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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20 조회수847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


복음: 루카 12,13-21





예수를 무덤에 안장함


카라바죠 작, (1602-1603),  바티칸 박물관 회화관


     <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

         

서울시 글짓기 대회에서 1등을 한 구로초등학교 3학년 용욱이의 글입니다.

 

사랑하는 예수님 안녕하세요? 저는 구로동에 사는 용욱이예요. 구로 초등학교 3학년이구요. 우리는 벌집에 살아요. 벌집이 무엇인지 예수님은 잘 아시지요? 한 울타리에 55가구가 사는데요. 방문에 1, 2, 3, 4, 5... 이렇게 번호가 써 있어요. 우리 집은 32호예요. 화장실은 동네 공중변소를 쓰는데, 아침에는 줄을 길게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해요. 줄을 설 때마다 저는 21호에 사는 순희 보기가 부끄러워, 못 본 척 하거나 참았다가 학교 화장실에 가기도 해요.

우리 식구는 외할머니와 엄마, 여동생 용숙이랑 4식구가 살아요. 우리 방은 할머니 말씀대로 라면박스만해서 4식구가 다 같이 잠을 잘 수가 없어요. 그래서 엄마는 구로2동에 있는 술집에서 주무시고 새벽에 오셔요. 할머니는 운이 좋아야 한 달에 두 번 정도 취로사업장에 가서 일을 하시고 있어요. 아빠는 청송교도소에 계시는데 엄마는 우리보고 죽었다고 말해요.

예수님, 우리는 참 가난해요. 그래서 동회에서 구호양식을 주는데도 도시락 못 싸 가는 날이 더 많아요. 엄마는 술을 많이 먹어서 간이 나쁘다는데도 매일 술 취해서 어린애 마냥 엉엉 우시길 잘하고 우리를 보고 이 애물단지들아! 왜 태어났니... 같이 죽어버리자고 하실 때가 많아요.

지난 4월 달 부활절날 제가 엄마 때문에 회개하면서 운 것 예수님은 보셨죠? 저는 예수님이 제 죄 때문에 돌아가셨다는 말을 정말로 이해 못했거든요. 저는 죄가 통 없는 사람인줄만 알았던 거예요. 그런데 그 날은 제가 죄인인 것을 알았어요. 저는 친구들이 우리 엄마보고 술집 작부라고 하는 말을 듣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구요. 매일 술 먹고 주정하면서 다 같이 죽자고 하는 엄마가 얼마나 미웠는지 아시죠?

지난 부활절날 저는 엄마 미워했던 거 용서해주세요라고 예수님께 기도했는데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피 흘리시는 모습으로 용욱아 내가 너를 용서한다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서 저는 그만 와락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어요. 그 날 성당에서 찐 계란 두 개를 부활절 선물로 주시길래 집에 갖고 와서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드리면서 생전처음으로 전도를 했어요. 예수님을 믿으면 구원을 받는다구요.

몸이 아파서 누워계시던 엄마는 화를 내시면서 , 구원만 받아서 사냐하시면서 집주인이 전세금 50만원에 월세 3만원을 더 올려달라고 하는데, 예수님이 구원만 말고 50만원만 주시면 네가 예수를 믿지 말라고 해도 믿겠다하시지 않겠어요. 저는 엄마가 예수님을 믿겠다는 말이 신이 나서 기도한 거 예수님은 아시지요? 학교 갔다 집에 올 때도 몰래 교회에 들어가서 기도했잖아요. 근데 마침 어린이날 기념 글짓기 대회가 덕수궁에서 있다면서 우리 담임선생님께서 저를 뽑아서 보내 주셨어요.

저는 청송에 계신 아버지와 서초동에서 꽃가게를 하면서 행복하게 살던 때 얘기를 그리워하면서 불행한 지금의 상황을 썼거든요. 청송에 계신 아버지도 어린이날에는 그 때를 분명히 그리워하시고 계실 테니 엄마도 술 취하지 말고 희망을 갖고 살아주면 좋겠다고 썼어요.

예수님, 그 날 제가 1등 상을 타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아시지요? 그 날 엄마는 너무 몸이 아파서 술도 못 드시고 울지도 못하셨어요. 그런데 그 날 저녁에 뜻밖의 손님이 찾아 오셨어요. 글짓기의 심사위원장을 맡으신 노 할아버지 동화작가 선생님이 물어 물어 저희 집에 오신 거예요. 대접할게 하나도 없다고 할머니는 급히 동네 구멍가게에 가셔서 사이다 한 병을 사오셨어요. 할아버지는 엄마에게 똑똑한 아들을 두었으니 힘을 내라고 위로해 주셨어요. 엄마는 눈물만 줄줄 흘리면서 엄마가 일하는 술집에 내려가시면 약주라도 한잔 대접하겠다고 하니까 그 할아버지는 자신이 지으신 동화책 다섯 권을 놓고 돌아가셨어요.

