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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사라지고 되돌아 올 것들을/신앙의 해[34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04 조회수438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림 : 전주 교구 전동 성당

어느 신학자는 교회는 이미 신자본주의 물질적 우상으로 자리 잡았단다. 부자들만이 교회의 현실이 되고 가난한 이들은 생각에만 머물러 있을 때, 교회의 세속주의는 더욱 깊어진다는 거다. 교회가 가난한 이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의 친구가 되어 줄 때, 비로소 복음의 의미도 교회의 존재 이유도 제대로 깨달을 수 있으리라. 우리가 가난한 이를 가까이할 때 제대로 사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초대한 바리사이들의 한 지도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베풀 때, 네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유한 이웃을 부르지 마라. 그러면 그들도 다시 너를 초대하여 네가 보답을 받게 된다.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 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루카 14,12-14)’ 

우리는 자신을 좋아하는 이나 나은 이를 식사에 초대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당신을 초대한 바리사이에게 반대로 말씀하신다. 잔치에 사람을 초대하여 식사를 베풀 때에는 가난한 이들과 장애인들을 초대하라고. 병들고 소외된 이들은 현세에서는 호의나 은혜를 갚을 수 없는 이들이다. 예수님은 그들이 현세에서 보답할 수 없기에 하느님께서 대신 세상 종말 때에 의인들에게 갚아 주실 것이라고 약속하시는 거다.

물질이 부족한 것만이 가난은 아니다. 건강하지 않은 것, 삶의 환경이 열악한 것, 몸과 마음의 장애, 이 모두가 가난이다. 마음의 가난, 감정의 빈곤, 지식의 부족도 가난일 게다. 충만한 삶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부족한 탓이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더 많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리라. 그들은 쉽게 상처받고, 쉽게 마음 아파할 게다.  

사실 그런 이들을 무시하지 않는 게 돕는 행위이다. 그런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이 초대하는 행위이다. 조금 낫다고, 조금 높은 위치에 있다고 쉽게 무시하려 들지만 그래서는 결코 안 된다. 무시하면 당하는 이는 금방 느끼게 되어 있을 테니까. 어떤 경우에도 자존심을 상하게 해선 안 된다. 그게 가난한 이들과 더불어 사는 지혜이다. 그들이 보답하지 않아도 주님께서 보답하신단다. 주님께서 우리의 내면세계를 풍요롭게 하시기에 가만있어도 행복할 것이다. 은총이 우리와 함께할 것이기에.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가난하고, 다리 절고 눈먼 이를 먼저 초대하라.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게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베푼 건 결코 없어지지 않고 오히려 훗날 언젠가는 다시 받을 것을 것임을 분명히 기억하자. 지상의 것은 죽음과 함께 사라지지만, 지상서 나눈 건 죽음과 함께 반드시 되돌아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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