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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작은 겨자씨와 부풀은 누룩/신앙의 해[342]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29 조회수601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림 :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영국 출신으로 명성을 떨친 찰리 채플린은 젊은 시절 철공소에서 일했다. 어느 날 사장은 그에게 빵을 사다 달라는 심부름을 시켰는데 그는 사장에게 빵과 함께 포도주 한 병이 들어 있는 봉투를 내밀었다. ‘여보게, 이게 웬 건가?’라고 사장이 묻자 그가 대답했다. “사장님께서 일이 끝난 다음에 언제나 포도주를 드시면서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 포도주가 떨어진 것 같았습니다.”

그 뒤 사장은 채플린의 월급을 올려 주었을 뿐 아니라 완전히 다른 태도로 그를 대했단다. 그는 남들이 무심코 지나친 것을 세심히 살피고 필요한 것을 채우는 데 성실했던 거다. 이렇게 작은 일에도 충실한 그이었기에 세계적인 배우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시작은 너무나 작고 보잘것없는데 결과는 정말 놀랍기 그지없다.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하느님 나라는 무엇과 같을까? 그 나라는 작은 겨자씨와 같다.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정원에 심었더니 자라서 큰 나무가 되어 하늘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였다.” 그분께서 다시 이르셨다. “그분 나라는 또 누룩과 같다. 그것을 밀가루 서 말 속에 넣었더니 온통 크게 부풀어 올랐다.”(루카 13,18-21 요약)' 

세상에서 출세하고 성공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있다. 그것은 ‘삶의 기본’을 충실히 지키는 거다. 삶의 기본은 자신과 인연을 맺고 있는 가장 가까운 이에 대하여 사랑과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삶에 운명처럼 엮여 있는 이들을 끝까지 믿고 이해하며 사는 이들을 두고 삶의 기본에 충실하다고 할 수 있을 게다.

주위에 성공하고 출세했다는 이들, 그들이 정말 성공한 이들인지? 참으로 많은 이들이 사회적으로 남부럽지 않게 재산을 모으고 성공을 했지만, 가족이나 가까운 이들에게 신뢰받지 못하고 사랑의 관계가 깨어져 있다. 이렇게 삶의 기본이 무너져 있으면 겉으로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걸 잃은 삶이나 전혀 다를 바 없다.

우리 신앙인에게 주어진 것은 믿음을 가꾸어 성장시켜 하느님 나라를 이루어야 할 게다. 비록 세상에서는 가진 게 없고, 한평생 아무것도 제대로 이루어 놓은 게 없다손 해도, 운명처럼 만난 이들과 신뢰를 잃지 않고 서로 사랑하며 살았다면, 참으로 아름답고 복된 삶을 살았으리라. 하느님 나라는 바로 이런 삶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겨자씨만 한 작은 씨앗도 그 안에는 하느님의 엄청난 사랑이 숨어 있다. 그러니 꾸준하게 잘 가꾸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놀라운 변화’를 선물할 게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내 것이라고만 여긴다면 심지 않은 겨자씨에 불과한 삶이리라. 그렇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주님과 함께 부풀은 누룩의 삶을 살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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