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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 꿈 - 2013.11.2 토요일 위령의 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02 조회수431 추천수8 반대(0) 신고

2013.11.2 토요일 위령의 날, 지혜4,7-15 로마6,3-9 마태2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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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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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모든 성인의 날(All Saints)이고 오늘은 위령의 날(All Souls)입니다.

천상영혼들인 성인들과 연옥에 있는 영혼들,

그리고 지상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하느님 안에 살아서

함께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고 있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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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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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삶과 직결됩니다.

잘 죽을 수 있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합니다.

죽음을 기억할 때 지금 여기 깨어 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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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die Mihi Cras Tibi(오늘은 나, 내일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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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나라의 공동묘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글귀입니다.

너나없이 겪어야 하는, 누구나에게 공평한 죽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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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tem cotidie ante oculos suspectam habere

(날마다 죽음을 눈앞에 환히 두고 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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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 성 베네딕도의 말씀(성규4,47)입니다.

죽음을 통해 집약되는 결론은 지금 여기에서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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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pe Diem(지금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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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를 살라는 것입니다.

어느 수도형제와의 대화 중 마음에 와 닿은 말마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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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질(質)이 다른 것 같습니다.”

“감(感)이 좋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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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의미심장한 말마디들입니다.

꿈이 없어 무기력하고 무감각합니다.

꿈이 있어야 삽니다.

꿈이 없으면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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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꿈도 많지만 진정한 궁극의 꿈은 하느님 꿈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열정은 바로 하느님 꿈을 상징합니다.

하느님 꿈에서 샘솟는 열정이요 의욕입니다.

바로 이런 하느님 꿈이 성소입니다.

하느님 꿈이 생생할 때 영원한 젊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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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답송 후렴, 주님의 나의 빛, 나의 구원이란 말씀은

바로 하느님은 나의 꿈이라는 고백입니다.

하느님 꿈이 우리를 살게 하는 힘입니다.

하느님 꿈이 생생할 때 질(質) 좋은 삶, 감(感) 좋은 삶입니다.

오늘은 하느님 꿈과 삶에 대한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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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하느님 꿈이 있을 때 깨어있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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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오늘 복음의 슬기로운 다섯 처녀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하느님 꿈의 기름이 충분했기에 깨어 있다가 주님을 맞이했습니다.

반면 어리석은 다섯 처녀들은

하느님 꿈의 기름이 부족했기에 주님을 맞이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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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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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꿈이 없었기에 주님을 몰랐고, 주님 또한 이들을 알지 못했습니다.

하느님 꿈을 지닐 저절로 깨어 있게 됩니다. 깨어 있어야 합니다.

언제 주님이, 죽음이 오실지,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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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에 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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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꿈에 깨어 살다가 임종 전 주님을 영접한 성녀 젤투르다의 임종어가

감동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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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하느님 꿈이 있을 때 무집착의 초연한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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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1독서 지혜서의 의인이 하느님 꿈을 지닌 사람입니다.

늘 하느님 꿈을 지니고 살았기에 무집착의 초연한 삶입니다.

하느님은 얼마나 살았느냐의 삶의 양이 아닌 어떻게 살았느냐는 삶의 질을 보십니다.

공자는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했습니다.

공자 역시 하늘 꿈을 지닌 분이었음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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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은 때 이르게 죽더라도 안식을 얻는다.

영예로운 나이는 장수로 결정되지 않고, 살아온 햇수로 셈해지지 않는다.

사람에게는 예지가 백발이고, 티 없는 삶이 곧 원숙한 노년이다.

…짧은 생애 동안 완성에 다다른 그는 오랜 세월을 채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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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꿈을 지니고 깨어 살 때 이런 예지와 티 없는 삶입니다.

세상사에 충실하되 무집착의 초연한 자유로운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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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하느님 꿈이 있을 때 늘 새로운 시작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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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우리의 꿈이 될 때 늘 새로운 시작입니다.

바로 세례성사를 통해 늘 죽음과 부활의 삶을 살게 된 우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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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는 그분의 죽음과 하나 되는 세례를 통하여 그분과 함께 묻혔습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영광을 통하여 죽은 이들 가운데서 되살아나신 것처럼,

우리도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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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성사 안에 현존하시는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바로 우리의 영원한 꿈이신 하느님이신 그리스도와 함께 살 때

늘 새로운 부활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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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 모두 복음의 슬기로운 처녀들처럼

하느님 꿈이란 기름 가득 든 영혼의 등불 켜들고 깨어 기다리다가 주님을 맞이하는

복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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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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