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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경천애인(敬天愛人) - 영원한 생명 - 2013.10.7 월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07 조회수514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3.10.7 월요일 묵주 기도의 동정 마리아 기념일, 요나1,1-2,1.11 루카10,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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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천애인(敬天愛人) - 영원한 생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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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독서와 복음을 묵상하던 중

떠오른 강론 주제는 ‘경천애인(敬天愛人)-영원한 생명-’입니다.

경천애인의 모범이 예수님입니다.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가

위로 하느님 사랑, 옆으로 이웃사랑의 경천애인을 상징합니다.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지름길도 사랑의 이중계명, 경천애인의 실천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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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겠는가 묻는 율법학자에게

예수님은 지체 없이 사랑의 이중계명, 경천애인을 실천해야 함을 확인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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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하였습니다.”

바로 이게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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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모든 말씀도 경천애인으로 요약됩니다.

경천과 애인은 분리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경천은 애인을 통해 진정성이 검증되고 애인은 경천을 통해 활성화됩니다.

오늘은 경천애인의 두 측면에 대한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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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안주와 환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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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사랑에 안주하다 보면 하느님 사랑도 환상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사제와 레위는 직업 상 누구보다 하느님 사랑에 뛰어난 분들입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대목, 강도를 만나 초주검이 된 이에 대한 반응에서

이들이 하느님 사랑에 안주했음이,

또 이들의 하느님 사랑이 환상이었음이 폭로됩니다.

‘마침 어떤 사제가 그 길로 내려가다가 그를 보고서는,

길 반대쪽으로 지나가 버렸다.

레위인도 마찬가지로 그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서는,

길 반대쪽으로 지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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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을 회피하여

못 본채 지나쳐 버리는 이들의 모습은 바로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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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눈을 피할 수는 있어도 하느님 눈은 피하지 못합니다.

1독서의 요나 예언자 역시

‘나는 히브리 사람이오.

나는 바다와 물을 만드신 주 하늘의 하느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오.’라는

고백에서 보다시피

하느님 사랑에는 남달랐지만 네네베로 가서 외치라는 주님의 명령을 회피하여

도주하다 주님의 손에 사로잡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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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사랑 안에 안주하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인지상정입니다.

그러나 하느님 사랑만의 현실에 안주하여 이웃의 곤궁한 현실을 외면할 때

그 하느님 사랑은 환상이 되어버립니다.

저절로 ‘종교는 아편이다.’ ‘하느님은 죽었다.’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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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개방과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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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사랑의 현실에 활짝 개방할 때 경천의 완성입니다.

이웃 사랑의 현실이 빠지면 경천은 환상이 되어 버립니다.

애인의 모범은 오늘 복음의 사마리아인입니다.

이웃의 현실적 필요에 무조건 개방하여 응답하는 사마리아인입니다.

이런 구체적 이웃사랑의 실행이

환상에서 벗어나 구체적 현실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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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행을 하던 어떤 사마리아인은 그가 있는 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서는,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에게 다가가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맨 다음,

자기 노새에 태워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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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리아인을 통해 환히 계시되는 하느님의 순수한 사랑입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제와 레위인이 방치하여 죽어가는 이를

착한 사마리아인을 통해 살리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이웃에 활짝 개방하여 애인을 실천했던 사마리아인에게는

추호도 환상은 없었고 죽어가는 이를 살리는 현실만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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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하느님은 도주하던 요나를 사로잡아 니네베의 현실에 투입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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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초주검이 된 이와 착한 사마리아인에 오버랩 되어 눈에 밟히는

밀양에서의 송전탑 강행으로 인해 고난을 겪고 있는 불쌍하고 약한 농민들과

이들과 연대하는 착한 이웃의 사마리아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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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떠오르는 ‘하루하루 살았습니다.’라는 자작시의 다음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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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활짝 열린 앞문, 뒷문이 되어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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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문은 세상에 활짝 열려 있어

찾아오는 모든 이웃들을 그리스도처럼 환대(歡待)하여 영혼의 쉼터가 되었고

뒷문은 사막의 고요에 활짝 열려 있어

하느님과 깊은 친교(親交)를 누리며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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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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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를 당신 사랑으로 무장시켜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어 살라고 세상에 파견하시며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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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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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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