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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만이 답이다 - 2013.11.6 연중 제31주간 수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06 조회수568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3.11.6 연중 제31주간 수요일, 로마13,8-10 루카14,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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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만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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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만이 답이다’ 두 번째 강론 제목입니다.

오늘 복음에 대한 답은 1독서의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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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예전 퇴임 아빠스님을 방문하여 나누던 대화 중 들은 말씀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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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맑으면 이웃 사랑은 저절로 하게 됩니다.

나의 관심사는 청정심(淸淨心), 마음의 깨끗함입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을 뵙게 될 것이다.’라는 말씀도 있지 않습니까?

하느님을 사랑할 때 깨끗한 마음이요 여기서 샘솟는 형제애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내 영적 삶의 요소는 세 가지입니다.

단순함(simplicity), 기도, 형제애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여 기도에 전념할 때 저절로 단순한 삶, 형제애의 삶이 뒤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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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위와 같은 요지의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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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잘하는 유일한 비결은 하느님 사랑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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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요

이런 사랑에서 저절로 뒤따르는 단순한 삶, 기도, 형제애입니다.

바오로의 사랑에 대한 말씀이 간명하면서도 강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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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에게도 빚을 지지 마십시오.

그러나 서로 사랑하는 것은 예외입니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완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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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이런 이웃 사랑의 뿌리는 바로 하느님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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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선물 받아 형제들과 나눠 먹은 떡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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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맛있어 보여 집무실 냉장고에 넣고 혼자 먹을까 하는 유혹에 빠졌다가

즉시 아침 식탁에 내 놓으니 깨끗이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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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평범하면서도 중요한 진리, 나눔의 사랑, 나눔의 기쁨을 깨달았습니다.

이 선물 받은 떡은 설송원(雪松園)에서 만든 전통떡으로

첨부된 다음과 같은 설명서가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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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송원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은 세 가지가 없습니다.

첫째, 방부제(防腐劑)가 없습니다.

둘째, 색소(色素)를 첨가하지 않습니다.

셋째, 향료(香料)를 넣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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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아 우리 삶에도 인위적인 방부제가, 색소가 향료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열렬한 하느님 사랑이 우리 영적 삶에 있어 방부제, 색소, 향료의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 줍니다.

성형수술도 화장품도 필요 없습니다.

하느님을 닮아 저마다 좋은 관상(觀相)입니다.

하느님 사랑이 우리 마음이 오염되거나 부패를 방지하는 방부제가 되어

순수한 마음을 유지해주고, 내 고유의 색깔과 향기를 내게 합니다.

그대로 우리 수도자들이 지향하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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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당신의 제자가 되기 위해 세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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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들 조건에 대한 유일한 답은 하느님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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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친지들에 대한 사랑의 거부가 아니라 집착 없는 사랑을 하라는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만이 사람은 물론 나에 대한 집착의 사랑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여

깨끗한 형제애의 사랑을 가능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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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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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건 역시 하느님 사랑만이 답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할 때 이 사랑의 힘이 자발적으로 기쁘게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항구히 주님을 따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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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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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탐욕의 진원지가 바로 소유욕입니다.

얼마 전 찾아뵈었던 퇴임 아빠스님의 말씀이 또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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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악마입니다.

이런 돈 욕심의 탐욕이란 악마를 내쫓아야 하는데

오히려 불러들이니 이게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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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사랑이 내 중심에 자리 잡을 때 저절로 소유에 대한 집착에서 자유로워집니다.

최고 보물인 하느님을 항구히 사랑할 때 저절로 탐욕으로부터 해방입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맛보고 깨달아 갈수록 세상맛, 돈맛, 재물 맛을 잃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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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사랑만이 유일한 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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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집착, 나에 대한 집착, 소유에 대한 집착에서 우리를 해방시켜

자유롭게 하며 제 십자가를 질 수 있는 힘을 주는 하느님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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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말씀과 성체의 사랑의 영약으로 우리의 집착을 말끔히 치유해주시고

청정심을 회복시켜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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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하느님, 제 영혼이 당신을 그리나이다.

제 영혼이 하느님을, 생명의 하느님을 목말라하나이다.”(시편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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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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