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9월27일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복음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27 조회수579 추천수10 반대(0) 신고

 
2013년9월27일 연중 제 25주일 금요일 복음묵상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루카9,20)
---
당신은 누구시길래 이렇게 내 마음 깊은 거기에 찾아와, 어느새 촛불 하나 이렇게 밝혀 놓으셨나요?
어느 별 어느 하늘이 이렇게 당신이 피워 놓으신 불처럼 밤이면 밤마다 이렇게 타오를 수 있나요?
언젠가 어느 곳에선가 한번은 본 듯한 얼굴, 가슴속에 항상 혼자 그려보던 그 모습,
단 한번 눈길에 부서진 내 영혼! 사랑이야 사랑이야 으으음.
---
바닷가 모래사장에 모닥불과 친구들.
힘 좋게 타들어가고 있는 장작들과 서럽도록 고운 빛깔의 불꽃에 눈을 주며 모두들 각자의 생각에 잠겨 있다.
밤하늘 그리고 별, 파도소리, 그리고 모래사장과 모닥불, 술병과 술잔 그리고 적당히 상기된 친구들의 얼굴.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목놓아 불렀던 애창곡이었다.
30년 전 군부독재의 서슬 퍼렇던 시절,
시국의 아픔에 울분을 토하며 술잔을 기울이던 어느 밤, 어느 섬 바닷가의 풍경이다.

당시 세상 돌아가는 꼴에는 어울리지 않는 참 예쁜 가사를 담고 있는 노래이다.
첫 눈에 마음을 빼앗긴 어느 누군가를 생각하며 써내려 간 고백.
오십이 넘은 이 나이에도 그 아름다움은 소멸되지 않는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는 질문을 제자들에게 던지신다.
나에게 있어서 예수님은 노랫말처럼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고백의 대상은 아니었다.
갑자기 타올랐다 이내 꺼져버리는 그런 고백의 대상은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가톨릭적인 분위기에서 자랐고, 성당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놀이터였다.
늘 듣는 이야기가 예수님 이야기고 성인들 이야기고 성모님 이야기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예수님은 가족 같은 분이셨던 것 같다.
부모님들은 언제나 힘들거나 기쁠 때 예수님을 떠올리라고 가르치셨다.
그래서인지, 무슨 잘못을 저질렀을 때도, 칭찬받고 싶은 일을 했을 때도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예수님이었던 것 같다.
혼잣말을 들어주시는 분도 예수님이셨던 것 같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세뇌(?)가 된 예수님이었던 것 같다.
사실 그분 때문에 개인적 삶의 방향은 늘 폭이 넓지 않았다.
삶의 기준도 그분 때문에 늘 한 방향이었다.
그렇듯 늘 함께 하셨던 분이었다.
---
예수님, 당신은 저에게 누구이십니까?
베드로처럼 거창한 고백은 저에게는 의미가 없습니다.
늘 그러셨던 것처럼, 내 삶 안에 당신은 계셨고,
제 삶의 이정표와 같은 분이셨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보여드린 모습을 돌이켜보면, 세 번의 베드로의 배신은 배신도 아니었지요.
정말 등도 많이 보여드리고 말았네요.

주님,
저의 당신에 대한 고백은 이렇습니다.
당신은 제가 행복하기를 누구보다도 바라시는 분이시라고요.
 
하트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