저는 밤늦게까지 할아버지께서 지으신 동화책을 읽다가 깜짝 놀랐어요.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책갈피에서 흰봉투 하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펴보니 생전 처음 보는 수표가 아니겠어요. 엄마에게 보여 드렸더니 엄마도 깜짝 놀라시며 세상에 이럴수가... 이렇게 고마운 분이 계시다니말씀하시다가 눈물을 흘리셨어요.

저는 마음속으로 할아버지께서 가져 오셨지만 사실은 예수님께서 주신 거예요라고 말하는데, 엄마도 그런 내 마음을 아셨는지 얘 용욱아 예수님이 구원만 주신 것이 아니라 50만원도 주셨구나라고 우시면서 말씀하시는 거예요. 할머니도 우시고 저도 감사의 눈물이 나왔어요. 동생 용숙이도 괜히 따라 울면서 오빠, 그럼 우리 안 쫓겨나구 여기서 계속 사는 거야?” 말했어요.

너무나 신기한 일이 주일날 또 벌어졌어요. 엄마가 주일날 성당에 가겠다고 화장을 엷게 하시고 나선 것이에요. 미사에 가신 엄마가 얼마나 우셨는지 두 눈이 솔방울 만해 가지고 집에 오셨더라구요.

나는 엄마가 오셨길래 또 같이 죽자고 하면 어떻게 하나 겁을 먹고 있는데 용욱아, 그 할아버지한테 빨리 편지 써. 엄마가 죽지 않고 열심히 벌어서 주신 돈을 꼭 갚아 드린다고 말이야라고 하는 게 아니겠어요. 저는 엄마가 저렇게 변하신 것이 참으로 신기하고 감사했어요.

고마우신 예수님, 참 좋으신 예수님 감사합니다. 할아버지께서 사랑으로 주신 수표는 제가 커서 꼭 갚을께요. 그러니까 제가 어른이 될 때까지 동화 할아버지께서 건강하게 사시도록 예수님이 돌봐주세요. 이것만은 꼭 약속해 주세요. 예수님, 너무나 좋으신 예수님 이 세상에서 최고의 예수님을 용욱이가 찬양합니다.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용욱이 드림

 

용욱이는 가난하지만 하느님의 섭리를 피부로 느끼며 사는 아이입니다. 돈만 알았던 어머니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착한 아이인 것입니다. 이런 아이가 세상에 물들지 않기만 바랄 뿐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라고 말씀하시며 재산을 모아놓는 것에 대한 어리석음에 대해 부유한 사람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오늘 죽는 줄도 모르고 창고를 늘리는 부자.

작년, 분노왕이란 프로 11화에 꽃뱀에게 빠져 아버지가 자수성가해서 모은 돈 80억을 다 날려버리고 빈털터리가 된 사연이 방영되었었습니다. 그 여자를 믿고 통장과 인감도장까지 모두 맡겼었던 것입니다. 그 여자는 한 건물을 사기는 했지만, 그 건물을 담보로 엄청난 돈을 대출받아 돈을 다 빼 돌린 것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가족과도 헤어지고 행려자 생활을 오랫동안 해야 했습니다. 본인이 탐욕을 부렸으면서 왜 분노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항상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다.”

 

하느님의 섭리는 가난할 때 더 명확히 드러납니다. 전기세가 없거나, 기름이 떨어졌거나, 쌀이 떨어졌을 때. 저도 중학교 때 학교에서 주는 장학금 5만원을 타 온 적이 있습니다. 어머니는 나중에서야 그 때 마침 쌀이 딱 떨어졌을 때였다고 하셨습니다. 부유하다면 어떻게 이런 하느님의 섭리를 느끼며 살 수 있겠습니까?

켈커타의 사랑의 선교회 모원에 사는 300여명의 수련 수녀들이 음식이 없어 모두 굶게 생긴 일이 있었습니다. 주방 담당 수녀는 마더 데레사에게 사정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는 마더 데레사가 몇몇의 후원자들에게 전화를 해서 도와달라고 할 줄 알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마더 데레사는 여러 사람을 만나는 중이었으며 그 어린 수녀에게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자매가 이번 주 주방 담당인가요? 그렇다면 경당에 들어가서 예수님께 먹을 것이 없다고 말씀드리세요. 그 문제는 해결됐군요.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지요.”

그리고 십 분 후 현관 초인종이 울렸고, 처음 보는 어떤 남자가 서류철을 들고 마더 데레사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수녀님을 보자 그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데레사 수녀님, 공립학교 교사들이 파업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지금 막 들어왔습니다. 수업이 취소되어서 7,000개의 점심 도시락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도시락을 처리하게 도와주시겠습니까?”

 

탐욕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하느님께서 항상 보살펴 주신다는 그 섭리를 믿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단 한 순간만이라도 돈이라는 걱정에서 벗어나, 내일 걱정은 내일 하며 살아가는 자유로움을 느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과 돈, 두 주인을 섬길 수 없습니다.

 









 
 

  오산 성당 홈페이지: http://cafe.daum.net/ca-o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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