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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7주일/너희가 믿음이 있다면
작성자원근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05 조회수538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에서‘믿음과 종’이라는 두 단어를 가지고 묵상해 보도록 하겠다. 첫째, 믿음에 대해 사도들이 주님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주십시오”라고 믿음을 청하였다. 제자들이 예수께서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고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가르쳐 준 것같이 저희에게도 기도를 가르쳐 주십시오”(루가11,1) 하고 청한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라고 청하고 있다. 이들이 청하고 있는 ‘기도하는 법과 믿음’은 영성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것이다. 청하는 것도 각자의 영적 수준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영적 수준에 따라 어떤 사람은 물질적인 것을,어떤 사람은 영적인 것을 청할 것이다. 예수께서“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만족할 것이다” (마태 5,6)라고 말씀하셨듯이 ‘옳은 일에 목마른 사람’만이 영적인 것, 곧 ‘기도하는 법과 믿음’을 청한다. 믿음이란 무엇인가? ‘믿는다.’는 말을 라틴어로 Credere라고 하는데, 이 말은 cor(마음·심장)와 dare(주다·넘겨주다)의 합성어이다. 따라서 믿는다는 것은 내가 믿는 대상에게 내 마음(심장)을 넘겨주는 것이다. ‘내 마음을 넘겨준다’는 것은 내 전부를 넘겨주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하느님께 나의 모든 것을 넘겨준다는 것이다. 넘겨주지 못한다는 것은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나를 하느님께 넘겨줄 수 있을까? 나를 하느님께 넘겨준다는 것은 몸을 넘겨준다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은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첫 번째로 “때가 다 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고 선포하셨다. 믿음을 청하는 제자들에게 예수께서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다면.이 뽕나무더러 ‘뿌리째 뽑혀서 바다에 그대로 심어져라’하더라도 그대로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란 바로 ‘회개하고 복음을 믿는’ 믿음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복음을 믿기 위해서는 회개해야 한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시고 행동으로 보여 주신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내 생각으로 살아왔고, 내 능력으로 모든 것을 했고, 내가 모든 것을 판단했지만 이제부터는 복음에 입각해서 생각하고 말하고 가르치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나를 하느님께 넘겨주는 것이다. 이 믿음이 처음에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은 겨자씨와 같은 믿음이겠지만 복음으로 점점 성숙해 지면 어떤 푸성귀 보다도 더 크게 자라고 큰 가지가 뻗어서 공중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만큼 된다. 이런 믿음의 대표적인 모델이 바오로 사도이다. 이방인이었고 교회를 박해하던 바오로 엿 지만 다마스커스에서 예수님을 만나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기 시작하면서 “나에게는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무엇보다도 존귀합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모든 것을 잃었고 그것들을 모두 쓰레기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그리스도를 얻고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려는 것입니다.” (필립 3,8)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그리스도를 알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내 안에서 사시는 것입니다.” (갈라 2,20)라고 말할 수 있었다. 바오로야 말로 나를 완전히 하느님께 넘겨준 믿음의 모델이다. 믿음은 양이 아니라 질이다. 믿음은 얼마나 오랫동안 믿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진실 된 믿음으로 성숙되었 느냐가 중요하다. 믿음의 근본이 잘못되어 있으면, 곧 복음을 믿지 않는 믿음, 복음에 근본을 두지 않는 믿음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 둘째, 저희는 보잘것없는 종입니다. 사도들은 누구인가? 사도들은 보잘것없는 종이다. 종이 곧 그들의 신원이다. 올바른 믿음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주님의 종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왜냐하면 이미 자기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넘겨 드렸기 때문이다. 아직도 자기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완전히 하느님께 넘겨주지 못한 것이다. 바오로가 서간 첫머리에 항상 “그리스도의 종 나 바오로가 이 편지를 씁니다.” 라고 적었듯이 자신이 하느님의 종임임을 분명히 밝혔다. 성서에서 말하는 ‘종’이란 무슨 의미인가? 종이란 주인에게 예속되어 있는 몸이다. 따라서 자기 인생이 없는 사람이요, 자기주장이나 자기 권리를 박탈당한 사람이다. 종은 주인에게 매여 있는 몸으로 오직 주인이 하라는 일만 하는 사람이다. 과거에 우리나라에도 머슴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머슴은 온종일 주인을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이다. 우리는 성서에서 자신이 주님의 종임을 고백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우선 구약에서 아브라함은 자신이 ‘당신의 종’(시편 105,42;다니 3,35)이라고 했고, 모세도 ‘당신의 종’(민수 12,7)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다윗도 ‘주님의 종’(2사무 7,5)이라고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마리아도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루가 1,38)라고 하였다. ‘믿음’과 ‘종’이라는 두 단어는 사도들의 특성이며 영성생활을 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단어이다. ‘사도란 어떤 사람들인가?’라는 질문에 사도는 믿음의 사람이요, 하느님의 종이라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사도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다.‘믿음’은 복음을 전하는 이로서 제일 먼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바탕이고 ‘종’이라는 신분은 믿음에 근거한 복음을 어떻게 전해야 하는가 하는 사도들의 자세에 대한 가르침이다. 이런 기본적인 자세로 성숙해질 때 바오로처럼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매여 있지 않는 자유인이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 나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라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그들과 다같이 복음의 축복을 나누려는 것입니다” (1고린 9,19.23)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유 광수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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