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29 조회수532 추천수4 반대(0)

어제는 동창모임이 있었습니다. 동창신부님은 개를 한 마리 키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개의 이름이 희망이었습니다. 10년 이상을 교정사목을 했던 동창입니다. 본인도 암 투병을 했었습니다. 교도소에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은 갇힌 감옥에서 잘 지낼 수 있는 위로와 힘이 될 것입니다. 암 투병을 하는 사람에게 희망은 병을 이길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동창신부는 늘 희망을 보았고, 그래서 개의 이름도 희망으로 정한 것 같습니다 

악마가 사람들을 하느님께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유혹 중에 나는 안 돼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유다와 베드로는 예수님을 배반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달랐습니다. 유다는 절망 하였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목숨을 버렸습니다. 하지만 베드로는 희망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회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베드로를 용서해 주셨고, 평화를 주셨습니다 

의사들도 이야기합니다. 본인이 희망을 가지고 치료를 받는 환자와 좌절과 두려움을 가지고 치료를 받는 환자는 분명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희망을 가진 환자는 약의 효과도 더 좋고, 상태가 쉽게 호전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걱정과 두려움에 가득한 환자는 약의 효과도 적고, 치료하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의사의 처방은 희망과 함께 할 때 더 큰 효과를 낸다고 합니다 

2005년도에 캐나다에서 처음 지낼 때였습니다. 114일에 갔는데 벌써 추웠습니다. 아는 사람도 없는 낯선 곳에서 지내는데 두려움과 걱정이 있었습니다. 뜻하지 않게 통풍이 생겼습니다. 잘 걷지도 못하고, 먹는 것도 한국과는 다르고, 말도 잘 통하지 않았습니다. 하루하루 힘들게 지내던 어느 날 한국에서 잘 알던 교우를 만났습니다. 그분은 저보다 6개월 전에 캐나다로 왔었고 잘 적응해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분을 만나면서 저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나도 저렇게 잘 지낼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생겼습니다. 변한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다만 희망이 생겼을 뿐입니다. 음식이 다른 것도 견딜 수 있었고, 통풍도 치료가 되었고, 말도 조금씩 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가끔씩 사진 앨범을 보곤 합니다. 30년 전의 모습, 20년 전의 모습, 10년 전의 모습, 지금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나는 예전의 나의 모습에서 얼마나 발전했을까? 순수하고, 깨끗했던 모습은 많이 사라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외모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30년 전의 저와 지금의 저는 별개의 사람이 아니라, 시간을 거치면서 계속 이어져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열심히 기도하고,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노력을 했으면 가능성은 현실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만하고,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소홀했으면 가능성은 가능성으로 남아 있거나, 사라졌을 것입니다 

욥기 87절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보잘것없겠지만 나중에는 훌륭하게 될 것일세.” 작은 씨앗은 커다랗게 자라고, 열매를 맺는 것을 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린아이가 자신은 물론 남을 도울 수 있을 만큼 자라는 것도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나라도 이와 비슷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시작은 겨자씨와 같지만 자라서 큰 나무가 되고 새들이 와서 머물 정도가 된다고 하십니다. 누룩과 같아서 부풀어 오르면 맛있는 빵이 된다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안에 감추어졌던 놀라운 가능성을 보았고, 제자들에게 믿음과 사랑을 주셨습니다. 비록 시작은 12명이었지만 지금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은 수많은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박해와 시련이 있었지만 예수님께서 세우신 교회는 인류의 역사와 문화에 커다란 공헌을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조건을 보시고 사랑하신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예수님을 배반했음에도, 다시 악의 유혹에 빠져서 죄를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신앙인들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살 때, 비록 현실은 작고 초라할지라도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큰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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