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자 아버지를 둔 두 형제가 있었습니다. 그 중에 한 명은 아버지의 모습을 너무나도 싫어해서 금주 운동을 하는 유명한 의사가 되었고, 다른 한 명은 자신이 계속 본 아버지의 모습을 따라 똑같은 알코올 중독자가 된 것입니다. 이렇게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는 두 형제의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즉, 아버지라는 환경이 문제가 아니라, 아들 스스로가 어떤 의지를 가지고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인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들은 환경 탓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 모릅니다. 그 환경 때문에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되었다는 말도 하지요.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환경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굳은 의지인 것입니다. 그 의지에 따라서 자신의 미래는 얼마든지 바꿔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자신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나의 의지를 스스로 세우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어쩔 수 없다면서, 또한 그렇게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내세우면서 우리들은 나의 의지보다는 환경에 그냥 순응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주변의 환경 탓을 하기 보다는, 그 환경을 극복하지 못하는 자신의 나약함을 오히려 꾸짖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 시대의 유다인들 역시 이 환경을 벗어나지 못했지요. 특히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은 율법이라는 환경에서 절대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종교지도자들의 단식은 참으로 유별났습니다. 어쩌면 유난을 떤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만, 여기에 물이나 음료수도 마시지 않았습니다. 또한 입기 힘든 거친 삼베옷을 입었고, 사람들 보라고 옷을 찢고 자신의 몸에 재를 뿌리면서 통곡을 했습니다. 이렇게 유난을 떠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율법이라는 환경의 틀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유다인들을 향해서 예수님께서는 재계를 지키는 것 그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때를 가리어서 지켜야 한다는 것이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혼인잔치의 비유, 새 옷과 헌 옷의 비유, 새 포도주의 비유 말씀을 통해, 옛 관습에 빠져 사는 것이 아닌 새 복음을 선택해서 때에 맞추어서 생활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벗어나야 할 환경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십시오. 부귀영화라는 물질적인 환경, 사람들을 지배할 수 있는 지위라는 환경 등등, 내가 극복하지 못할 환경은 없습니다. 극복하지 못할 환경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나약함과 부족함이 그 환경들을 극복하지 못하게 하고 그 환경에 계속 얽매이게 했던 것입니다.

환경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를 굳게 내세울 수 있도록 주님께 기도하십시오. 주님께서는 우리를 분명히 도와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