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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행복한 삶 - 2013.10.12 연중 제28주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13 조회수395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3.10.12 연중 제28주일, 열왕기 하5,14-17 2티모2,8-13 루카17,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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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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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행복한 삶’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누구나 소망하는바 행복한 삶입니다.

얼마 전 잠시 자매들과 신고 배를 딸 때의 두 가지 깨달음이 새롭게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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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익으면 크든 작든 둥글고 잘 떨어지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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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인간 성숙을 상징하는 듯 했습니다.

과연 나이 들어가면서 둥글게, 집착 없이 잘 익어가는 삶인지 뒤돌아보게 합니다.

잘 익어가는 둥근 삶, 집착 없는 삶이 행복한 삶임을 깨닫습니다.

또 하나의 깨달음이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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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집집마다 ‘돈 나무’ 한 그루 있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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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배경의 배나무 가지에 주렁주렁 달린 탐스럽게 익은 둥근 배들을 따며

순간 떠오른 생각입니다.

‘정말 집집마다 돈 나무 한 그루씩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필요할 때 마다 돈을 따서 사용하고…또 돈 나무에 끊임없이 돈은 열리고…’

생각할수록 재미있고 신기하기가 꼭 동화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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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들도 재미있어 하며 함박꽃 같은 웃음을 지으며 공감의 표정을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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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일 않고 놀기만 할 거예요.”

어느 자매의 말에,

“아닙니다. 노는 것만큼 힘든 것도 없습니다.

돈 쓰는 것도 신물이 나서 놀다 지치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것입니다.”

라고 대답하니 수긍하는 표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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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느 자매의 말에 저 역시 공감했습니다.

“아, 참 좋겠네요.

계속 열리는 돈인데 굳이 돈을 싸놓는 일도 없겠고

돈 욕심을 내는 일도 없을 것이니 정말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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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우리 믿는 이들은 돈 나무보다 더 좋은 나무를 지니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믿음의 눈만 열리면

누구나 은총들 주렁주렁 달린 하느님 나무를 지니고 있음을 깨달을 것입니다.

그러니 믿음의 눈만 열리면 누구나 행복한 부자입니다.

주님 친히 영원히 우리의 은총의 나무가 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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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내가 세상 끝날 까지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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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이 바로 은총의 나무, 생명의 나무, 행복의 나무임을 입증하는 구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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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주님을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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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의 첫째 조건입니다.

세상 우상이 아닌 주님을 찾아야 합니다.

복음의 나병환자, 1독서의 나아만은 제대로 최고의 의사인 주님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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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완전한, 완벽한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결핍된 인간, 부족하고 가난한 인간입니다.

사실 완전하다면 하느님을 찾지도 않을 것입니다.

부족하고 가난한, 결핍된 인간이기에 하느님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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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근원적으로 채워주시고 위로해주시고 치유해 주실 분은 주님뿐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가난이, 고통이, 병이 주님을 찾게 한다면

이런 부정적 요소가 바로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치유 받은 나병환자들 나병이 없었다면 평생 주님을 찾지 않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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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독서의 시리아의 나만 장군 역시

나병이 없었다면 평생 주님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며,

평생 ‘참 나’의 나아만을 살지 못하고

교만한 장군이란 허수아비로 살다가 인생 마쳤을 것입니다.

새삼 나병이 이들에게 주님을 만나고 자기를 만나게 한

은총의 도구였음을 깨닫습니다.

나병의 가난이 있었기에 겸손히, 간절히, 열렬히 주님을 찾았습니다.

말 그대로 전화위복입니다.

주님을 찾을 때 화는 복으로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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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들은 지혜로웠습니다.

나병에 체념으로 절망하여 자포자기 안 하고 주님을 찾아 나섰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끝까지 하느님께 기도로 도전해 보지 않고

자기 가난과 한계에 절망하여 무너지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습니다.

이렇게 절망으로 스스로 무너지는 이들은 하느님도 돕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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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사람 나아만은 하느님의 사람 엘리사가 일러 준대로,

겸손히 순종하며 요르단 강에 내려가서 일곱 번 몸을 담갔고,

마침내 그는 어린아이처럼 새 살이 돋아 깨끗해졌습니다.

