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 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22 조회수499 추천수3 반대(0)

계란으로 바위를 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계란은 약하고 바위는 단단합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면 당연히 계란이 깨질 것입니다. 작은 물방울이 바위에 떨어지는 모습을 봅니다. 물방울은 힘이 없어서 바위에 흔적을 남길 것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 작은 물방울이 바위에 구멍을 냅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 정하상 바오로 그리고 동료 순교자들은 바로 그와 같은 일을 하였습니다. 작은 물방울처럼 조선시대라는 거대한 바위에 구멍을 냈습니다. 그리고 그 구멍에서 오늘 한국 천주교회는 놀라운 발전을 이룩하였습니다. 그것이 신앙의 힘이고, 그것이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저는 김대건 신부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성지순례를 간 적이 있습니다. 장춘의 작은 마을에 소팔가자라는 성당이 있습니다. 그곳은 지금도 신자 수가 3000명가량 되고 매일 오후 4시면 신자들이 모여서 묵주기도를 하고, 430분에는 평일미사를 봉헌하고 있었습니다. 주일에는 2000명 이상의 신자들이 모여서 미사 참례를 한다고 합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서는 신의주에서 가까운 단동에서 장춘까지 6개월간 걸어서 소팔가자성당까지 가셨고, 그곳에서 최양업 신부님과 함께 부제품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지금은 한국의 신자들이 성금을 해서 김대건 신부님을 기리는 길을 만들었고, 김대건 신부님의 기념관을 건립하였습니다. 또한 그곳의 노인들을 위해서 요양원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버스를 12시간 타고 그곳을 다녀왔습니다. 버스 안에 있는 시간이 길고 버스가 좁아서 불편했지만 김대건 신부님께서 6개월을 걸어서 가신 곳이라 생각하니 편안한 순례의 길이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단동에서 압록강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배를 타고 북한 지역 가까이 갈 수 있었고, 압록강 철교 아래에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순례의 여정에서 중국의 동북지방을 주로 보았습니다. 예전에 보았을 때는 건물도 낡았고, 길도 엉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가서 보니, 건물들도 모두 새롭게 건설되었고, 길거리도 깨끗하게 변해 있었습니다. 중국은 개혁과 개방을 통해서 경제 개발을 하였고, 지금은 사람들의 마음에도 자신감이 있어 보였습니다. 압록강의 단동 지역은 고층 빌딩과 풍요로움이 있었고, 반대편 북한 지역은 지금도 힘들고 어렵게 사는 모습이었습니다 

북한은 지금도 개혁과 개방을 미루고 있습니다. 21세기의 민주화된 세상에서 아직도 권력이 세습되고 있습니다. 저는 정치와 권력의 문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북한의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으며 북한사회가 고립되어 있는 것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함께 순례를 하셨던 교우분들도 이점을 안타깝게 생각하였습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해서 혈맹의 국가로 예우를 해 주고 있으며 정치, 군사, 문화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남쪽도 금강산 관광, 개성 공단, 개성 관광 등으로 교류를 하고 있었고, 두 번의 정상회담을 하였습니다. 지난 5년간 많은 갈등과 긴장이 있었고 남과 북의 교류와 협력은 대부분 중단되었습니다. 물론 정치, 군사적인 갈등이 원인이었습니다. 최근 들어 남과 북의 관계가 예전처럼 복원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군사적인 갈등은 그 나름대로 해법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경제적인 교류와 협력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북한을 도와야 하는 것은 굳이 앞으로의 경제적인 파급효과만을 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북한의 개혁과 개방이 우리에게 엄청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 북한, 중국, 러시아, 유럽을 이어주는 철도와 도로의 건설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경제적인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동안 긴장과 갈등으로 보여준 남과 북의 군사적인 대결이 사라지면 외국에서 좀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국방 예산의 절감으로 사회복지의 예산이 증대할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을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은 언어가 같고, 수천 년 함께 살아온 같은 민족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한국 순교자 대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그분들은 우리 신앙의 주춧돌을 놓았습니다. 모진 박해와 시련을 겪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순교하였습니다.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과 죽음이 있었기에 우리는 오늘 이렇게 풍요로운 시대를 살 수 있고, 신앙생활을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습니다. 신앙은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어리석게 보일 것입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은 미련하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주춧돌이 없다면, 나무의 뿌리가 없다면 훌륭한 건축물을 세울 수 없고, 가을에 알찬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알찬 열매를 맺을 수 있다면 굳이 꽃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이여 북한에 있는 우리 민족을 위해서 빌어 주시고, 우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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