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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우물쭈물하다가는/신앙의 해[33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25 조회수437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림 : 군종 교구 전진 성당

예전에 본 프랑스 영화 ‘빠삐용(Papillon)’의 내용이다. 살인 누명을 쓰고 절해고도(絶海孤島)의 감옥에 갇힌 그는 그곳에서 탈출하다가 또 붙잡힌다. 꿈속에서 ‘나는 무죄다. 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라는 항변에 판사는 그에게 말했다. “너는 살인죄로 기소된 게 아닌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흉악한 죄다. 너는 네 인생을 낭비한 죄로 기소되었다.” 이 말을 들은 빠삐용은 유죄임을 인정하고 무릎을 꿇는다.

‘예수님께서 군중에게도 말씀하셨다. “너희는 구름이 서쪽에서 올라오는 것을 보면 곧 ‘비가 오겠다.’ 하고 말한다. 과연 그대로 된다. 또 남풍이 불면 ‘더워지겠다.’ 하고 말한다. 과연 그대로 된다.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루카 12,54-56)’ 

예수님은 날씨가 어떠할지 알아보는 게 아닌 하느님의 뜻을 아는 게 더 중요하단다. 당신께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음을 여러 징표로 보여 주셨지만 군중은 아직도 깨닫지 못했던 게다. 더욱 안타까운 건, 주님을 거부함으로써 그들의 멸망이 곧 닥치게 되리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고 촉구하시면서 길지 않는 인생이기에 더 늦기 전에 바로 회개하라신다.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내일의 날씨는 예측하면서 ‘내일의 삶’은 왜 덮느냐는 거다. 재물이 앞날을 해결하는 건 아니다. 우리 곁에는 돈과 물질이 넘쳐 나고 있지만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른다. 너무나 많은 이들이 애정 결핍 속에 산다. 하지만 그게 답이 아니다. 갈증만 심해질 뿐이다. ‘사랑하는 삶’이 정상적인 길이요, 그 삶은 화해로 시작된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영국의 유명한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는 생전에 자기 묘비에 새길 말을 이렇게 정해 놓았단다. “내 인생, 우물쭈물하다가 이럴 줄 알았지.(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우리 역시 이런저런 이유와 핑계를 대며 지금 여기서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는 경우가 있다. 인생을 낭비하면 결국은 후회하리라. 하느님께서 주신 소중한 인생살이에서 주님을 몰라보고 지내는 것만큼 후회스러운 일은 없을 게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누구나 현실에 안주하려 든다. 보이는 것만 따르려 한다. 그러나 삶에는 ‘보이지 않는’게 훨씬 더 많다. 깨달음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것이 참 많다. 사랑도 어쩜 깨달음이다. 아픔 없이 이 깨달음에 어찌 도달할 수 있으랴? 치유의 지름길은 사랑이라는 삶이다. 자주 만나는 이웃에게 먼저 실천해야 할 게다. 우물쭈물하다가는 정녕 너도 나도 다 떠난다. 시대의 뜻은 지금 당장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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