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오늘 일기
작성자양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07 조회수1,287 추천수3 반대(0) 신고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을 가진 사람을 보았기 때문에

카카오 스토리에 사진과 글을 메모 해놓았다가 이글을 씁니다.

 

은평의 마을에서 바자회를 열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봉사하러 갔었지요.

오늘 따라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무척 예뻤기 때문에 많이 설렜습니다.

일찍 도착한 저는 스토리텔링을 해보기로 하고 콘티가 짰습니다.

‘사진묵상’ 오늘 복음을 카카오 톡 스토리로 만들어 보기로 마음먹은 거죠.

오늘의 복음이 행사와 함께 하느님의 현존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 꼭 맞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해년마다 봉사 후 얻어가는 것이 더 많아 참 좋았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좋았는지 그 느낌을 기록해 두지 않고 그냥 흘려보냈었지요.

허송세월 같은 느낌이 안타까워 적극적으로 참여 해보기로 했습니다.

 

성모동산에서 개막미사는 시작되었고

휠체어를 탄 장애우와 비장애인들이 나란히 앉아 함께 미사를 드렸습니다.

가을 날씨가 미사분위기(?)를 빛내주었는지 맛깔스런 미사가 이어졌습니다.

성가와 화답송에 이어 복음낭독, 강론 늘 하던 대로였는데 오늘은 달랐습니다.

전례가 이렇게 재미있구나. 무릎을 탁 쳤습니다.

 

‘오늘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화답송은 ‘주님의 말씀은 영원하시다. 바로 이 말씀이 너희에게 전해진 복음이다.’

진짜 핵심인 오늘의 말씀이 루카복음 17:5-10 <너희가 믿음이 있으면!>에서

내 마음을 건드리는 부분은 겸손이라는 보물이 보였습니다.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영성체송. 당신을 바라는 이에게, 당신을 찾는 영혼에게 주님은 좋으신 분.

 

영성체를 하고 뒤쪽으로 물러나

사진 석장을 찍고 카톡스토리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번쩍 한 장면이 잡혔습니다. 촬영을 했지요.

장애우가 제일먼저 일어나 방해될까 봐 먼저 동산을 내려가는 뒷모습을 보고 말았지요.

오래토록 지워지지 않는 영상을 품고 봉사를 했지요.

말씀과 함께 즐기는 축제를 선물로 받았답니다.

 

가을 하늘엔 뭉게구름이 피어 있고

동산엔 자작나무 벚나무 이파리가 살랑살랑

 

여기는 은평의 마을 성모동산

상처 입은 꽃들이 쉬는 동산

하얀 뭉게구름 닮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답니다.

 

신은 끈기 있게 노력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아랍 속담으로

위로 받고 있는 상태의 저는

한 주먹 나눔으로 제 얼굴이 빨개졌네요.

 

몽글몽글 뭉게구름 피는 언덕에 서서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을 가진 사람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개막 미사를 마치고

봉사자 조끼를 입고

본인의 중증장애로 목발을 하고

거의 다리를 끌고 내려가는

아니 다리를 출렁출렁 흔들고 걷는

자매님의 뒷모습.

온 몸을 던져 함께 하는 뒷모습

바라만 봐도 눈부셨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일기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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