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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삶의 고수(高手) -기도, 무욕, 지혜- 2013.9.22 연중 제25주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22 조회수642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3.9.22 연중 제25주일, 아모8,4-7 1티모2,1-8 루카6,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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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고수(高手)

-기도, 무욕,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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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삶의 고수’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바둑을 생각하면서 떠오른 주제입니다.

저는 바둑 기보 감상은 좋아하지만 바둑은 거의 두지 않습니다.

고수들의 기보를 보면 때로 그 아름다움에 저절로 감탄하게 됩니다.

아름다운 기보가 상징하는바 그대로 아름다운 삶을 상징합니다.

‘삶은 전쟁이다.’

‘삶은 아름답다.’

모순 같은 말이지만 최선을 다한 영적전쟁의 삶이라면 분명 그 삶은 아름답습니다.

역시 값싼 삶의 아름다움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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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전수전 다 겪으며 영적전쟁에 승리의 삶을 사는 분들을 보면

내적 아름다움이 그대로 얼굴로 들어납니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 중인 영화 ‘관상’ 역시

얼굴에 들어나는 내적 상태를 이야기 합니다.

하여 나이 40을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라는 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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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모레 부터는 또 전쟁이 시작됩니다.

오늘 내일 수도원 피정 중 완전히 충전시키고 가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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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정 중인 자매가 웃으며 한 말이지만 마음 깊이 와 닿습니다.

그대로 결연한 전사(戰士)의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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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구동성의 결론은 ‘삶은 전쟁이다’라는 것입니다.

오늘은 어떻게 하면 영적 삶의 고수가 되어,

영적전쟁에 승리의 전사가 되어 살 수 있을지 그 방법에 대해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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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하느님만을 섬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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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 이상이라면 돈은 현실입니다.

가난이 앞문으로 들어오면 사랑은 옆문으로 달아납니다.

가정불화도 경제적 궁핍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하느님은 보이지 않지만 돈은 보입니다.

하느님 없이도 못 살지만 돈 없이도 못삽니다.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도 ‘하느님 맛’보다도 ‘돈 맛’을 더 좋아하는 현실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특징을 말한다면 하느님과 돈과의 첨예한 대결이요,

돈이 우상이 되어 점차 하느님 자리를 차지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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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종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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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님의 복음 말씀이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하느님과 재물 중, 우선 순위를 분명히 하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이 있고 재물이 있지, 재물이 있고 하느님이 아닙니다.

하느님을 섬기는 종이 되어 재물을 그 아래에 두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이 광야에서 악마에게 유혹을 받던 마지막 장면 중,

악마와 예수님과의 대화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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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땅에 엎드려 경배하면 저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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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즉각적인 반격이 통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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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아 물러가라.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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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통쾌한 KO승에

악마는 그분을 떠나고 천사들이 다가와 예수님의 시중을 들었다 합니다.

참 아슬아슬한 유혹이었습니다.

세상 권세나 재물의 유혹에 빠져 하느님을, 자기 영혼을 잃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하느님만을 섬길 때 ‘참 나’의 온전한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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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을 섬기는 최고의 방편이 기도입니다.

끊임없이 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기도를 통해

하느님만을 섬기는 우리 수도승들입니다.

아니 수도자들뿐 아니라 믿는 모든 이들의 우선적 일이 주님을 섬기는 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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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바오로 사도도 차별 없이 세상 모든 사람을 위하여,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라 하십니다.

그래야 우리는 신심 깊고 품위 있게, 평온하고 조용한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깨닫게 되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니 바오로의 말씀대로

성을 내거나 말다툼을 하는 일 없이

어디에서나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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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탐욕을 경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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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습니다.

참으로 집요한 유혹이 재물의 유혹입니다.

탐욕은 크게 권력욕과 물욕으로 대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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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의 관심사는 인간입니다.

요즘 틈틈이 시간 내어 ‘조선왕조실록 만화(박 시백)’ 20권을 독파하며

조선왕조시대를 공부했습니다.

