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6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29 조회수432 추천수4 반대(0)

가을입니다. 한 구루의 나무에서 많은 열매가 열리는 것을 봅니다. ‘은행나무, 감나무, 밤나무를 봅니다. 그 많은 열매를 기꺼이 나누어 줍니다. 동물에게도 나누어 주고, 사람들에게도 나누어 줍니다. 그래도 나무들은 하나도 아까워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나누어 주어도 내년 가을이면 또 넉넉하게 열매를 맺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를 아무리 마셔도 공기는 부족하지 않습니다. 강물을 아무리 사용해도 바다가 마르지는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처럼 넉넉하게 우리를 위해서 준비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사람들만이 가진 것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주신 아름다운 생명을 다 살지 못합니다. 굶주려서 생을 마감하고, 병들어서 세상을 떠나고, 외로워서 스스로 마감합니다. 더 갖기 위해서 어머니도, 형도 무참하게 죽이려 합니다. 더 얻기 위해서 아무런 감정이 없는 학생의 꿈을 무참히 꺾어 버립니다. 인간이 가진 탐욕 때문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동전의 양면입니다. 다른 동물들은 가지지 못한 위대한 면을 인간은 분명 지니고 있습니다. ‘철학, 역사, 문학, 예술, 종교, 경제, 사회는 분명 인류가 다른 어느 생명체보다 뛰어난 재능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들의 꽃보다, 하늘을 나는 작은 새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 20년 후면 전체 인류의 20%는 굶주림 때문에, 질병 때문에 죽음에 이를 거라고 합니다. 빵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의학발전이 퇴보해서가 아닙니다. 우리들이 스스로 세운 바벨탑때문입니다. ‘탐욕, 분노, 원망, 이기심, 증오의 탑을 높이 세우기 때문입니다. 

부끄럽지만 저도 그 욕심에서 자유롭지 못하였습니다. 예전에 캐나다에서 지낼 때입니다. 한국에서 손님들이 오셨습니다. 마침 과수원엘 함께 갔습니다. 과수원은 10 달러만 내면 사과를 마음껏 가져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저와 함께 온 손님들은 바구니를 들고 사과밭을 향했습니다. 모두들 크고 탐스러운 사과를 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좀 더 크고, 맛있어 보이는 사과를 찾으면 바구니에 담았던 작은 사과들을 버렸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모두들 바구니에는 크고 맛있는 사과들이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옆에 있는 현지인들은 바구니에 큰 것, 작은 것이 골고루 있었습니다. 저희들은 그 사람들을 보고 웃었습니다. 우리의 큰 사과들이 좋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이웃이 저에게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당신들이 그렇게 크고 맛있는 사과를 전부 가져가면 다음에 오는 손님들은 작은 것만 가져가지 않겠습니까?’ 순간 저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마치 무언가에 세게 부딪힌 것 같았습니다. 나눔을 이야기 했지만, 공동체를 이야기 했지만 저의 행동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삶 속에 나눔과 타인에 대한 배려가 몸에 베인 그분들은 제게 큰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또 하나의 기억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여름캠프를 떠났습니다. 학생들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위해서 생수를 가져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저와 함께한 봉사자들은 캠프장 근처의 슈퍼를 찾았습니다. 시골의 작은 가게였습니다. 저는 가게 안의 생수를 전부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가게 주인이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돈을 계산 할 테니 달라고 했습니다. 가게 주인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시골의 가게에 손님이 많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주인은 제게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지금 당신에게 생수를 다 팔면 오늘 생수를 사기 위해서 가게를 찾는 손님에게 줄 것이 없다. 그러니 생수를 다 팔수는 없는 것 아니냐?’ 그 말을 들으면서 또 한 번 생각했습니다. 그렇구나! 내가 전부 사버리면 다음 손님이 마실 생수가 없구나! 아주 단순한 이치인데 그것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분명 우리의 후손들이 생명의 땅 지구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또 그렇게 되도록 자녀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느님께서 주신 소중한 자원들을 모두 우리만을 위해서 쓰려고 합니다. 숲을 파괴하려 합니다. 강을 오염시키려 합니다. 공기를 탁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땅을 황폐하게 하려 합니다. 세상을 파괴할 무기들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오늘 화답송은 왜 우리가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어야 하는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주님은 신의를 지키시고, 억눌린 이에게 권리를 찾아 주시며, 굶주린 이에게 먹을 것을 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눈먼 이를 보게 하시며, 주님은 꺾인 이를 일으켜 세우시고, 이방인을 돌보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고아와 과부를 돌보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것은 바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더 나아가 주님께서는 보다 명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굶주리고, 가난하고, 헐벗은 이에게 해 준 것이 바로 에게 해 준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어려운 이웃을 돌보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의로움과 신심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로그 일을 행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정중하게 지시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까지 흠 없고 나무랄 데 없이 계명을 지키십시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