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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9월14일 연중 제23주간 토요일 복음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14 조회수569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13년9월14일 연중 제23주간 토요일 복음묵상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요한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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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도 교회도 안팎으로 시끄럽다.
사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기는 하다.
가만히 지나간 시간들을 돌아다보니, 우리의 역사에 조용했던 날은 없었던 것 같다.
아마도 이것이 사람들이 각자의 욕심과 어리석음을 움켜쥐고 어울려 살아가야만 하는 모습인가보다.
이러한 우리의 역사를 늘 지켜보시고 계셨을 하느님의 마음은 어떠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정말로 우리가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대안은 없는 것일까?
악의 고리를 끊지 못하게 하는 온갖 종류의 모리배들을 원천봉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온갖 낯 좋은 얼굴로 나라를 위해 한 목숨 바치겠다고 떠들어대던 인간들의 어처구니 없는 부정부패.
대학 강단에 서려 해도 개인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돈뭉치를 들고 들어가야 하는,
상아탑과는 거리가 너무도 먼 대학의 현실.
학교 재단 소유주들의 도둑질과 착취로 인해 학업보다는 돈을 벌기 위해 일선에 뛰어드는 고달픈 학생들.
어떤 종류의 운동이든 전문적으로 배우고자 한다면 재능이 아닌 말도 안 되는 액수의 거래 없이는 꿈을 이룰 수 없는 서글픈 꿈나무들.
언론매체가 정치꾼들과 장사꾼들의 입김에 의해 공정한 보도를 하지 못하는 꼭두각시이자 시녀인 현실.
끊이지 않는 노사분쟁 그리고 그 안에 보이는 욕망덩어리들의 추한 얼굴.
함께 놀 친구들이 없어서, 경쟁에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고사리 같은 손에 온갖 짐을 쥐게 하는 엄마들의 어리석음.
좋은 학군, 나쁜 학군, 기러기 아빠, 학교폭력, 자살, 유전무죄 무전유죄, 도박, 층간소음 살인, 조직폭력, 강간, 매춘, 스와핑(Swapping), 집단 이기주의. 고독사, 방화, 중상 모략, 악성 댓글 등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부조리들이 우리의 얼굴을 찌푸리게 한다.
비상식이 상식화 되어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세상이다.

이 세상이 너무 아프다.
인간들의 욕망에 만신창이가 된 세상이다.
어제 점심식사를 하면서 틀어놓은 텔레비전에서 모 아파트를 선전하는 광고를 보면서 마음이 불편했다.
“요즘 당신은 세상을 내려다봅니다. 세상은 요즘 당신을 올려다봅니다. 당신은 퍼스트 클래스.”
한심한 세상의 한심한 광고다.

이 아픈 세상 안에 교회는 존재한다.

교회는 왜 존재하는가?
교회의 역할은 무엇이고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
교회의 역할은 그리스도를 팔아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의 역할은 명확하고 분명하다.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라는 그리스도의 말씀.
이것이 교회의 역할이고 세상에서 드러내야 할 얼굴이다.
성당과 예배당, 절간의 늘어나는 숫자와 비례해서 악은 더욱 창성하는 듯 하니,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만 할 것인가?

그리스도인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이들, 최소한 올바른 세상을 꿈꾸는 종교의 사람들 각자가 그 이름에 맞는 삶을 살고자 해야 한다.
하느님께서 당신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이유는 세상을 심판이 아닌 구원을 위해서였다고 오늘 복음은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구원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은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이었다.
그 귀한 죽음을 지불하면서까지 우리에 대한 처벌이 아닌 사랑을 표현하려 하셨던 마음을 이제는 좀 헤아렸으면 좋겠다.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우리라는 사실에 가슴 아파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황 프란치스코께서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하신 말씀들 중 몇 가지를 발췌해 올려본다.

“수백 만 명의 어린아이들이 매일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데도, 차를 마시며 고상하게 신학만 논하는 신자들이 되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현재의 글로벌 경제 위기는 경제문제가 아니라 사람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가치의 문제입니다.”
“교회가 폐쇄적이면 부패하게 됩니다. 폐쇄적인 교회는 일 년 동안 문을 닫아 놓은 방과 같습니다. 누군가 그 문을 열었을 때 악취가 풍길 것입니다.” (2013년5월18일 성령강림대축일 전야 미사 중)

“행정 업무에 치중하거나 소수 사람만을 상대하는 교회는 결국 병에 걸릴 것입니다. 양떼를 찾아 밖으로 나가지 않고 고립을 자처하는 목자는 목자가 아니라, 양털을 꼬불꼬불하게 만드는데 시간을 쏟고 있는 미용사와 같습니다.” (대담집 ‘교황 프란치스코: 호르헤 베르골료와의 대화’ 중)

“그리스도인들도 너무나 쉽게 세속적인 방식으로 말하고 생각합니다. 교회에서는 십자가를 지고 겸손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 진정한 승진이며, 이를 통해 예수를 닮게 됩니다.” (2013년5월21일 바티칸 라디오 방송국 직원들을 위한 강론 중)

“사랑을 실천하는 한 방법으로 정치에 참여해야 합니다. 정치가 혼탁하다고 해서 그리스도인들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정치는 계속 혼탁하게 될 것입니다.” (2013년6월7일 예수회학교 학생들과의 만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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