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11 조회수973 추천수10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연중 제23주간 목요일


<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복음: 루카 6,27-38
 



 


 

 

<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
     

옛날에 시어머니가 너무 고약하게 굴어서 정말이지 도저히 견딜 수가 없던 며느리가 있었습니다. 사사건건 트집이고 하도 야단을 쳐서 나중에는 시어머니 음성이나 얼굴을 생각만 해도 속이 답답하고 숨이 막힐 지경이 되어 버렸습니다.

시어머니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겠다는 위기의식까지 들게 되어 이 며느리는 몰래 용한 무당을 찾아갔습니다. 무당은 이 며느리의 이야기를 다 듣고는 비방이 있다고 했습니다. 눈이 번쩍 뜨인 며느리가 그 비방이 무엇이냐고 다그쳐 물었습니다. 무당은 시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며느리는 인절미라고 했습니다. 무당은 앞으로 백일동안 하루도 빼놓지 말고 인절미를 새로 만들어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인절미를 드리면 백일 후에는 시어머니가 이름 모를 병에 걸려 죽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며느리는 신이 나서 돌아왔습니다. 찹쌀을 씻어서 정성껏 씻고 잘 익혀서 인절미를 만들었습니다. 시어머니는 처음에는 이 년이 곧 죽으려나, 왜 안하던 짓을 하고 난리야?” 했지만 며느리는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매일 인절미를 해 드렸습니다. 시어머니는 그렇게 보기 싫던 며느리가 매일 새로 말랑말랑한 인절미를 해다 바치자 며느리에 대한 마음이 조금씩 조금씩 달라지어 야단도 덜 치게 되었습니다.

두 달이 넘어서자 시어머니는 하루도 거르지 않는 며느리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이 되어 동네 사람들에게 해대던 며느리 욕을 거두고 반대로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하게 되었더랍니다. 석 달이 다 되어 가면서 며느리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야단치기는커녕 칭찬하고 웃는 낯으로 대해 주는 시어머니를 죽이려고 하는 자신이 무서워졌습니다.

이렇게 좋은 시어머니가 정말로 죽을까봐 덜컥 겁이 났습니다. 며느리는 있는 돈을 모두 싸들고 무당에게 달려가 내가 잘못 생각했으니 시어머니가 죽지 않을 방도만 알려 주면 있는 돈을 다 주겠다며 무당 앞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줄줄 흘렸습니다. 무당은 빙긋이 웃으며 그 미운 시어머니는 이미 죽었다.”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우리들에게 친숙한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이 생긴 것이라고 합니다.

 

이 속담의 기원이 맞든 안 맞든 그런 의미대로라면 우리 선조들의 지혜는 이미 성경에 있는 예수님 말씀을 이해하며 삶의 지혜로 살아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오늘 나를 박해하는 사람에 대해 이렇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미워하는 자들에게 잘해 주고, 너희를 저주하는 자들에게 축복하며, 너희를 학대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네 뺨을 때리는 자에게 다른 뺨을 내밀고, 네 겉옷을 가져가는 자는 속옷도 가져가게 내버려 두어라.”

이 말씀이 미운 놈에게 떡 하나 더 주어라고 하는 말과 다를 바가 무엇이겠습니까? 떡 하나 더 주다보면 정말 미운 놈은 죽게 됩니다. 미운 놈이 죽지 않더라도 그를 미워하는 내 안에 있는 놈은 죽습니다. 사랑을 베풀면서 이미 내 안에서 용서가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돌아가시면서 당신을 못 박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저들이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첫 번째 순교자인 스테파노도 자신에게 돌을 던지는 이들을 위해 같은 기도를 하였습니다.

마리아 고레띠 성녀는 자신의 온 몸을 칼로 난도질 한 청년을 위해 죽어가며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그 분과 함께 천국에서 살고 싶어요.”

그리고 하늘에서 청년을 위해 쉬지 않고 기도하여 그 청년은 감옥에서 회개하게 됩니다.

 

저도 가끔 미워지려는 사람이 생기면 습관처럼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합니다. 그 사람이 잘 되도록, 행복하도록 기도합니다. 떡을 자꾸 주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진정한 기도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미 내 안에서 미움이 사그라지는 것을 느끼고 그 사람을 만날 때도 부드러운 표정이 나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면 그 사람도 조금씩 변해갑니다.

결국 용서는 나를 위해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나 성인들이나 한결같이 미움이 밀려와야 할 순간에 그들을 위해 기도를 해 주신 것만 보아도 용서의 가장 빠른 길은 그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기도하면서 미워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줍시다. 미운 사람 위해 기도 한 번 더 해 줍시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