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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변화의 불을 지펴 평화를/신앙의 해[337]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24 조회수374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림 : 전주 교구 진안 성당

세상은 다양해져 그만큼 사는 게 복잡해졌다. 해야 할 일, 만나야 할 이도 많아 혼자서는 살 수 없게 되었다. 생활은 분명 예전 같지 않다. 모임과 단체가 많고 의무 사항도 늘어 가끔은 이게 정말 해야 할 일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본질’이 아닌 포장만이 요란하기도하다. 알맹이가 빈약하기 때문인가? 그래서 당연히 평화와 기쁨을 주지 못하고 권태와 불안에 휘말릴 뿐이다. 이럴 때는 돌아서야 할 게다. ‘어둡고 습한 길’을 걸어야 할 이유가 굳이? 미련과 ‘망설임’은 서서히 불태워야 하리라.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내가 받아야 하는 세례가 있다. 이 일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 내가 얼마나 짓눌릴 것인가?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루카 12,49-51) 

한순간이라도 불꽃처럼 살아 본 적이 있는지? 교회와 세상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시간과 정열을 바쳐 본 적은? 누군가를 위해서, 그것이 단 한 사람일지라도 온전히 나를 내어 주는 사랑을 해 본 적이 정말 있는지? 가슴이 아니라 눈에만 불을 켜고, 그것도 오직 자신만을 위해 산다면 우리 인생이 얼마나 허무할까? 자신과 우리 모두를 삼키는 하느님 사랑의 불꽃, 인생에서 단 한 순간만이라도 이런 불꽃이 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이 지상에서 하느님과 하나 된 그분 영광 드러냄의 순간일 게다.  

주님은 분명 불을 지르러 오셨단다. 불은 어지러운 세상을 정화하는 역할을 하리라. 타오르는 불은 주님과 세상의 것을 걸러 낼 게다. 주님을 따르는 이는 세상에 대해서는 죽고, 주님 품에서 영영 산다. 주님의 이름으로 받은 게 곧 불의 세례이니까.

믿음의 본질은 ‘신뢰’에 있다. 주님을 믿고 따르는 행동이다.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좋은 쪽으로 이끌어 주신다는 희망이다. 필요한 모임이라도 ‘이 사실’을 방해한다면 접어야 한다. 중요한 이라도 그분 사랑에 방해자로 걸림돌이라면 눈 딱 감고 달리 처신하자. 예수님은 가족도 엄밀히 말해 박해자가 될 수 있단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렇다. 그 불은 분명 ‘변화의 불’이다. 세상이 바뀌는 게 아닌 ‘내가 바뀌는’ 내면에 자리한 변화이다. 그리하여 바뀐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될 게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 모두도 누구나 가족에 대해선 그 무엇보다도 마음으로 통하는 혈육의 정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걸 승화하라신다. 되레 그게 주님께로 가는 데 방해가 되니, 그리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다. 그러기에 맞서라는 거다. 싸우고 투쟁하라는 건 아니다. 변화의 불을 지펴 ‘집착의 끈’을 놓으라는 말씀이다. 그리하여 그 불로 평화를 찾으라신다. 그게 당신 사랑이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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