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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원한 물음표(?), 영원한 별 - 2013.9.16 월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16 조회수511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3.9.16 월요일 고(故) 정훈만 세례자 요한 수사(1969-2013.8.17)를 위한 위령미사, 애가3,17-26 루카23,33.3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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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물음표(?), 영원한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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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정요한 수사가 세상을 떠나 하느님께 간지 30일 째 되는 날,

저는 ‘죽음’ 대해 묵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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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정요한 수사를 생각할수록 불쌍하고 아깝고 아픕니다.

어느 자매의 말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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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올 때 마다 늘 그 자리에 있기에 당연히 있는 줄 알았습니다.

전혀 죽음을 생각지 않았습니다.

삶은 당연한 권리가 아닌 순전히 하느님 은총의 선물임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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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했습니다.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가장 멀리 있는 것처럼 생각되는 죽음임을 깨닫습니다.

가장 많이 아는 것 같으면서도 가장 모르는 죽음입니다.

말 그대로 영원한 물음표(?), 죽음의 신비입니다.

특히 정요한 수사의 죽음은

우리 수도형제들에게 주는 하느님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물어야 하는 영원한 물음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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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고

죽음 앞에는 온갖 이론이 초라해 침묵할 수뿐이 없습니다.

높고 푸른 가을 밤 하늘에 빛나는 별 무리가

흡사 교회 하늘에 빛나는 성인들 같습니다.

이제 성인들 대열에 합류한 정요한 수사도 교회 하늘에 찬란히 빛나는 별,

요셉수도원의 영원한 수호천사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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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깊어지면 병이된다 하지만

당신 향한 내 그리움은 기도가 되고 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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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영혼의 하늘에

빛나는 별이 되어, 수호천사별이 되어

언제나 당신을 비출 것입니다.-(19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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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써놓은 ‘별’이란 자작 애송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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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마지막이 아니라 새 생명의 시작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는 ‘예수님 십자가에 못 박히시다.’인데

바로 묵주기도 고통의 신비 5단의 주제입니다.

이어 ‘예수님 부활하심을 묵상합시다.’ 영광의 신비 1단입니다.

십자가의 죽음은 곧장 부활의 영광으로 직결됨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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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슬픔에 잠겨 위령감사송을 노래하다 화들짝 놀란 적도 생각납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 옵니다.

…그러므로 하늘의 모든 천사와 함께 저희도 땅에서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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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순간

‘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은 우리에게 원망하지 말고 감사하며,

슬퍼하지 말고 기뻐하라 하시는 구나.’ 하는 깨달음이 참 은혜로웠습니다.

사실 위령 감사 송 역시

죽음은 부활의 새 생명으로 활짝 열린 문임을 다음과 같이 아름답게 노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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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께서 부활의 희망을 주셨기에

저희는 죽어야 할 운명을 슬퍼하면서도

다가오는 영생의 약속으로 위로를 받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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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믿는 이들에게는 죽음이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삶으로 옮아감이오니

세상에서 깃들이던 이 집이 허물어지면

하늘에 영원한 거처가 마련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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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죽음에 대한 답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부활의 새 생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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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님과 양쪽의 두 죄수를 보면서

어디선가 읽은 두 일화가 생각났습니다.

악마는 십자가 뒤에 숨어 있다는 일화와,

우리의 한 쪽 어깨위에는 천사가 있고

다른 한 쪽 위에는 악마가 있다는 일화입니다.

바로 오늘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과 두 죄수의 장면이 이를 상징합니다.

당신이 메시아라면 당신과 나를 살려보라 예수님을 모독하며 유혹하는 죄수가

상징하는바 절망의 악마라면,

당신의 나라에 들어갈 때에 저를 기억해 달라는 죄수가

상징하는바 희망의 천사입니다.

주님은 희망 천사와 같은 죄수의 간청에 흔쾌히 응답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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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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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희망 천사처럼 살았던 정요한 수사도

주님과 함께 낙원에서 영생복락을 누릴 것입니다.

그러니 악마가 아닌 천사를 통한 주님의 희망 가득한 말씀에

언제나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바로 주님은 애가를 통해 우리를 위로하시며 희망을 가득 선사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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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자애는 다함이 없고 그분의 자비는 끝이 없어 아침마다 새롭다네.

주님은 나의 몫, 그래서 나 그분께 희망을 두네.

당신을 바라는 이에게, 당신을 찾는 영혼에게 주님은 좋으신 분!”(애가3,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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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세상 떠난 정요한 수사와 함께

당신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우리 모두를 축복하시며 위로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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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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