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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하느님 마음에 드는 기도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08 조회수927 추천수10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연중 제27주간 수요일


< 주님,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


복음: 루카 11,1-4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조토(Giotto) 작, (1302-1305),  파도바 아레나 경당


     < 하느님 마음에 드는 기도 >

            

요즘 흥행했던 관상이란 영화의 끝 장면이 인상 깊습니다. 주인공은 관상의 대가였지만 결국 역모에 휘말리게 되고 역모를 꾸미는 반대편에 서게 됩니다. 역모는 성공하고 그것을 반대했던 주인공은 아들의 목숨까지 잃고 다시 시골로 돌아옵니다. 이 때 역모에 가담했던 사람이 파도치는 바다를 바라보는 관상가에게 묻습니다.

역모에 가담했던 사람들의 관상들을 보았소? 어떤 얼굴들이었소?”

평범한 얼굴들이었소. 선비의 얼굴, 상인의 얼굴, 도둑의 얼굴... 그냥 평범한 보통 사람들의 얼굴들이었소. 사람의 관상은 파도와 같은 것이요. 수많은 모양이 있지. 그러나 나는 바람을 보지 못했소. 파도보다 보이지 않는 바람의 영향이 더 큰 것이요. 어떤 관상을 가졌건 그 바람의 영향 하에 있다면 각자의 생긴 모양은 중요하지 않소.”

 

기도의 방법이나 자세도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기도를 쓸어갈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바람이 중요합니다. 그 바람 안에 있으면 어떤 형태의 기도든지 하느님 마음에 들게 됩니다. 연세가 많으셔서 고통을 당하는 어르신들은 저보고 빨리 하느님께서 데려가 달라고 청해달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그런 기도는 하느님 마음에 썩 드는 기도는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성경을 우리 마음대로 해석하더라도 그 해석이 교회의 가르침 안에 머물러야 하는 것처럼 기도도 하느님 마음에 드는 것이어야 하는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어떤 기도가 하느님 마음에 드는 것인지 그 범위를 정해주시는 것입니다.

 

첫째 아버지!’, 즉 내가 누구에게 기도하고 있는지 그 대상이 분명해야 합니다. ‘하느님보다는 편안하고 친근하고 구체적인 이름입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가족을 만나듯 편안하게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이 기도인 것입니다. 대화를 하는데 상대가 앞에 있는데 혼잣말이나 다른 사람에게 말하듯이 하고 있다면 앞에 있는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기도는 일대일의 편안한 대화요 만남인 것이기에 내가 누구에게 기도하고 있는지 정확히 인지하고 있어야합니다.

둘째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즉 하느님을 찬미하는 것이 모든 기도의 기본입니다. 얼마 전에 들은 내용인데, 어떤 초등학생 딸이 아빠에게 한 장의 편지를 썼습니다. 아빠가 자신들을 위해 고생하는 것에 감사하다는 것이고, 또 자신들이 있으니 힘을 내라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아빠, 용돈 2000원으로 올려주세요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천 원씩밖에 안 주었는데 딸은 용돈 100% 인상을 위해 아빠에게 기분 좋은 말을 최대한 늘어놓았던 것입니다. 아빠는 그날 10,000원을 책상에 놓고 나왔다고 합니다. 관계가 잘 된다는 것은 상대에 대한 감사를 느끼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물론 상대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불만이 있다면 그 관계는 안 되고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감사하고 찬미해야 하는 것은 기도의 시작이며 끝이 되어야합니다.

셋째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즉 내 것을 먼저 청하기보다는 아버지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야합니다. 하느님은 온 인류에 하느님나라가 펼쳐지고 모든 사람이 구원받는 것입니다. 대화를 잘 하는 사람은 상대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묻고 상대가 이야기를 많이 하게 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대화를 가장 못하는 사람은 자신 이야기만 하는 사람이고, 이런 사람은 곧 외로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상대의 관심사부터 먼저 신경 써야 하고, 그분이 바라는 것부터 따라줄 결심을 해야 합니다.

넷째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즉 하느님이 먹여주시지 않으면 우리 힘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임을 인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한 번은 어떤 행려자가 저에게 돈을 좀 요구하면서, 전날 멀리 자신의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를 놓고 와서 그것을 찾으러 가는 차비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수천만 원짜리 오토바이가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은 자존심 때문인 것입니다. 물론 도와주기는 했지만, 그 자존심 때문에 얼마나 힘들게 살아갈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포도나무이고 우리는 가지이니 살기 위해서 당신에게 붙어있으라고 하면서, 당신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하십니다. 양식을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무언가를 하느님께 청하고 싶다면 먼저 그분 없이는 아무 것도 아니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존재임을 인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모든 삶의 에너지는 그분으로부터 오기에 우리는 매일 그분에게 양식을 청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다섯째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즉 우리도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는 마음으로 기도해야합니다. 우리는 용서하려고 노력하지도 않으면서 우리 죄를 용서해달라고 빌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이것이 바로 고해성사하고 보속을 받는 이유인 것입니다. 죄는 그리스도의 피의 공로로 용서되지만, 우리도 우리 죄에 대한 값을 할 수 있는 대로 치루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정의로우신 분이기에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분이신 것입니다. 무엇을 청할 때 하느님의 정의에 반하는 것을 청해서는 기도가 소용이 없어집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으로 무언가를 청해야 합니다.

여섯째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예수님은 잡히시던 날 밤에 겟세마니 동산에서 베드로에게 이렇게 권고하십니다.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

만약 베드로가 겸손했다면 기도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세 번씩이나 예수님을 배반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만 믿었던 베드로는 그 시간에 잠을 잤습니다. 기도하지 않기 때문에 유혹에 떨어지고 죄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죄를 이길 힘이 기도에서 나온다는 말씀이고, 기도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교만하여 죄에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기도 내용은 아버지!’에 다 들어있습니다. 어린이처럼 순진하고 겸손하게 그분을 아버지라 부르고 그분 품에 온 자신을 맡기기만 한다면 다른 말은 안 하더라도 그분은 우리 존재로서 행복해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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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산 성당 홈페이지: http://cafe.daum.net/ca-o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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