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07 조회수991 추천수10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11월 7일 연중 제31주간 목요일
 
 
What man among you having a hundred sheep
and losing one of them.
(Lk.15.4)
 
제1독서 로마 14,7-12
복음 루카 15,1-10
 
아마 오늘은 긴장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지 아닐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지요. 6~70만 명의 수험생들과 그 부모님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비롯해서 연관된 사람들이 얼마나 긴장을 하겠습니까? 그래서 긴장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오늘이라는 것이지요. 물론 그동안 배운 것을 단 한 번의 시험으로 평가한다는 것 자체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대학 진학을 원한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기에 아무쪼록 모든 학생들이 최상의 컨디션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도합니다.

어제는 돌아가신 성소후원회 회원들을 위한 위령미사가 있었습니다. 정확히 일주일 전, 비가 엄청나게 내리는 가운데에서 미사를 봉헌했다는 이야기를 이곳 새벽 묵상 글에서 이야기했었는데, 지난주와 똑같은 상황이 아니 어쩌면 더 극적인 장면이 연출되었지요.

사실 일기예보에 비소식이 있기는 했지만, 그렇게 많은 비가 온다는 이야기는 없었거든요. 5미리 이하의 비 소식이라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미사가 시작하는 오후 2시까지는 비가 한 두 방울 떨어지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2시 미사가 시작하자 굵은 비가 하늘에서 내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미사 하는 내내 비가 계속해서 내리는 것입니다. 많은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비가 오니 우산을 써야하고, 또 세찬 바람에 다가오는 추위 역시 견디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것인지, 야속하게도 미사가 끝나자마자 비도 그치더군요. 가장 어렵고 힘든 순간에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하지만 그랬기 때문에 더 정성이 들어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편하고 모든 것이 만족한 상태에서는 무엇인가를 하기가 쉽지요. 그러나 어렵고 힘들 때에 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감동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아마 어제 함께 미사를 봉헌했던 사람들도 두고두고 어제 일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어렵고 힘든 미사였기 때문에 그렇지요.

우리에게 다가오는 고통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어렵고 힘들어서 그 순간 불평불만을 터뜨릴 수도 있지만, 조금만 참고 견디어 내면 두고두고 이야기하는 중요한 기억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피해야 할 순간은 없습니다. 그 순간조차 나에게 있어 중요한 기억이 되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주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절대로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이 사실이 오늘 복음에서도 나오지요.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위해 다른 아흔아홉 마리를 버려둔 채 찾는다고 말입니다. 또한 잃었던 은전 하나를 찾고 친구들과 이웃을 불러 함께 기뻐하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우리에게 커다란 힘이 되어주시는 주님께서 절대로 우리들을 포기하지 않으신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왜 이렇게 잘 포기하는지요? ‘될 대로 돼라, 난 안 돼.’라며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심지어 주님께서 주신 생명까지도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습니까?

우리를 포기하지 않는 주님을 기억하며, 우리 역시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노력들이 내 삶의 중요한 기억을 만드니까요.

두 가지에서 영향 받지 않는다면 우리 인생은 5년이 지나도 지금과 똑같을 것이다. 그 두 가지란 우리가 만나는 사람과 책이다(찰스 존스).

 
백석 하늘의 묘원입니다. 죽음을 묵상해봅니다.

 

 
포기하지 않는 것은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길.

한 피아니스트가 전쟁 통에 적군의 포로가 되었습니다. 그는 한 번 갇히면 7년 동안 나올 수 없는 감방에 갇혔지요. 이 감방은 한 사람이 겨우 몸을 가눌 수 있을 정도로 작았습니다. 이런 감방에 갇혀 있다 보니 그의 몸은 점점 쇠약해 질 수밖에 없었지요. 실제로 그의 주위 동료들도 이러한 상황에서 하나 둘씩 죽어갔습니다. 그러나 그는 반드시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드디어 전쟁이 끝났습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 이 피아니스트는 조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요. 돌아온 뒤 곧바로 피아노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연주를 듣고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7년 동안 감방에 갇혀 있었기에 전혀 연주할 수 없었을 텐데, 그의 연주 실력은 조금도 줄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포로로 잡히기 전보다도 훨씬 더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된 것일까요? 그 이유를 물어보니, 그는 감방에 갇혀 있으면서 공포를 극복하고 자신을 격려하기 위해 매일 머릿속으로 피아노 건반을 두드렸다고 합니다. 상상 속에서 연주한 것이 실제로도 이루어지게 된 것입니다.

아주 극한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이 피아니스트의 모습.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모습이 아닐까요? 이러한 모습이 또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길이 됩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