정말 통쾌한 하느님의 기적입니다.

복음의 나병환자들 역시 주님을 보자마자 멀찍이 서서 소리를 높여 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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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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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렬히 자비 송을 바치는 나병환자들입니다.

마치 오늘 복음 장면이 그대로 미사를 압축한 듯합니다.

우리 역시 복음의 나병환자들처럼

자비송으로 주님의 치유를 간청하며 미사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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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주님을 만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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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의 둘째 조건입니다.

주님을 찾을 때 주님을 만납니다.

찾지 않으며 주님 또한 오시지 않고 오셔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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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좋으신 분,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립니다.

주님을 만날 때 치유요 구원입니다.

그러나 복음의 치유 받은 열사람 모두가 주님을 만난 것이 아닙니다.

열중 주님을 만난 이는 단 하나 사마리아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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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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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만이 하느님께 감사했습니다.

하느님을 찬양하며 감사드리며 하느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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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나는 열중 어디에 속할까요?

영육의 온전한 치유와 구원을 받은 이는 사마리아 한 사람이었고

나머지 아홉은 육신의 반쪽 치유, 반쪽 구원에 그쳤습니다.

진정한 치유와 구원, 내적변화는

주님을 만나, 주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며 영광을 드릴 때 성취됨을 깨닫습니다.

주님을 만나 온전한 치유와 구원을 받은 나아만의 진솔하고 장중한 고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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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는 알았습니다.

온 세상에서 이스라엘 밖에는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습니다.

…이 종은 이제부터 주님 말고는

다른 어떤 신에게도 번제물이나 희생 제물을 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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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만나 치유와 구원을 받음으로 운명이 바뀐 나아만과 사마리아 사람이요,

이제부터 행복한 삶을 보장 받게 되었습니다.

주님만이 이들의 운명이자 사랑이 되었습니다.

주님은 분명 복음의 치유 받은 나병환자 사마리아 한 사람에게 말씀하신 것처럼

나아만 에게도 말씀하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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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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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지금 여기를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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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의 셋째 조건입니다.

주님을 찾아 만나 치유 받아야 할 곳은

다른 어디도 아닌 지금 여기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저는 여기서 기억의 중요성을 상기시킵니다.

2독서의 다음 말씀에서 착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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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그대여,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십시오.

그분께서는 다윗의 후손으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이것이 나의 복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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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의 진정성 넘치는 고백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기억하십시오.

복음의 예수님의 나병환자 치유 장면을, 나아만의 치유과정을 기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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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생활은 습관이자 기억입니다.

영성생활의 치명적 걸림돌은 망각입니다.

하여 사람을 ‘망각의 동물’이라 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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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은 물에 새기고 은혜는 돌에 새기라는 말도 생각이 납니다.

마음 판에 새기고 영원히 기억해야 할 하느님이요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주님은 물론 늘 기억해야 할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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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구원을 현재화합니다.

하느님을, 예수님을 잊지 않기 위해

늘 반복하여 미사와 성무일도를 바치는 우리들입니다.

끊임없이 기억하여 구원을 현재화시키는 것,

바로 매일 반복하여 바치는 전례기도의 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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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을 초월하여 영원한 현재를, 지금 여기 하늘나라를 살게 하는 전례기도입니다.

지금 여기서 하느님을 만나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릴 때 영육의 온전한 치유와 구원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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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8주일, 주님은 행복한 삶의 비결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생명나무, 은총나무, 행복나무입니다.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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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님을 찾아야 합니다.

가난한 마음으로 겸손히, 간절히 주님을 찾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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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님을 만나야 합니다.

주님을 만나 찬미와 감사로 주님께 영광을 드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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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지금 여기를 살아야 합니다.

늘 주님을 기억하여 기도를 바칠 때 지금 여기서 구원은 현재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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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은 그대로 미사장면의 압축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의 믿음을 보시고

우리의 탐욕과 교만, 질투와 시기, 불안과 두려움의 영적나병을 치유해주시며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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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루카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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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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