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9월30일 연중 제26주간 월요일 복음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30 조회수524 추천수9 반대(0) 신고

 
2013년9월30일 연중 제 26주간 월요일 복음묵상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 (루카9,48)
---
제자들끼리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를 두고 다투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는 어린아이를 데려다 옆에 세우시고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다.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

서열(序列)이라는 말이 있다.
서열의 의미는 어떤 기준에 의해 줄 서는 순서를 말한다.
보통 서열이라는 말에는 인간적이고 이성적이라기보다는 동물적이고 본능적인 냄새가 많이 나는 단어이다.
권력과 경쟁 그리고 명령과 복종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교회 안에서도 비슷한 의미의 단어가 사용되고 있다.
‘Ordo’(오르도)라는 라틴어 단어이다. 이 말의 뜻은 서열, 순서, 질서, 명령, 주문 등의 의미로 번역되고 있다. (영어의 Order(오~ㄹ더)는 여기서 파생된 같은 의미의 단어이다.
사제들이나 신학생들 사이에서도 선배인가 후배인가, 나이가 많은가 적은가, 서품년도가 빠른가 늦은가,
맡고 있는 책무가 무엇인가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Ordo를 의식하게 된다.

하지만 세상이 말하는 서열하고는 그 내용이 다르다.
Ordo에는 상대에 대한 신뢰와 존경이 포함된다. 그리고 Ordo의 앞 자리에 서야만 하는 입장일수록 책임은 더 없이 커진다.
상하복종의 관계가 아니라, 존경과 순명 혹은 책임과 협력의 관계를 만들어낸다.
이상적인 가족의 형태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듯 하다.
따라서 흔히 사제들끼리 무엇인가에 대해 결정을 하거나 책임을 물을 때 ‘Secundum Ordinem’(세꾼둠 오르디넴)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는 “서열에 따라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는 ‘책임의 크기에 따라서’라고 이해하면 좋을 듯 하다.

겉으로 볼 때는 Ordo라는 단어는 명령이나 방향을 이끄는 권한의 크기를 두고 하는 말처럼도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존중과 일치라는 개념이다.
그리고 일방적이지 않고 상호적이다.
Ordo가 높은 사람일수록 철저하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작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세상의 어떤 모임이던 어떤 무리이던 때로는 동물적으로 때로는 이성적으로 구성원의 높낮이를 정해야 움직여지고 돌아간다.
이러한 모습은 사람이 모여 조직을 구성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사회학적인 표현으로 조금 어렵게 표현한다면, 인간 사회라는 조직이 질서 있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요구되는 메커니즘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경계해야 한다.
사람 사이에 높낮이가 어디 있겠는가?
서로가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고 협력하고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 안에서 순서를 정하고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모두가 귀하디 귀한 하느님의 자녀들이다.
가장 작은 사람이 가장 큰 사람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진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작은 사람이란 큰 사람이 뭔지도 모르는 선한 마음을 가진 그런 사람일지도 모른다.
남이 다칠까 봐, 함부로 자기 것도 주장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일지도 모른다.
자신을 때린 사람이 가지고 있을 상처 때문에 아파하는 그런 사람일지도 모른다.
나무 가지를 치는 모습을 보고 나무가 많이 아플 것이라고 안타까워하는 그런 사람일지도 모른다.
모기는 왜 태생이 피를 빨아먹어야만 살 수 있는 안타까운 운명일까를 놓고 슬퍼하는 그런 사람일지도 모른다.
누군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그냥 자신도 행복해지는 마음을 가진 그런 사람일지도 모른다.

이런 작은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가장 큰 사랑을 받을 터이니 가장 큰 사람들일 수밖에 없다.
---

(사진은 저의 동료사제 춘천교구 김 현신 요셉 신부님이 담은 것입니다.)
 
하트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