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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맞지 않아도 되는 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24 조회수729 추천수9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


복음: 루카 12,54-59






하느님의 아들이며 말씀이신 그리스도


(1540-1550), 모스크바 크레믈린 Cathedral of the Sleeper


     < 맞지 않아도 되는 매 >

         

몇 년 전에 수단에서 선교하다가 휴가차 한국에 들어온 신부님이 공항을 통과하는데 얼마나 애를 먹었었는지 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때는 신종플루가 한창 유행할 때였습니다. 저도 그 때 휴가차 한국에 들어왔었는데, 공항에서 일일이 체온을 재는 것을 통과해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그 신부님은 본의 아니게 신종플루 의심환자로 지명을 받아 공항에서 오랜 검사를 받아야 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수단에서 케냐로 나오는 비행기에는 에어컨이 없어서 그 안이 찜통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견디기 힘든 더위 속에 있다가, 케냐에서 한국으로 오는 대한항공엔 에어컨이 너무 잘 나와 비행기 안에서 그만 감기가 들어버린 것입니다. 콧물이 자꾸 나와 훌쩍거리니 승무원들이 보며 신종플루 의심환자로 신고한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때도 이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성경에 하느님 나라에는 어떠한 불완전한 것도, 어떠한 더러운 것도 들어올 수 없다고 합니다(계시 21,27). 그렇게 거룩했던 세례자 요한까지도 하늘나라의 가장 작은 사람보다도 못하다고 합니다. 이는 완전히 완전해지지 않으면 절대 들어갈 수 없는 나라가 하느님나라라는 뜻입니다. 더러운 것은 다른 것도 더럽히고, 마치 하와가 자신의 죄를 아담에게 옮겼듯이 죄는 다른 이를 죄짓게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시대의 징조를 풀이할 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 하시며, 어떤 사람이 재판관 앞으로 향하는 장면을 이야기합니다. 즉 구름이 서쪽에서 올라오는 것을 보면 곧 비가 올 것을 알고 빨래를 걷고 널어놓은 것들을 치우는 등의 대처를 하고, 또 남풍이 불면 더워질 것을 알아 그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처럼, 자신을 고소한 사람과 재판관 앞까지 가기 전에 그와 함께 합의를 보라고 합니다. 만약 합의를 보지 못하면 결국 감옥에 갇히고 마지막 한 닢까지 갚지 않으면 절대 그곳에서 나올 수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감옥은 마지막 한 닢을 갚을 수 있다면 나올 수 있는 감옥을 의미합니다. 즉 지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바로 마지막까지 해결하지 못한 죄가 있다면 연옥에서 그 보속을 다 할 때까지 결코 나올 수 없으리란 해석밖에 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감옥에 갇히기 싫다면, 심판관 앞까지 도달하기 전에 미리 합의를 해야 하는 것처럼, 죽기 전까지 자신의 모든 죄를 미리 깨끗이 씻고 보속을 최대한 다 해서 연옥생활을 되도록 하지 말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왜 당하지 않아도 되는 고통을 아무 대책도 없이 당해야 하겠습니까?

 

이태리에서 교구차로 굴리던 오래된 라노스를 폐차해야 할 때가 왔었습니다. 그 때 여러 서류들을 준비했어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그 차에 관련된 모든 공납금을 다 냈다는 증서가 필요했습니다. 즉 딱지 떼여 돈을 내지 않은 것이 있어서도 안 되고, 세금이 밀린 것이 있어서도 안 됩니다. 만약 그런 것이 있으면 먼저 그것이 해결될 때까지 절대 차를 폐차시켜주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하늘나라 들어가기에 부족한 면이 있다면 반드시 그 값을 치러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불완전한 것이 있다면 심판관 앞에 다다르기 전에 모든 보속을 치르는 것이 현명합니다. 왜냐하면 연옥의 고통은 그렇게 간과해버릴 간단한 고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 아우구스티노와 성 치릴로는 이렇게 연옥의 고통을 이렇게 말합니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괴로움을 한데 합친 것보다 연옥의 아주 미소한 괴로움이 더 혹독합니다.”

 

저는 그래서 비르짓다의 7기도를 바칩니다. 예수님의 피 흘리심을 묵상하며, 하루에 7방울씩을 보속하는 것입니다. 성녀에게 내려주신 이 기도를 12년 동안 매일 바치면 연옥에 가지 않는다는 약속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벌써 그것을 바친 지가 여러 해가 지났습니다. 기복신앙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전 죽기 전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해결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도를 많은 이에게 추천했지만, 끝까지 하는 사람은 아직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신자라고 해도 연옥의 고통에 대해 그렇게 심각하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세상 모든 고통을 합친 것보다 크다고 하는데도 말입니다.

전대사를 받거나 죽기 직전에 병자성사와 전대사를 받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아니면 사랑의 실천이나, 기도와 희생으로 나의 잘못들을 최대한 보속하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연옥이 하늘나라를 위해 거쳐야하는 곳이기는 하지만, 굳이 맞지 않아도 되는 매를 맞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우리도 시대의 징조를 안다면, 대비할 줄도 아는 것이 현명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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