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비야의 길잡이 라파엘 천사

토비야가 자기 아버지 토빗에게 대답하였다.

"아버지, 아저비께서 분부하신 대로 다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그분이 저를 모르고 저도 그분을 모르는데,

제가 어떻게 그분에게서 돈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그분이 저를 알아보고 저를 믿고서는 그 돈을 저에게

줄 수 있게, 제가 무슨 증표라도 그분에게 내 놓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메디아로 가려면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도 저는 모릅니다.

토빗이 자기 아들 토비야에게 말하였다.

우리는 각각 증서에 서명을 하고, 그 증서를 둘로 나누어

하나는 내가 갖고, 하나는 내가 돈과 함께 두었다.

내가 돈을 맡겨 둔 지가 벌써 스무 해나 되었다.

그러니 얘야, 믿을 만한 사람을 하나 구해서 같이 가거라.

품삯은 네가 돌아올 때에 주도록 하자.

가서 그에게 돈을 받아 오너라.

그리하여 토비야는 자기와 함께 메디아로 갈 사람,

길을 익히 아는 사람을 구하러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간 토비야는 바로 자기 앞에 서 있는 라파엘 천사를

발견하였다. 그러나 그가 하느님의 천사인 줄은 알지 못하였다.

라파엘이 대답하였다.

함께 갈 수 있습니다. 저는 길을 모두 잘 압니다.

메디아에 많이 가보았고 그곳의 온 평야 지대를 가로질러

다녀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곳의 산악 지방과 길도 다 알고 있습니다.

토빗은 라파엘에게  "형제여, 복을 받으시오." 하고 말한 다음,

자기 아들을 불러 말하였다.

얘야, 길 떠날 재비를 하고 너의 동포인 이 사람과 함께 가거라.

하늘에 계신 하느님께서 너희를 그곳까지 무사히 인도하시고,

너희를 건강한 몸으로 나에게 데려다 주시기를 빈다.

얘야, 또 그분의 천사께서 네가 안전하도록 동행해 주시기를 빈다.

묵상 : 도움의 은총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는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많은 도움을 적시에 마련하여주시는 하느님께 찬미드립니다.

하느님께서는 전지 전능하신 분이시기에

도움이 절실한 시기에 분명히 천사, 곧 친지나 사람들을 보내시어

우리들을 보살피고 계십니다.

나는 수많은 좌절을 맛보았으며

나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시궁창에 떨어졌었지만

그 때마다 나를 도와주셨던 분들이 계셨습니다.

지금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분들이 결국 하느님께서 보내 주신 천사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분들이

자기들을 이끌고 도와 주었던 기억을 되돌리며,

우리들이 도움을 받았던

그런 상황에 놓인 주변의 사람들에게

우리들도 그들을 도와주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오늘이 있기 까지 자기 혼자의 힘으로

살아왔다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우리들이 도움을 받고 살아 온만큼

우리들도 주변을 살펴보면서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주어야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 라파엘 천사를 토비야 앞으로 보내신 것은

토비야가 어찌할지 알지 못하고 걱정이 쌓여 있었고 막막한 궁지에

몰려 당황하고 있을 바로 그 때, 아주 적절한 시기를 택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마태7,12)

그런데 모든 사람이 받기만을 원하지

무엇을 해 주려고 하는 적극적이면서, 활기를 주는 일에는

좀처럼 나서려하지 않습니다.

우리들이 이웃을 그리고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날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오늘이 아주 적절한 날입니다.

찾아 보십시오.

우리들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쁘게 나서서

우리들의 마음과 몸을 주님께 봉헌하듯이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줄 수 있게 우리를 이끌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