계속 반복되는 권력투쟁의 역사였고

얼마나 많은 무죄한 사람들이 죽어갔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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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흉악한 괴물로 만드는 권력욕과 물욕의 탐욕입니다.

탐욕 앞에는 부모도 자식도 형제도 없습니다.

권력에 대한 집착, 재물에 대한 집착의 ‘탐(貪)’이 문제입니다.

탐욕에 중독되면 누구나 눈 먼 어리석은 사람이 됩니다.

소탐대실(小貪大失), 급기야는 목숨까지 잃습니다.

루카복음의 부자청년도 많은 재산 때문에 주님을 따르는데 실패했고,

어리석은 부자는 곳간에 재물을 쌓다가 하느님께 죽음의 경고를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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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탐욕입니다. 권력욕과 재물 욕은 만족할 줄을 모릅니다.

바로 이런 탐욕의 사람들에 대해 주님은 아모스 예언자들 통해 준열하게 꾸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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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한 이를 짓밟고, 이 땅의 가난한 이를 망하게 하는 자들아!

…나는 너희들의 모든 행동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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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탐욕에 대한 최고의 처방을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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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

그래서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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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쌓아 놓으라고 있는 재물이 아니라 궁핍한 이들과 나누라 있는 재물입니다.

바로 이런 재물을 궁핍한 이웃과 나누는 자선이 하늘에 재물을 쌓는 첩경입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닮게 하는 자선행입니다.

진정 하느님만을 섬길 때 탐욕은 절제되어 자선행이 뒤따르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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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지혜롭게 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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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먼 지식인들은 많아도 눈 열린 지성인들은 많지 않습니다.

탐욕의 반대인 무욕이 지혜입니다.

탐욕의 절제와 함께 가는 지혜임을 깨닫습니다.

탐욕이 많을수록 유혹도 많아 지혜로워지기는 정말 힘듭니다.

오늘 주님에게 칭찬받은 복음의 불의한 집사에게서 배워야 할 삶의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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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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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한 집사의 배임과 횡령을 본받으라는 것이 아니라 위기에 처했을 때의

기민 신속한 처리 방식을 배우라는 것입니다.

비둘기처럼 순박하되 뱀처럼 지혜로워야 세상 악마의 밥이 되지 않습니다.

오늘 불의한 집사는 정말 삶의 고수입니다.

위기관리 능력이, 순발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바둑의 십계명이라 할 수 있는 위기십결 중 다음 대목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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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계명; 기자쟁선(棄子爭先:작은 것은 버리고 선수를 잡아라),

5계명; 사소취대(捨小取大:작은 것은 버리고 큰 것을 취하라),

6계명; 봉위수기(逢危須棄:위기에 닥쳤을 때는 과감하게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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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하게 속히 빚진 자들의 빚을 탕감해줌으로 주인에게 선수를 잡았고,

위기에 처하자 신속히 자기를 버리고 살 길을 택했습니다.

오늘 복음의 불의한 집사의 처지는

오늘 날 진퇴양난의 위태한 삶을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을 상징합니다.

탐욕을 말끔히 훌훌 털어버리고 지금 여기 본질적인 회개의 삶을 살라는 촉구합니다.

끊임없는 회개의 삶, 바로 이게 진정 지혜로운 삶입니다.

연중 제25주일,

주님은 우리 모두에게 영적 삶의 고수가 되어 살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1.하느님만을 섬기며 기도에 항구하십시오.

2.탐욕을 경계하십시오. 하느님만을 섬길 때 실체 없는 탐욕의 환상도 사라집니다.

3.지혜롭게 사십시오. 무욕이 지혜입니다.

하느님만을 섬기며 기도에 항구 할 때

탐욕의 구름은 걷혀 지혜의 둥근 태양은 마음을 환히 밝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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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탐욕의 어둠을 말끔히 거둬주시고 지혜의 빛으로 우리를 환히 밝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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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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