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체면이 다가 아니다 /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 성모성당 신부님
작성자김세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03 조회수496 추천수6 반대(0) 신고

 

 

 ,

 

 

연중 제31주일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 루카 19,1-10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는 사랑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인간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품어주시고 조건 없이 받아들이는 모양으로 드러납니다. 그리고 이 사랑의 경험이 회개의 은총에로 인도합니다. 따라서 이 시간 먼저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복음에 보면 자캐오라는 사람은 예수님을 간절히 보고 싶어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보고 싶은 마음을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키가 작은 자캐오는 군중에 가리워진 예수님을 볼 수 없게 되자 곧장 달려가서 길가의 돌무화과나무 위에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자캐오는 세관장이었습니다. 세금을 징수하던 그는 그야말로 부자였고 한자리 하는 사람이었으니 예수님을 보기위해 나무위로 올라간다는 것은 체면을 구기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에 상관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예수님으로 하여금 그의 이름을 부르게 하였습니다.

 

자캐오의 인생을 추측해 보면 그는 무척 부유했지만 키기 작았습니다. 따라서 그는 더 많은 돈을 벌어들임으로써 키가 작다는 열등감을 상쇄하려고 하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리사욕을 채웠던 다른 세리들처럼 사람들을 쥐어짰습니다. 그러나 돈을 더 많이 모을수록 유다인들에게 배척을 받고 인정을 받으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욱 소외되고 맙니다. 다른 사람을 작게 만들어야 자신이 크다는 것을 믿을 수 있고 자신을 사람들 위에 올려놓으려 했지만 더욱 외로워지고 말았습니다. 결국 악순환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였습니다.

 

 

그는 이러한 고립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오신다는 소리를 듣고는 위신 체면 다 버리고 나무위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당하게 될 조롱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일어날 일에 대해 위축되지 않았으며 다만 예수님을 에워싸고 있는 장애를 극복해야 했고 그래서 나무위로 올라갔습니다.

 

이러한 노력과 정성이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는 마침내 자캐오를 쳐다보시고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루카19,5)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캐오는 얼른 내려와서 예수님을 기쁘게 맞아들였고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루카19,8). 하고 말씀 드렸습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자발적으로 자신의 삶의 쇄신에 대한 다짐을 말씀 드린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회개하라고 특별히 말씀하시지 않았는데 자캐오는 예수님께서 자기를 인정해 주고 보아주었다는 것을 알기에 삶이 바뀐 것입니다. 지금까지 집착하고 있던 모든 것을 다 버릴 만큼 자유로워진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변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내가 변하지 않는 것은 예수님을 아직 만나지 못한 탓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자캐오처럼 위신 체면 버리고 나무위로 올라가는 노력, 장애를 극복하는 정성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인간을 무시한 은총이 절대 아닙니다. 인간의 자유의지를 존중하시면서 스스로 협력하기를 원하십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인간의 협력 안에서 좋은 열매를 맺게 되는 것입니다. 나의 욕심으로 말미암아 주님의 뜻에 기꺼이 응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고 거기에서 새로워졌으면 좋겠습니다.

 

 

자캐오라는 이름의 뜻을 말씀 드렸었는데 기억 하시나요? 즈카르야(Zechariah)에서 나온 말로 하느님께서 기억하셨다.라는 뜻입니다. 사람들은 그를 죄인으로 여겼지만 주님은 그를 구원해야 할 사람으로 기억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도 하느님께서 기억하십니다. 당신의 모상을 닮은 당신의 귀한 작품으로 기억하십니다. 실망과 좌절에 빠지지 않기를 희망하며 기억합니다. 우리 모두를 구원의 대상으로 기억합니다.

 

 

이렇듯 구원의 문이 우리 모두에게 열려 있지만 모두가 다 구원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자캐오가 주님을 갈망하며 세관장의 위신과 체면을 버리고 나무에 올랐듯이 단호한 결단으로 하느님의 구원의지에 협력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입니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루카19,9-10) 하고 선언하시는 데도 구원을 받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우리에게 있는 것입니다.

 

 

자캐오의 집에 구원이 내린 것은 주님의 은총과 자캐오의 협력의 결실입니다. 예기치 않은 어렵고 힘든 상황이 오더라도 주님께로 향한 나의 노력을 포기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그분의 손을 꼭 잡고 일어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는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오셨습니다. 그분은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습니다. 주님만이 우리의 희망이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저작자 표시컨텐츠변경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