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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이 먼저다 -사랑, 그리고 믿음과 희망- 2013.9.7 연중 제22주간 토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07 조회수431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3.9.7 연중 제22주간 토요일, 콜로1,21-23 루카6,1-5

 

사랑이 먼저다

-사랑, 그리고 믿음과 희망-

 

오늘 강론 제목은 ‘사랑이 먼저다-사랑, 그리고 믿음과 희망’입니다.

‘사랑이 먼저다’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말과 그대로 통합니다.

‘사랑’과 ‘사람’은 같은 뿌리에 기원을 둔 말임을 깨닫습니다.

새벽 성무일도 독서의 기도 시편(136,1-26) 역시

매 구절마다 ‘당신의 자비는 영원하시다’라는 후렴의 반복이었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하느님을 닮을 때 사랑이 먼저인 사람이 됩니다.

어제 외출 중 새롭게 깨달은 진리 역시 ‘사랑이 먼저다’입니다.

수도원 정문을 향해 난 길을 가다가 왼쪽, 말끔히 손질된 메타세콰이어 가로수들 옆

가지런히 정돈된 배추밭 골이 참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이런 자연의 평화로운 모습을 바라보는 자체가 위로요 치유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게 자연을 통한 하느님의 위로요 치유입니다.

수도원 배경의 ‘하늘과 산’을 볼 때도 그러합니다.

언제나 거기 그 자리에 있는 하늘과 산 자체가 위로와 치유입니다.

결코 절망하거나 원망하거니 슬퍼하거나 외로워한 적은 없지만,

간혹 답답하거나 먹먹하거니 막막할 때 마다 저절로 눈 들어 바라보는 하늘과 산입니다.

 

마침 메마른 땅 가냘프게 심어진 배추 모종들 위에 호스를 통해 뿌려지는 물이었습니다.

‘아, 물은 생명이자 사랑이구나. 물처럼 사랑이 뿌려져야 살 수 있는 사람들이구나.’

새삼스레 깨닫는 평범한 진리였습니다.

물을 주지 않으면 여지없이 죽을 배추 모종들이요

땅에 뿌리내릴 때까지 생명의 물은 계속 공급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우리 정주 서원의 실체도 확연히 들어납니다.

하느님의 사랑 속에 제자리에 깊이 믿음의 뿌리를 내리며

하느님 향해 끊임없이 성장하는 희망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 믿음, 희망의 삼위일체 구조 안에 자리 잡은 정주의 삶임을 깨닫게 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이 먼저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분명히 들어납니다.

예수님은 그대로 하느님 사랑의 현현입니다.

예수님을 통해 그대로 들어나는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율법의 잣대가 아닌 사랑의 잣대로 배고픈 인간현실을 직시하십니다.

다윗의 예를 드신 후 사랑이신 당신이 분별의 잣대임을 천명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안식일 법을 비롯한 모든 율법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사랑의 잣대에 의해 상대화됨을 깨닫습니다.

오늘 콜로새서에서도 사랑이 먼저임이 드러납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드님의 죽음을 통하여 그분의 육체로 여러분과 화해하시어,

여러분이 거룩하고 흠 없고 나무랄 데 없는 사람으로

당신 앞에 설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과 화해하여 거룩하고 흠 없고 나무랄 데 없는 사람으로

하느님 앞에 설수 있는 것은 순전히 하느님 사랑의 은총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통해 새롭게 깨닫는 진리입니다.

사랑에 이어 믿음과 희망입니다.

바오로의 다음 말씀은 역시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다만 여러분은 믿음에 기초를 두고 꿋꿋하게 견디어 내며

여러분이 들은 복음의 희망을 저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그 복음은 하늘 아래 있는 모든 피조물에게 선포되었고,

나 바오로는 그 복음의 일꾼입니다.”

비단 바오로뿐 아니라 믿음에 기초를 두고 꿋꿋이 견디어 내는,

또 복음의 희망을 저버리지 않고 정주의 삶에 충실한 우리들 역시 복음의 일꾼들입니다.

저는 여기서 사람을 망가뜨리는

삼망(三望)인 원망(怨望), 실망(失望), 절망(絶望)을 생각합니다.

바로 하느님과 멀어져 사랑이 사라질 때 원망이요,

믿음이 사라질 때 실망이요,

희망이 사라질 때 절망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를 위로하시고 치유하시며,

당신 사랑과 믿음과 희망으로 우리를 충만케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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