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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자선을 베풀며 당당히 살아가야/신앙의 해[32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15 조회수473 추천수2 반대(0) 신고

 

                                                                       그림 : 청주 교구 진천 성당 

익을수록 벼는 고개를 숙인다. 익지 않은 건 숙이고 싶어도 알맹이가 차지 않았기에 숙일 수가 없다. 꽉 차면 낟알은 자동적으로 숙인다. 영적으로는 대단히 빈곤하기에 겉모습에만 매달리려 한다. 알맹이가 없는 거라 내적으로는 마냥 허전하기에 아무것에도 걸릴 적 없는 거추장스런 법 따위를 두고 이리저리 뒤적이잔다. 누군가로부터 받는 자선에 감사하고 만족하는 삶이라면 너그럽지 않을 수가 없으련 만.

어떤 바리사이가 자기 집에서 식사하자고 예수님을 초대하였다. 그분께서 자리에 앉으셨다. 그런데 그 바리사이는 예수님께서 식사 전에 손을 씻지 않으시는 것에 놀랐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어리석은 자들아, 겉을 만드신 분께서 속도 만들지 않으셨느냐?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루카 11,37-41 요약) 

그날의 식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시쳇말로 예수님께서 초를 쳐도 단단히 치셨다. 밥 먹을 때, ‘손 씻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작 더 고쳐 잡아야 할 건 마음을 바로 잡는 것일 게다. 사실 바리사이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율법은 누가 뭐래도 엄격하게 잘 지켰다. 그러나 그 율법을 왜 지켜야 하는지 그 목적은 소홀히 여기고 있었다. 예수님은 늘 그 점을 안타까워하셨다. 목적이 비뚤어졌기에 과정 과정이 흠투성일 수밖에. 이러니 곳곳에서 경색된 게 드러나 예수님으로부터 부터 혼쭐도 당했다.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려고 해방시켜 주셨단다. 자유는 진리이신 그분만이 누리실 수 있는 특권이다. 주님만이 자유로운 분이시다. 예수님께서 죄와 죽음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를 풀어 주시려고 자유를 주셨다. 따라서 우리는 자유로우신 주님을 닮아 주님께서 맡기신 자유로운 삶을 산다.  

그러기에 세속에서가 아닌 주님 안에서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이를 누리는 이는 주님께서 베푸신 은총 속에 늘 머무른다. 그러한 이는 성령을 통해 두려움으로 부터 의로워질 게다. 사랑으로 온전히 자유롭게 행동하면서 그 믿음으로 살기에.

말로써 신앙을 고백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실천으로 자신을 보여 주는 일일 게다. 바리사이들은 겉과 속이 다른 이중적 삶으로 자기모순에 빠져 자유롭지 못했다. 깨끗한 겉과는 달리 속은 탐욕으로 가득하기에 자선도 자비 따위는 아랑곳없이 늘 속 좁게만 살았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도 이렇게 자유롭지 못한 삶이라면, 이 또한 이중적 삶을 사는 바리사이일지도 모르겠다. 비록 가진 게 없더라도 그분께 속한 우리는 때로는 자선을 베풀며 신앙인답게 당당히 살아가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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