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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제의 그는 어제의 강물에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24 조회수579 추천수13 반대(0) 신고

 

어제의 그는 어제의 강물에

인간이란 존재, 생각하고 생각할수록, 연구하고 또 연구할수록 재미있는 존재입니다. 놀랍게도 인간은 얼마만큼 노력하는가 여하에 따라 하느님 가까이 높이높이 올라갈 수도 있는 위대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한번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헤어 나올 수 없는 심연의 수렁에서 허덕이게 됩니다. 이처럼 우리 인간은 근원적인 한계, 근본적인 결핍을 전제로 하고 이 한 세상 살아갑니다.

지난 삶을 돌아보면서 제가 자주 후회하는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이토록 너나할 것 없이 한계와 결핍을 지니고 살아가는 인간 존재이기에 우리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인간관계 안에서의 상처는 필연적입니다. 아무리 성격 좋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열이면 열, 백이면 백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며 원만한 인간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이 열이라면 그 가운데 7~8명과는 그럭저럭 더불어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10명 중에는 나와 사사건건 맞지 않는 유형의 사람이 두 세 명은 꼭 있기 마련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 가운데 어떤 사람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할 사람, 소위 웬수같은 사람도 한명씩 끼어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그런 사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이 존재하기에 더 큰 괴로움으로 다가오지요.

그런데 많은 경우 우리는 문제없는 7~8명은 뒷전이고 오로지 그 한 두 명과의 관계에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그 관계와 맞서느라 삶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온 종일 그와 티격태격하느라 좋은 시절 다 지나갑니다.

이럴 때 정말 필요한 영적 노력이 있습니다. 털고 가는 일입니다. 사도들을 파견하시는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이 앞으로 겪게 될 맞지 않는 인간들로 인해 겪게 될 고통을 예견하시며 정 안되면 털어버릴 것을 당부하십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고을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에서 먼지를 털어버려라.”

이 한 세상 살아가다보면 정말 원치 않은 장애물, 특히 존재로서의 십자가, 이웃을 통해 다가오는 신비로서의 십자가를 만납니다. 그런데 그 십자가는 아무리 노력해도 이해가 되지 않고 점점 무거워져만 갑니다. 그 십자가로 인해 내 삶은 점점 피폐해져 갑니다. 불편한 관계에 집착하고 매달리다보니 활력 있는 기도생활도 충만한 영적 생활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럴 때 정말 중요한 노력이 털고 가는 노력입니다. 그를 포기하고 기도 대상에서 제외시켜버리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를 하느님께 지속적으로 봉헌하라는 것입니다. 어제의 그를 어제란 강물에 떠나보내고, 오늘은 새로운 그로 받아들이고, 아침이면 아침마다 그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정말 아름다운 대상, 소중한 존재, 정말 중요한 가치가 너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우 우리는 너무나 작은 것에 매여 큰 것을 놓치며 살아갑니다. 하느님께서 참으로 안타까워하실 일입니다.

사랑하는 나의 자녀들에게

나는 기쁨 그리고 슬픔 둘 다 겪으면서

인생의 길을 따라 여행을 해왔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희망으로 넘쳐왔으니

그 까닭은

내 곁에 우리의 주님과 그분의 어머니가 되시는

성모 마리아께서 계셨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 주님이 내게 다시 선택하도록 허락하신다면

나는 다른 길이 아닌 바로 이 길을 다시 선택할 것이다.

나는 행복하였고 기쁨으로 충만하였으니

그 까닭은

내가 주님 안에서 희망을 잃지 않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구엔 반 투안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추기경이

감옥에서 백성들에게 보내는 편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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