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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탐욕의 치유 -탐욕, 두려움, 믿음- 2013.10.21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21 조회수642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3.10.21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로마4,20-25 루카12,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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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치유 -탐욕, 두려움,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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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불치병과도 같은 ‘탐욕’입니다.

세상에 탐욕 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탐욕의 인간'이라 정의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나이 들어 갈수록 줄어드는 집착이 아니라 갈수록 강해지는 집착입니다.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붙잡고 있는

목숨에 대한 집착, 재물(돈)에 대한 집착, 건강에 대한 집착, 밥에 대한 집착 등

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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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요해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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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엄중한 경고 말씀입니다.

탐욕 앞에서는 지성도, 이성도, 학식도 무력합니다.

심지어 탐욕에 빠져 패가망신하거나 목숨을 잃는 이들도 많습니다.

탐욕에 빠져 중독되면 백약이 무효입니다.

참으로 사람을 어리석게, 추하게 하는 탐욕입니다.

무욕의 지혜요, 무욕의 아름다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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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에 대한 치유의 처방은 없을까요?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있지 않고 하느님께 달려있습니다.

바로 탐욕에 대한 치유의 처방은 하느님께 달려있음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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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근원을 살피는 것이 긴요합니다.

바로 두려움이 탐욕의 근원입니다.

두려움에 포위되어 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 병에 대한 두려움, 실직에 대한 두려움,

노년에 대한 두려움, 목숨에 대한 두려움, 재물에 대한 두려움 등 끝이 없습니다.

이런 두려움 때문에 자기를 보호하고 방어하게 위해 자연스럽게 작동되는 탐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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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을 마냥 부정적으로 볼 수 없습니다.

가난하고 약하고 부족한 결핍된 인간 조건상 필연적으로 따라 붙는 탐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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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탐욕은 경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무한한 탐욕입니다.

최소한도의 의식주에 만족하는 탐욕이라면 문제가 없겠는데

끝없는 탐욕에 따른 빈부의 양극화가 오늘날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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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의 어리석은 부자는 우리 모두의 모습입니다.

여기서 제외될 자 거의 없습니다.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둔 부유한 이의 독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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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야겠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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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생각에 완전히 갇힌 현실주의자의 고백입니다.

하느님이 통째로 빠진 육적 삶의 전형입니다.

미래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이 이렇게 곳간에 재물을 쌓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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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개입이 적절합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의 차지가 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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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부자뿐 아니라

오늘날

자기 곳간에 재물을 쌓아두는 모든 부자들에게 회개를 촉구하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 부유하지 못한, 역설적으로 참 가난한 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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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치유는 탐욕의 뿌리인 두려움의 치유에 있습니다.

이 원초적 두려움의 감정을 치유할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느님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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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성서에 무수히 나오는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함께 하시는 주님께 대한 믿음이 두려움을 없애주고 이어 탐욕에서 자유롭게 합니다.

무욕의 지혜롭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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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믿음의 모범이 아브라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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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은 불신으로 하느님의 약속을 의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믿음으로 더욱 굳세어져서 하느님을 찬양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약속하신 것을 능히 이루실 수 있다고 확신하였습니다.

바로 그 때문이 ‘하느님께서 그 믿음을 의로움으로 인정 해 주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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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아브라함은 믿음의 사람, 무욕의 사람이었습니다.

믿음으로 모든 두려움을 몰아낸 분이었습니다.

미지의 땅으로 떠나라는 주님의 명령에

즉각 순종한 아브라함(창세12,1-4ㄱ)에게서 그의 굳건한 믿음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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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조카 룻에게 좋아 보이는 땅을 양보한 예(창세13,8-12)에서

재물에 대한 그의 무집착의 믿음을,

이사악을 하느님께 제물로 봉헌(창세22.1-19)한 데서

자식에 대한 그의 무집착의 믿음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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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아브라함은 백 칠십년을 살았다.

아브라함은 백발이 되도록 천수를 누렸다.’(창세25,7-8) 라는

구절에서 목숨에 대한 집착 없이 평화로이 죽음을 맞이한 아브라함의 믿음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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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하느님께 대한 철석같은 믿음으로 두려움을 극복했기에

탐욕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아브라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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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에서 기인하는 탐욕의 병은 하느님 믿음만이 치유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배 열매는 익을수록 둥글고 꼭지도 잘 떨어집니다.

우리의 믿음 역시 하느님의 은총으로 익어갈수록

우리의 존재도 사랑으로 둥글게 되고 집착의 꼭지도 잘 떨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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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통해 선사되는 믿음의 은총이

두려움을 몰아내고 탐욕에서 자유롭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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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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