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깨어있음’ 예찬 - 2013.10.22 연중 제29주간 화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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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명준 | 작성일2013-10-22 | 조회수447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2013.10.22 연중 제29주간 화요일, 로마5,12.15ㄴ.17-19.20ㄴ-21 루카12,35-38 . ‘깨어있음’ 예찬
. 매일매일 온 누리를 환히 밝히며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이 놀라운 기적입니다. 매일매일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처럼 사는 이들이 깨어있는 사람들입니다. 주변을 환히 밝히는 깨어있는 사람들입니다. . 아침성무일도 시 로마서 독서입니다. “여러분이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가 왔습니다. 밤이 거의 새어 낮이 가까웠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언제나 대낮으로 생각하고 단정하게 살아갑시다.”(로마13,11ㄴ.12.13ㄴ).
. 성 아오스팅을 회심으로 이끈 구절입니다. 과연 지금 여기 깨어 사는 영혼들은 얼마나 될까요? 많이 살고 적게 살고가 아니라 깨어 사느냐가 문제입니다.
. 깨어있을 때 아름답습니다. 깨어있을 때 자유롭습니다. 진정 깨어 있을 때 살아있다 할 수 있습니다. . 전 번 주일 인용했던 시를 다시 나눕니다. 계속 피고 지는 수도원 안뜰의 노란 작은 국화꽃들이 별 같습니다.
. -땅위/무수히 떠오른/노란 작은 들국화 꽃무리들
아/꽃이 별이다/땅이 하늘이다
땅에서도/하늘로/하늘의 별로 살 수 있겠다.-
. 미사 중 형제자매들의 환히 빛나는 얼굴들이 순간 사랑의 꽃, 사랑의 별로 보였습니다. 깨어있을 때 누구나 환히 빛나는 사랑의 꽃, 사랑의 별이 됨을 깨닫습니다. . 오늘은 ‘깨어있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묵상입니다.
. 첫째, 깨어있음은 침묵입니다.
. 활짝 열려있는 빛나는 침묵이 깨어있음입니다. 이런 깨어있는 침묵은 그대로 기도입니다. 안팎으로 시끄러우면 주님이 얼마나 좋은지 맛보고 깨달을 수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실재를 체험하지 못합니다. 깨어있어야 주님의 현존을 체험합니다. 주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고 주님의 향기를 맡을 수 있습니다. . 둘째, 깨어있음은 기다림입니다.
. 기다림의 대상이 깨어있게 하는 동력입니다. 깨어 준비하며 주님을 기다릴 때 제대로 항구히 깨어있을 수 있습니다. 새벽을 기다리는 파수꾼보다 주님을 기다리는 깨어있는 영혼들입니다. .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놓고 있어라.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 이렇게 깨어 주님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 언제 주님이 도래하실지 모르니 늘 영혼의 등불 환히 켜놓고 깨어 기다리는 사람들이 진정 행복한 사람입니다. 깨어 기다리다가 주님을 맞이하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이요, 주님은 우리 곁에 오셔서 말씀과 성체를 대접하며 시중들 드십니다.
. 셋째, 깨어있음은 깨끗함입니다.
. 깨어있어 집중되어 있을 때 주변에 환히 열려 있을 때 깨끗하고 진실하고 단순한 마음입니다. 깨어있는 영혼들에겐 어둠이나 더러움이 없기에 순수함으로 환히 빛납니다. .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 사랑으로 깨어 있을 때 깨끗한 마음이요 이런 마음 깨끗한 관상가들이 하느님을 봅니다. 하느님을 체험할 때 더욱 깨어있게 되고 깨끗한 마음이 됩니다. 깨어있음과 마음 깨끗함은 함께 갑니다.
. 넷째, 깨어있음은 깨달음입니다.
. 깨어있을 때 깨달음의 은총입니다. 마음의 눈이 열려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봅니다. 하느님의 선물로 가득한 세상을 봄으로 저절로 찬미와 감사의 응답을 드립니다. 죄가 많아진 세상에 은총이 충만히 내렸음을 봅니다. . 1독서 로마서의 사도 바오로는 진정 깨달음의 사람입니다. 믿음의 눈이 활짝 열려 은총과 의로움의 선물을 충만히 받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을 통하여 풍성한 생명을 누리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바로 이게 깨달음의 축복입니다. 얼마나 풍성한 생명을 누리고 있는지 깨닫게 해주는 깨어있음의 은총입니다. 역시 깨어있음과 깨달음은 함께 갑니다.
. 다섯째, 깨어있음은 훈련입니다.
. 영성생활의 궁극 목표는 깨어있음입니다. 종파를 초월하여 모든 영성가들이 일치하는 목표입니다. . 하여 우리의 모든 수행도 깨어있음을 목표로 합니다. 늘 깨어 살기 위한 항구한 영성훈련이 절대적입니다. 우리가 항구히 규칙적으로 평생 매일 끊임없이 죽을 때까지 바치는 성무일도와 미사 역시 깨어있음의 훈련입니다. 사실 깨어있음에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기도보다 더 좋은 훈련은 없습니다. . 끊임없이 바치는 기도나 다양한 묵상 방법 역시 모두 깨어있음을 목표로 합니다. 이래야 비로소 성령에 따른 영적 삶입니다. 이런 영성훈련을 소홀히 할 때 마음은 무디어지고 영혼의 빛은 점차 어두워집니다. 영혼은 사라지고 육신만, 육적 삶만 남게 됩니다.
.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깨어 기다리다가 당신을 찬미로 맞이하는 우리 모두에게 풍성한 축복을 내려주십니다. .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내 안의 모든 것도 거룩하신 그 이름 찬미하여라.”(시편103,1).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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