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0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30 조회수414 추천수4 반대(0)

오늘은 사제품, 부제품을 받는 신학생들에게 설문지를 나누어 주는 날입니다. 신학교에 입학해서 사제가 되기까지는 군 생활을 포함해서 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내년 2월에 서품식이 있으니 이제 4달 정도 남았습니다. 설문지에 응답하면서 많은 생각들을 할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 아쉬운 마음, 설레는 마음, 두려운 마음이 함께 할 것입니다. 주님의 사랑 안에 사제와 부제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신학교에서 건강, 지식, 성덕을 쌓아온 신학생들은 이제 더 큰 세상에서 자신들의 꿈을 펼쳐 보일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참 오묘한 것임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용문에 살 때의 일입니다. 서울 가려면 용문 역에서 기차를 타게 됩니다. 그때 우연히 어떤 자매님이 제게 서울 가는 길을 물어 보았습니다. 그분은 불교 신자였습니다. 저는 제가 서울 가는 길이기 때문에 제가 타는 기차를 타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명함을 드렸고, 그분은 나중에 제가 사제인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투병 중에 있는 남편과 함께 수련장을 찾아왔습니다. 가족들 모두는 천주교 신자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남편을 위해서 기도 드렸고, 집으로 방문해서 축성을 해 드렸습니다. 천주교 신자가 아님에도 그분들은 저의 도움을 청하였습니다. 저는 기쁜 마음으로 함께 했습니다. 용문에서 서울로 온지 2달이 되었습니다. 어제 저는 그 자매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남편께서 대세를 받고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합니다. 천주교식으로 장례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저는 기꺼이 장례미사를 해 드리겠다고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기차역에서 만나는 짧은 인연을 통해서 한 영혼을 받아 주셨고, 그 가족들도 신앙 안에서 살 수 있도록 인도해 주셨습니다 

예전에 맹인가수 이용복씨가 부른 노래가 있습니다. 제목은 어린 시절입니다.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에 눈사람처럼 커지고 싶던 그 마음 내 마음. 아름다운 시절은 꽃잎처럼 흩어져 다시 올 수 없지만 잊을 수는 없어라.” 하느님 나라는 이렇게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고, 추억을 마음에 담고 사는 사람에게는 결코 좁은 문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하늘나라는 사법고시 보듯이 공부를 해서 가는 곳은 아닐 것입니다. 박 태환 선수처럼 월등한 체력과 실력이 있어야 가는 곳은 아닐 것입니다. 삼성이나 현대처럼 엄청난 재력이 있어야 가는 곳도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뛰어나고, 능력이 있고,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더 좁게만 보이는 곳이 하늘나라일지 모릅니다. 하늘을 두려워하며 섬기는 사람, 가족을 사랑하고 돌보며, 이웃과 더불어 평화롭게 지내는 사람에게 하늘나라는 결코 좁은 문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구원의 문을 열수 있는 열쇠는 희생과 나눔입니다. 십자가와 사랑입니다. 믿음과 희망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와 사랑으로 천국 문을 여셨습니다. 믿음과 희망으로 천국 문을 여셨습니다. 희생과 나눔으로 천국 문을 여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 길은 편하고 좋은 길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그 길은 비록 좁고 험하지만 누구나 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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