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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 선포의 삶은 무엇인가? - 2013.10.20 주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20 조회수394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3.10.20 주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전교주일), 이사2,1-5 로마10,9-18 마태28,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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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선포의 삶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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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연중 제29주일 전교주일로

우리는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우선 어제 쓴 ‘꽃이 별이다’라는 자작시의 소개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수도자들의 숙소 앞뜰에 무수히 피어난 국화꽃 노란 작은 꽃송이들을 보는 순간

‘꽃이 별이다’라는 생각이 들며 떠오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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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별이다/땅이 하늘이다.

땅위/무수히 떠오른/노란 작은 들국화 꽃무리들

땅에서도/하늘로/하늘의 별로 살 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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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땅에서 하늘로, 하늘의 별들로 살아가는 이들이

복음 선포의 삶을 사는 하느님의 자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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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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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복음 선포의 삶에 충실한 이들에 대한 묘사입니다.

살 집이, 할 일이, 쓸 돈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세상이지만

우리에게 우선적으로 할 일은 복음 선포의 일입니다.

복음 선포의 일이 바로 하느님의 일이며

이 일에 충실할 때 부수적인 것들은 저절로 따르기 마련입니다.

주님의 분명한 약속 말씀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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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복음 선포의 삶에 충실할 때

부수적인 것들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란 주님의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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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복음 선포의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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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하느님을 찾는 삶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할 때 하느님을 찾고, 하느님을 찾을 때 하느님을 만납니다.

구체적으로 하느님의 집인 성전을 찾아

주님의 가르침을 배워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정체성을 깊게 또렷이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알아야 자기를 알 수 있고 하느님을 모르면 자기도 모릅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알고 자기를 아는 평생공부보다 더 중요한 공부는 없습니다.

오늘날 정체성의 위기는 바로 하느님을 찾지 않아 자초한 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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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복음 선포에 앞서 하느님을 찾는 삶이 우선이요,

하느님을 찾는 삶 자체가 복음 선포입니다.

바로 1독서에서 이사야가 환시 중 받은 말씀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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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느님 집으로!

그러면 그분께서 당신의 길을 가르치시어, 우리가 그분의 길을 걷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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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가르침을 받으러

주님의 산 불암산, 하느님의 집 요셉 수도원을 찾은 형제자매들입니다.

주님은 당신을 받들어 부르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과연 주님의 이름은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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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서 보라!’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믿지 않는 자들을 주님의 집인 성전에 인도하는 것 역시

좋은 복음 선포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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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주님의 말씀을 공부해야 하는 평생학인들은 우리 믿는 이들입니다.

정체성은 고정불변의 실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주님의 말씀을 공부하고 주님을 체험하면서

성장, 성숙되어 가야하는 유동적 실재입니다.

주님의 집에서 끊임없이 주님으로, 주님의 말씀으로 우리를 충전할 때

복음 선포를 위한 튼튼한 기반이 마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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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평화를 추구하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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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파를 불문하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공존공생의 평화입니다.

평화의 하느님입니다.

이사야서를 통해 평화의 이상이 참 아름답게 계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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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께서 민족들 사이에 재판관이 되시고, 수많은 백성들 사이에 심판관이 되시리라.

그러면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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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름다운, 꼭 성취되어야 할 평화의 비전입니다.

‘죽임의 도구’가 ‘살림의 도구’로 변화되는 평화로운 사회는

바로 하느님의 꿈이자 예언자들의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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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세상 모두를 파괴하고 죽일 수는 무기가

살림의 도구, 평화의 도구, 농사의 도구로 바뀐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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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재판관이자 심판관이신 그분은 바로 주님이십니다.

이 미사의 주례자이신 주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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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주시는 평화의 선물이 이런 평화로운 세상으로 만듭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부활하신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이 평화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친히 우리에게 평화를 선사하시는 주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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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평화를 갈망하는 불안과 두려움의 시대입니다.

하여 십자로 예수 부활상 아래 돌 판의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는 주님의 말씀에

수도원을 찾는 많은 이들이 위로와 힘을 받습니다.

제가 보속 처방전으로 가장 많이 써드리는 구절도 평화에 관한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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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화를 너희에게 주는 것이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마라.”(요한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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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선물인 평화에 대한 응답이 찬미와 감사입니다.

미사와 성무일도를 통해, 또 삶으로 찬미와 감사로 하느님께 응답할 때

하느님은 풍성한 평화의 축복을 주십니다.

평화로운 삶, 평화로운 공동체 자체보다 더 좋은 복음 선포도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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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주님과 함께 하는 공동체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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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이 공동체의 복음화입니다.

복음화는 완결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진행형입니다.

나와 공동체의 복음화와 더불어 이웃을 향한 구체적 선교의 복음화가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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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6세 교황에 따르면 복음화란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세례를 주는 것뿐만 아니라,

복음의 힘으로 인류를 내부에서부터 변혁시켜 새롭게 하는 것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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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혁명은 복음화에 따른 내적혁명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복음화에 의한 혁명은 영원한 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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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나가 모든 이들을 제자로 삼기 전에

우리가 속한 공동체 안에서 주님의 제자로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요,

주님께서 우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지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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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끊임없이 그리스도의 말씀을,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때 믿음의 성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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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공동체에 늘 함께 하시는 주님이십니다.

마태복음 마지막 주님의 장엄한 약속 말씀이 우리에게 큰 위로와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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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내가 세상 끝날 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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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께 충실한 공동체와 개인에게 주시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바로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에 이은 주님의 결정적 답입니다.

주님께서 함께 하심으로 두려움과 불안의 어둠은 사라져 평화로운 빛의 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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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는 교회의 본질적 사명이자 존재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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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와 교회 따로 가 아닌 교회가 바로 선교입니다.

관상과 선교가 따로 가 아닌 관상이 바로 선교입니다.

세상에 앞 문 활짝 열고 찾아오는 이웃들을 환대함이 선교이지만,

할 수 있는 한 밖으로의 파견선교도 필요합니다.

오늘 마태복음 말씀은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떠나시며 남기신

최후의 유언이자 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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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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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람 모두가

주님의 제자가,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야 할 선교의 대상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개선주의(凱旋主義)의 선교자세나 우월감의 소산인 시혜의식의 선교는 금물입니다.

다만 하느님의 끝없는 인내와 겸손의 사랑, 그리고 분별의 지혜로,

공존의 평화를 지향하며 복음 선포의 삶에 충실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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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당신 생명과 사랑으로 충만케 하시어

복음 선포의 일꾼으로 세상에 파견하시며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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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내가 세상 끝날 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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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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