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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을 모르는 것은...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29 조회수604 추천수10 반대(0) 신고

 

성경을 모르는 것은...

   

예로니모 성인(340~420)은 꽤 오래전 인물입니다. 예로니모는 성경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성인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기원후 340년경 달마티아 지방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12살 때 로마로 내려가서 수사학과 고전문학을 공부하였으며, 19살 되던 해 세례를 받았습니다. 사제가 된 후에는 다마소 교황의 비서로 활동하며 교황의 명에 따라 신구약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서방교회에는 여러 종류의 라틴어 성경 번역본이 있었으나 번역본들마다 내용이 서로 달라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지요.

예로니모가 번역한 라틴어 성경은 불가타라고 불립니다. 라틴어로 불가타(Vulgata)일상적’, ‘대중적이란 뜻입니다. 이는 예로니모의 라틴어 성경 번역본이 원문에 매우 충실하고 정확한 번역일 뿐만 아니라 대중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라틴어로 되어있었으므로 로마 교회가 이를 공식적인 성경으로 인정하였기 때문입니다. 불가타 성경은 예로니모의 가장 위대한 업적이었습니다.

예로니모는 다른 무엇에 앞서 지적 능력이 아주 탁월한 분이었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과외 없이 학교 수업만으로 충분했어요.’ 스타일입니다. 거의 천재였습니다.

외국어 학습체계가 잘 마련된 오늘날도 외국어 제대로 능통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인데, 머리가 비상했던 예로니모는 그 어렵다는 라틴어뿐만 아니라 희랍어, 히브리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고 합니다.

따지고 보니 예로니모 성인은 제가 신학교 다닐 때 제일 힘들었던 과목(라틴어, 희랍어, 히브리어)들만 골라서 잘 하셨네요. 저는 이런 과목들의 동사 변화나 단어 외우기가 얼마나 어렵던지 문장을 통째로 외우는 방식으로 공부를 하곤 했습니다.

이런 탁월한 예로니모였기에 교회는 그를 신학교의 주보성인이자 수덕생활의 주보성인으로 모십니다. 교회는 예로니모의 탁월한 업적을 인정하며 암브로시오, 아우구스티누스, 대 그레고리오 교황과 더불어 서방 교회의 4대 교부 중 한 사람으로 꼽습니다.

그러나 동전의 앞면이 있으면 뒷면이 있기 마련이지요. 그토록 탁월했던 예로니모였지만 인간적 결점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특히 그는 불같이 과격한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토록 완벽하다보니 이웃들의 결점 앞에 인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자주 이웃들의 부족함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의 화살을 던졌습니다. 별것도 아닌 일에 벼락같이 화를 내는가 하면, 돌아서서 즉시 후회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예로니모는 다른 사람의 결점 앞에서보다 자신의 결점 앞에서 더 속상하고 가혹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예로니모는 자신의 부족함과 실수 앞에 자주 후회를 했습니다. 후학들은 이런 예로니모를 기억하며 돌로 자신의 가슴을 치는 초상화를 그리곤 했습니다.

그리고 한 교황님은 그 만일 그 초상화가 아니었다면 교회는 그를 성인으로 추대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결핍과 실수투성이인 우리들에게는 꽤나 위안이 되는 에피소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마소 교황이 세상을 떠난 후 예로니모는 평소 꿈꾸어왔던 본격적인 수도생활을 위해 베들레헴으로 떠나갑니다. 그곳에 여러 개의 수도 공동체를 건립한 그는 그 후 34년 동안 성경과 관련된 번역과 저술 작업에 몰두했으며 성경과 관련한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많은 주해서를 남겨 교회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성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성경 공부와 묵상에 우선권을 두라는 예로니모 성인의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도 정말 필요한 말씀입니다.

성경을 사랑하십시오. 그러면 성경이 여러분을 보호해 줄 것입니다. 성경을 흠모하십시오. 그러면 성경이 여러분을 감싸줄 것입니다.”

성경을 파고드십시오. 성경 안에서 찾으십시오. 거기서 모든 것을 다 얻을 것입니다. 성경을 모르는 사람은 하느님의 권능도 하느님의 지혜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입니다.”

또 다시 독서의 계절입니다. 스마트 폰 중독 증세에서 살짝 벗어나야겠습니다. 한평생을 오로지 성경에 전념했던 예로니모 성인을 생각하며 하루에 30분만이라도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삶 속에 적용시키는데 시간을 할애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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