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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사람은 누구인가?” -중심에 대한 묵상- 2013.9.26 연중 제25주간 목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26 조회수460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3.9.26 연중 제25주간 목요일, 하까이1,1-8 루카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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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누구인가?”

-중심에 대한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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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순간 떠오른 주제는 ‘중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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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이 없어, 중심을 잃어, 중심을 잊어, 중심을 찾지 못해 방황이요 혼란입니다.

중심을 향해, 중심 안에 살 때, 중심에 깊이 뿌리내린 정주의 삶일 때

비로소 안정과 평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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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혼란하고 복잡할수록 중심을 잡는 일이 중요합니다.

중심이 가리키는바 하느님입니다.

하느님이 중심입니다.

예언자들의 이구동성의 가르침을 하나로 요약하며

중심이신 하느님께 돌아가라는 것이고 바로 이게 회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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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상적 평화의 유토피아 공동체는 없습니다.

외관상 평화로워 보이는 수도원도

안으로 들어오면 영적전투 치열한 최전방입니다.

단순소박해 보여도 내적으로는 힘들고 복잡한 일의 연속입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나가는 돈의 흐름이

흡사 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게 사람들이 모여 사는 수도공동체의 현실입니다.

어제 읽은 <의사는 수술 받지 않는다.>라는

의사 저자가 쓴 대목의 글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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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리더는 뒤죽박죽 난장판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정돈된 상태는 결코 오지 않기 때문이다.

생명체도 마찬가지다.

매순간 살아서 변화한다.

결코 정체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수치들도 역동적이다.

뛰어난 의사는

역동의 찰나에서 추세를 읽어내

즉각 조치할 지 아니면 그냥 놔두고 기다릴지를 결정한다.

참을 수 없는 교정 본능을 제어하고 그냥 놔두는 것,

이것은 어찌 보면 한 단계 고차원적인 능력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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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공동체도 하나의 역동적 생물입니다.

중심을 잡고 살아야 지극한 인내와 더불어 지혜로운 분별이요,

영적전투에는 져도 영적전쟁에는 승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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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독서의 하까이 예언자와 복음의 헤로데가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하느님 중심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는 하까이 예언자입니다.

주님은 하까이 예언자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중심을 잡을 것을 촉구합니다.

물론 하느님 중심에 깊이 뿌리내린 하까이 예언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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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살아 온 길을 돌이켜 보아라.

씨앗을 많이 뿌려도 얼마 거두지 못하고, 먹어도 배부르지 않으며,

마셔도 만족하지 못하고, 입어도 따뜻하지 않으며,

품팔이꾼이 품삯을 받아도 구멍 난 주머니에 넣은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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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현대인들의 공허한 내면을 상징합니다.

중심이신 하느님을 잃어 자초한 불행입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코헬렛 서두와 시편127장 서두의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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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로다, 허무! 코헬렛이 말한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코헬렛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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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께서 집을 아니 지어 주시면, 그 짓는 자들 수고가 헛되리로다.

주께서 도성을 아니 지켜 주시면, 그 지키는 자들 파수가 헛되리로다.

이른 새벽 일어나 늦게 자리에 드는 것도,

수고의 빵을 먹는 것도 너희에게 헛되리로다.”(시편127,1-2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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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중심이 빠진 허무한 삶에 대한 탄식이요

역설적으로 중심이신 하느님을 찾는 간절한 기도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은 우리 삶의 중심이요 방향이며 목표이며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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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하느님 중심이 사라질 때 물밀듯이 밀려오는 허무와 무의미의 어둠입니다.

하까이 예언자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복음의 중심을 상실한 헤로데입니다.

예수님의 출현에 극도로 당황해하고 불안해하는 헤로데입니다.

“요한은 내가 목을 베었는데,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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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 상실로 인해 분별의 지혜를 잃어 요한 세례자를 참수하고,

이어 예수님의 출현에 극도로 당황해하고 불안해하는 헤로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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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누구인가?’

화두와 같은 물음입니다.

바로 우리 삶의 중심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신데

헤로데는 바로 앞에 두고도 그 답을 찾아내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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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중심을 찾아야, 잡아야 합니다.

하느님 중심을 향해 중심 안에 머물러 살아야 합니다.

하느님 중심이 분명할수록 단순 소박한 삶에 안정과 평화입니다.

주님은 하까이 예언자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결론과 같은 말씀을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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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집이 무너져 있는데, 너희가 지금 판벽으로 된 집에서 살 때냐?…

너희가 살아 온 길을 돌이켜 보아라.

…너희는 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가져다가, 집을 지어라.

그러면 나는 그 집을 기꺼이 여기고ㅡ 그것으로 영광을 받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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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가시적 중심의 표지인 주님의 집, 성전 건축이 우선이라는 것이요,

삶의 중심인 주님을 마음 깊이 모시라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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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집인 성전에서의 끊임없는 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기도가

우리 삶의 중심을 분명히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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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의 거룩한 성전으로 변화시켜 주시어

세상 한 복판에서 흔들림 없는 중심으로 살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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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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