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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고인 물은 썩는다 /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 성모성당
작성자김세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29 조회수573 추천수8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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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6주일

 

 

<너는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
 

 

 

고인 물은 썩는다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 각자에게 알맞은 은총을 베풀어 주십니다. 주님께서 주신 탈랜트를 알고 그것을 효과 있게 사용할 수 있는 용기를 얻기를 바랍니다.

 

옛날 한 마을에 구두쇠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 집 마당에는 우물이 있어 동네 사람들이 자주 드나들면서 물을 길었습니다. 구두쇠 할아버지는 그것이 늘 못마땅하였습니다. 결국 할아버지는 많은 돈을 들여 집 주변에 높은 담을 쌓고, 사람들의 출입을 금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자기 혼자만 우물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안가서 우물의 물맛이 변질되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더러운 냄새가 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람들이 물을 퍼갈 때는 계속해서 맑은 물이 솟아올랐지만 물이 계속해서 고여 있으니까 썩기 시작한 것입니다. 결국 그 좋던 물이 먹을 수 없는 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제때에 올바로 쓰지 않으면 그 가치를 잃고 맙니다. 물질이나 시간, 재능, 아니면 다른 무엇이든 간에 제대로 간수 하지 않으면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똥은 쌓아 놓으면 냄새가 나지만 뿌려지면 거름이 된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이웃을 위해 뿌려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사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주신 것입니다. 물론 우리의 수고와 땀이 담겨있지만 하느님께서 이미 마련해 놓으신 것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 감사하고 기쁘게 쓸 줄을 알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은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를 통해 욕심을 경계하도록 일깨워줍니다. 무엇을 소유한 것이 나쁜 것이 아니라 소유한 것 때문에 하느님을 잃을까 염려하는 것입니다. 배부르고 등 따뜻하면 아쉬울 것이 없으니 하느님과는 아무 상관없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성공한 것은 내가 잘나서 성공한 것이지 하느님의 은총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여길 수가 있습니다. 멋진 삶에 완전히 빠져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늘 풍족하면서도 하느님을 위한, 그리고 하느님사랑의 구체적 표현의 대상이 되는 가난한 이를 위한 시간이 전혀 없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문제입니다. 한 마디로 이기적인 사람이 되면 문제가 됩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해 일생을 헌신하신 마더 데레사 수녀님께서는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바로 돈입니다. 유다가 예수님을 팔아 넘긴 것은 탐욕, 바로 돈에 대한 지나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라고 고백하셨습니다. 수녀님은 말씀하십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주는가가 아니라 그 안에 얼마나 큰 사랑을 담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쌓아 놓으면 쌓아놓을수록 줄 것이 없습니다. 많이 가졌는데도 왜 줄 것이 없습니까? 아홉을 가지면 하나를 채워 열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분명 주면 줄수록 줄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사실 부자가 잊고 살 수 있는 것 중에 하나는 인간의 삶은 현세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죽은 후에도 계속되는 영원한 삶의 풍족함을 잊으면 이세상의 것을 다 얻었다 할지라도 모든 것을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부자는 복이 많은 사람입니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가난한 사람은 다 복이 없는 사람입니까? 역시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경험으로 보면, 복을 간수하지 않으면 화가 돌아옵니다. 복 안에 화가 있습니다. 단순한 예이지만 로또 복권이나 토지보상 등으로 졸지에 부자가 된 사람의 거의 모두가 횡재를 하기전보다도 더 비참한 생의 마감을 했다는 통계가 나와 있습니다. 수고와 땀이 없는 복은 결코 복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가난이 천국으로 가는 보증수표냐? 그것도 아닙니다. 가난이 주는 비참한 고통 때문에 인간의 한계를 느끼며 하느님께 매달린 사람이라야 천국의 복을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의지하지 않고 물질에만 의지하려 하면 더 탐욕스러워지고 몰염치해지며 더욱 천박해집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삶의 중심에 모시면 지금당장은 어려 울지 몰라도 복중의 복을 차지하게 됩니다. 하느님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많이 가졌다고 해서 자만할 것도 아니고 가진 것이 없다고 해서 실망할 것도 아닙니다. 많이 소유한 사람은 많이 베풀고 적게 가진 사람은 절망 속에서도 인내하고 희망을 키워가야 합니다. 지금의 처지를 불평 불만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은총의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분명 우리를 도우십니다. 따라서 믿으십시오! 믿는 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라자로는 모든 것을 잃은 초라한 삶을 살았습니다. 불행이란 불행을 다 겪었습니다. 그러나 그 가난 때문에, 불행 때문에 하느님께 희망을 두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하느님나라에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나 몰라라 했지만 라자로 라는 이름, 즉 하느님께서 도우신다. 는 의미대로 하느님께서 그를 도왔기 때문입니다. 라자로의 불행을 외면하지 않으신 하느님께서 우리의 처지와 상황을 반드시 헤아려 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여기서 최선에 최선을 더하시기 바랍니다.

 

잠언 30장 8절에서 9절을 보면 마싸 사람 야케의 아들 아구르의 말이 나옵니다. “저를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하지 마시고 저에게 정해진 양식만 허락해 주십시오. 그러지 않으시면 제가 배부른 뒤에 불신자가 되어 ‘주님이 누구냐?’ 하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아니면 가난하게 되어 도둑질하고 저의 하느님 이름을 더럽히게 될 것입니다.”(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하지 마십시오, 먹고 살 만큼만 주십시오. 배부른 김에 하느님이 다 뭐냐? 하며 배은망덕하지 않게 가난한 탓에 도둑질하여 하느님의 이름에 욕을 돌리지 않게 해주십시오.)

 

이 기도가 우리의 간절한 기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쪼록 살아서도 천국이요, 죽어서도 천국이 될 수 있는 은총이 충만하시기 빕니다. 그리고 먼 훗날의 천국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부터 영원을 사시기 바랍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주의 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있지 않다”(루카12,15) 너희는“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거기에서는 좀도 녹도 망가뜨리지 못하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오지도 못하며 훔쳐가지도 못한다. 사실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마태6,19). 재물을 보물로 삼지 말고 주 하느님을 가장 귀한 보물로 삼고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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