있는 진정 내적자유를 지닌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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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단식을 할 수 있느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때에는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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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언어에 시적 정서가 가득담긴 말씀입니다.

이런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하느님의 시인이 될 때

늘 새 부대의 마음에 새 포도주의 은총을 가득 담아,

매일 새 하늘과 새 땅을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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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콜로사이서의 그리스도 찬가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님이 하느님의 최고의 시임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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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수도자들이 매주 수요일 저녁기도 때마다 바치는 그리스도 찬가입니다.

세상 만물이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를 향하여 창조되었고,

하느님께서는 그분 안에 온갖 충만함이 머무르게 하셨고,

땅과 하늘에 있는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만물을 기꺼이 화해하게 하셨다는

시적 고백이 참 장엄하고 웅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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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해 지평을 온 우주에 활짝 열어 줌으로

참으로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찬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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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시,

예수 그리스도는 우주만물의 중심이요 우리 삶의 중심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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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매일 바치는 이 거룩한 ‘하느님의 시’ 미사를 통해

새 부대 마음에 새 포도주 말씀과 성체를 모심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우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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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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