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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꼴찌가 첫째로 들어간 좁은 문/신앙의 해[343]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30 조회수491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림 : 대구 대교구 계산 성당

산다는 건 수련이다. 불교 용어로는 하나의 큰 ‘도량’이라나. 우리가 비록 수도원에 살지 않아도 아침에 일어나는 것에서부터 저녁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하루 삶이 수련과 어디 다를 바가. 밥을 짓고 청소를 하는 것, 아이들을 키우고 이웃을 만나는 것, 직장과 가정생활도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예수님께서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이는 당신께 와서 당신의 멍에를 메고 배우라고 말씀하신 것도 여기에 있다. 이는 우리의 순간순간이 온유하고 겸손하신 분의 사랑을 배우는 수련이라는 뜻일 게다.

사랑은 저절로 커지지 않는다. 끊임없이 연습해야 클 수 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 싫은 이까지도 품어 주고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사랑 연습이다. 아스팔트 길 위에 위험에 빠진 풀벌레 한 마리라도 풀숲으로 고이 옮겨 주는 것, 누구 발부리에 걸릴까 돌멩이 하나 조용히 제 있을 자리에 옮겨 두는 것, 이 모든 게 사랑 연습일 게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게 사랑의 수련 과정이다. 천국의 문은 좁아서 ‘사랑의 향기’만이 통과할 수 있으니까. 

‘어떤 이가 예수님께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라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보라, 지금은 꼴찌지만 첫째가 되는 이들이 있고, 더더구나 첫째지만 꼴찌가 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루카 13,23-30 요약)’ 

‘천국은 일인용’이라는 말이 있다. 오로지 예수님의 인격을 닮은 이로 그분과 일치된 이만이 들어갈 수 있기에. 우리 안에 주렁주렁 달린 온갖 탐욕들을 떼어 내고 작아지지 않으면, 그리고 깨끗이 정화되지 않으면 그분의 진리에 들어갈 수 없단다.

인간은 이기심과 탐욕으로 말미암아 자신 안에 계실 하느님의 자리를 몰아내 버렸다. 이렇게 해서 본디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우리의 아름다운 모습이 변해 버렸단다. 다른 것들로 채워진 그 자리를 예수님은 다시 하느님으로 채우셨다. 그러한 길이 십자가의 길이요 좁은 문일 게다. 지금 우리 안에는 무엇이 가득 차 있는지?  

신앙의 목적은 구원이요, 온갖 신학 지식도 그것의 안내일 뿐이다. 예수님은 그 길로 좁은 문을 제시한다. 그길로 가는 게 어렵고도 좁은 건 작아지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기에 그런 거란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작아질 수 있을까? 그건 하느님의 위대하심을 묵상하는 데에서 시작될 게다. 그분 앞에서 연약함을 느낄 때 작아질 수 있으니까. 꼴찌가 첫째가 되어 들어간 좁은 문은 그분의 은총을 받은 이만이 드나든다. 많은 죄와 큰 잘못을 언제나 담뿍 가진 우리들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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