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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일이 아니라 주님의 일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04 조회수445 추천수8 반대(0) 신고

  

내 일이 아니라 주님의 일

 

청소년들을 위한 피정 집에 잠시 일을 할 때였습니다. 여름 겨울 같은 경우 200300명씩 23일에 걸쳐 피정을 들어오는데, 한 차수가 나가면 들어오고, 그 그룹이 나가면 또 다른 그룹이 들어왔습니다. 형제들은 잠시도 쉴 틈이 없습니다. 다들 슈퍼맨처럼 12, 110역을 척척 해냅니다.

 

이윽고 모든 피정이 마무리되고 나면 함께 고생했던 형제들이 한 자리에 앉아 평가회를 합니다. 얼마나 피곤한지 다들 머리 눕힐 자리부터 찾긴 하지만 회의를 시작하니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할 말이 많습니다. 청소년 사목 성공 체험담, 감동수기들이 우후죽순처럼 솟아납니다. 참으로 은혜롭고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둘씩 짝지어 사목 실습을 떠났던 제자들이 속속 도착했습니다. 긴 여정에 많이들 피곤했습니다. 그러나 분위기는 사뭇 들뜨고 흥겨웠습니다. 제자들의 얼굴은 충만한 기쁨과 보람, 성취감으로 빛났습니다.

 

예수님께서 부여해주신 능력에 힘입어 제자들은 그야말로 승승장구했습니다. 가는 곳 마다 능력을 발휘하여 마귀들을 물리치고 병자들을 치유했습니다. 힘차게 복음을 선포했습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대견스럽고 신기했습니다. 의기양양한 얼굴로 돌아온 제자들은 예수님을 뵙자마자 즉시 보고를 드립니다.

 

주님, 주님의 이름 때문에 마귀들까지 저희에게 복종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의 그 말을 인정합니다. 제자들을 파견하고 나신 예수님께서 뭐하셨을까요? 제자들 없는 틈을 타서 좀 쉬어야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마음, 촉각은 항상 제자들에게 가 있었습니다. 제자들의 첫 번째 사도직 활동이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도록 뒤에서 열심히 기도로 뒷받침하셨습니다. 흥에 겨워 신이 난 제자들을 향해 예수님께서 오늘은 추임새까지 넣습니다.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보라, 내가 너희에게 뱀과 전갈을 밟고 원수의 모든 힘을 억누르는 권한을 주었다. 이제 아무것도 너희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거기서 그치지 않으십니다. 제자들이 혹여 교만에 빠질까봐 한 마디 사려 깊은 말씀을 추가하십니다.

 

그러나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예수님의 열두 제자들은 사도직 실습 파견에 앞서 스승님으로부터 실탄을 지급 받았습니다. 스승님만의 비결, 스승님의 능력을 지니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예수님과 똑같은 권위와 능력으로 악령을 물리치고 환자들을 치유했던 것입니다.

 

주님의 제자들은 개인의 일이 아니라 주님의 일을 할 때만이 든든한 지원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일, 교회의 일, 공동체를 위한 일을 할 때에는 두려워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주님께서 열두 제자들에게 하셨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똑같이 당신의 권위와 능력을 부여해주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일, 그래서 치유와 기적을 행하는 일도 중요한 일이지만 주님의 제자로 뽑힌 일, 그리스도인으로 초대받은 일은 얼마나 대단하고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모든 제자들, 그리스도인들의 이름이 이미 하늘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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