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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십자가는 생명이 샘솟는 제대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14 조회수699 추천수7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성 십자가 현양 축일


<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


복음: 요한 3,13-17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엘 그레코 작, (1600-1605),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 십자가는 생명이 샘솟는 제대 >

 

마더 테레사 수녀가 미국을 방문하여 어떤 도시에서 강연을 마치고 나오는데 여자 교우 한 분이 테레사 수녀를 붙들었습니다.

나는 지금 자살을 결심하고 있습니다. 도저히 더 이상 살아갈 수가 없어요.”

이 말을 듣고 테레사 수녀는 이런 권면을 했습니다.

그러나 자매여, 자살하기 전에 내가 자매에게 한 가지만 요청하고 싶어요. 내가 있는 인도의 캘커타에 와서 나와 같이 한 달만 일하고 난 후에 자살을 하세요.”

이 여자 교우는 그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테레사 수녀를 따라서 인도의 캘커타로 갔습니다. 거기서 그녀는 한 치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오랜 기아와 질병으로 까맣게 말라 비틀어 죽어가는 그들을 붙들고 부지런히 간호하고 치료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살고 싶어졌습니다.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내게도 살 만한 보람이 있었구나.’

 

마더 데레사는 오직 가난한 이들 중에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해 자신을 버리고 봉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잠도 얼마 못 자고, 작은 방에서, 가난하게 살며, 일만 엄청 하는 수녀님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뜻대로만 살았던 사람이 이 데레사 수녀님을 보며 치유를 받습니다.

왜일까요? 바로 자신을 물었던 뱀이 십자가에 매달린 모습을 데레사 수녀님을 통해서 보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죽이고 하느님을 따르는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까지 살리는 생명이 솟아납니다.

이태석 신부님의 울지마 톤즈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면서도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삶을 반성합니다. 왜일까요?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어야 많은 생명이 피어나기 때문입니다. 이태석 신부님의 삶이 자신을 죽이는 십자가의 삶이었기 때문에, 우리 마음 안에 새로운 생명의 힘이 싹트는 것입니다.

 

다니엘서 14장은 다니엘이 바빌론의 뱀의 신과 싸워 이기는 장면이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바빌론에는 큼 뱀이 있었고 사람들은 그 뱀을 숭배하였습니다. 그 큰 뱀을 숭배하라는 임금의 말에, 다니엘은 저는 주 저의 하느님만을 경배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즉 뱀이란 하느님을 경배하지 못하게 하는 우상을 상징합니다. 다니엘은 이렇게 제안합니다.

임금님, 저에게 허락을 내려 주십시오. 제가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서 저 뱀을 죽이겠습니다.”

그리고는 역청과 굳기름과 머리털을 가져다가 한데 끓여 여러 덩어리고 만들고 나서, 그것들을 뱀의 입 쪽으로 던졌습니다. 뱀이 그것들을 먹더니 터져 죽었습니다. 다니엘이 말합니다.

화가 난 사람들은 임금을 꾀어 다니엘을 사자 굴에 던져버립니다. 그러나 사자들은 먹지 못해 굶주리고 있었지만 다니엘에게는 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다음날 멀쩡히 사자들과 함께 있는 것을 본 임금이 다니엘을 모함한 사람들을 그 사자들의 먹이로 대신 주고 다니엘의 하느님을 찬미하게 되었습니다.

 

다니엘이 뱀을 죽인 것은 곧 자기 자신이 죽는 것과 같았습니다. 뱀을 섬겼다면 부귀영화와 권력이 보장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뱀을 죽이고 자신도 죽음의 위험에 처하지만 다시 생명을 얻고 왕에게도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심어줍니다.

이렇게 다니엘의 삶은 그리스도의 삶과 같습니다. 그리스도께서도 우상을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 죽이십니다. 그 우상이란 바로 당신 자신이었습니다.

아버지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소서.”라고 말하는 자신이 바로 우상입니다. 왜냐하면 아버지의 뜻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뜻에 반하는 우상이 바로 뱀입니다.

하와가 하느님의 뜻에 반하는 행동을 하도록 유혹한 뱀이 바로 자신 안에 있는 자아입니다. 이 자아는 하느님의 뜻과 항상 반하는 욕구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한 번 물리면 그 독이 몸에 퍼져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싶어도 따를 수 없게 됩니다.

 

이런 이야기가 모세 때 나옵니다. 이집트는 뱀을 섬기는 민족이었습니다. 그 뱀을 쳐 이기고 가나안 땅으로 가고 있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불평을 터뜨리고 죄를 지었습니다. 그것이 불뱀에게 물린 상태인 것입니다. 뱀이 하와에게 불만을 품게 한 것과 같습니다.

하느님을 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뱀의 형상을 만들이 나무에 달아놓고 그것을 보는 이는 뱀에 물렸어도 죽지 않게 되리라고 하십니다. 하느님 뜻을 따르지 못하도록 나를 문 그 뱀이 나무에 매달려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곧 구원입니다. 즉 예수님께서 당신 뜻을 십자가에 매달아 죽이고 아버지께 순종하셨기 때문에 다시 생명을 되찾고 모든 이들에게 생명의 샘이 되신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한다는 아주 깊은 상징성이 바로 베드로 행전에 나오는 베드로가 십자가에 거꾸로 못 박히면서 한 말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최초의 사람은 머리를 아래로 해서 추락했는데 그것은 우리가 태어날 때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것이 뒤바뀌어서 오른쪽이 왼쪽으로, 왼쪽이 오른쪽으로, 추한 것이 아름다운 것으로, 악한 것이 선한 것으로 되었습니다. 내가 거꾸로 매달린 것은 최초의 사람은 상징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최초의 잘못을 버리고 회개하십시오.”(발췌: 서한규, 가톨릭 교회와 개신교, 게쎄마니 2012, 441)

 

결국 하느님의 뜻과 항상 반하는 나의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는 것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옆구리에서는 피와 물이 나왔습니다. 피는 사람으로서의 생명을, 물은 하느님으로서의 생명을 의미합니다. 피는 죄를 씻어줌을, 물은 성령님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십자가는 은총이 샘솟는 제대를 의미합니다. 제대 위에서는 희생제물이 바쳐집니다. 하느님의 어린양이 바쳐짐으로 생명의 빵과 음료가 솟아나듯이, 우리도 각자 우리 제대 위에서 우리 자신을 봉헌한다면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나에게서 흘러나오는 생명을 맛보게 되는 것입니다.

       




  



 

  오산 성당 홈페이지: http://cafe.daum.net/ca-o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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