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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그 한 마리 잃어버린 양 때문에/신앙의 해[351]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07 조회수534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림 : 수원 교구 요당리 성당

라틴 말로 ‘자비’(misericordia)라는 말은 두 개의 낱말이 합쳐진 거다. 하나는 슬픔 또는 괴로움을 뜻하며, 다른 건 마음을 가리킨단다. 따라서 자비란 이 두 낱말이 합쳐져, 마음이 슬픈 이에게서 흘러나오는 어떤 걸 의미한다. 이처럼 자비로운 이는 다른 이의 고통을 자기 일인 양 슬퍼할 게다. 그리하여 그 고통을 없애려고만 한다.

“너희 가운데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서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광야에 놓아둔 채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뒤쫓아 가지 않느냐? 그러다가 양을 찾으면 기뻐하며 어깨에 메고 집으로 가서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 하고 말한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루카 15,4-7) 

예수님은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으시고자 그 어떤 수고라도 감수하신다. 그리고 찾으신 뒤에는 그 양을 어깨에 메고 참으로 기뻐하실 게다. 이게 바로 가난한 이들과 죄인들의 슬픔과 괴로움을 어루만져 주시고 덜어 주시는 예수님의 자비로운 마음이리라. 그분께서는 이렇게 당신의 자비로운 마음에 동참하도록 우리를 부르신다. 

따라서 그 어린 양은 주님 품에서 안식을 누린다. 잘못된 길로 빠져서 엉뚱한 길로 가는 양을 찾아 나서시는 주님의 모습에서 우리는 사랑과 자비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회개는 주님을 사랑하는 거다. 사랑이시고 자비로우신 주님께 온몸을 되돌리는 것이리라. 이렇게 새롭게 변화된 모습을 그분께 고백해야 할 게다.  

용서는 하느님 향한 사랑이다. 조건 없이 용서하시는 그분 모습에서 사랑 받고 용서해주는 그분 닮는 삶을 누리자. 그분께서는 용서하셨는데, 자신을 받아들이지를 못한다면 그게 말이나 될까? 죄에 대한 용서를 받고자 고해소도 찾자. 때로는 총고백이라는 이름으로 용서까지도 청해 보자. 그렇게까지 해서 그분의 사랑을 느낀다면 그 기쁨 배가 되리라. 주님의 용서에서 그분의 크신 자비로운 사랑을 느낄 게다.

잘못을 저지른 자만이 회개하는 건 아니다. 회개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조건이다. 일상의 삶을 사는 이에겐 ‘처음으로 돌아감’이 가끔은 요구될 게다. 부부는 신혼의 느낌을 되살리는 거고, 직장인은 처음 근무 때의 그 열정을 되찾는 거다. 오래된 믿는 이라면 세례 때의 그 순수함을 되찾는 것도. 결코 쉬운 건 아닐 게다. 그러기에 그 어떤 계기가 주어져야 한다. 가을에 나뭇잎을 모두 떨어뜨린 나무는 봄이 되면 다시 시작한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도 새로운 마음으로 거듭 태어나 보자. 그분께서 그 한 마리 양을 찾으시고자 그 수고라도 감수하신 걸 늘 기억하면서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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