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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 우리가 건설해야할 교회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08 조회수421 추천수11 반대(0) 신고

 

오늘 우리가 건설해야할 교회

 

파스카 축제를 맞아 예수님께서도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습니다. 오랜 전통에 따라 의무화된 과월절 축제에 참석한 유다인들로 인해 예루살렘 도시 전체가 인산인해였습니다.

 

마침 예수님께서 성전으로 들어가시기 위해 성전 마당을 지나가시는데, 거기 펼쳐진 상황이 예수님의 심기를 크게 건드렸습니다.

 

통상 유다인들의 성전 입구에는 이방인의 광장이라고 불리는 하급광장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이방인들은 성전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하고 이곳까지만 들어갈 수 있어서 이방인의 광장이라고 불렸습니다.

 

비록 이방인의 광장이라고 불렸지만 성전 입구이므로 통상 정숙이 유지되어야 하는 경건한 장소였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그야말로 난리법석이었습니다.

 

과월절 축제를 맞아 예루살렘에 순례를 온 유다인들은 모두 성전에 제물을 바치곤 했습니다. 부자의 경우 소나 양 한 마리를 바쳤습니다. 가난한 서민들은 비둘기 한 마리를 제물로 바쳤습니다. 거기다 성전세로 반 세겔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과월절 축제만 되면 자연스럽게 성전 마당에서 엄청난 상거래가 이루어지곤 했습니다. 성전 마당은 순례객들을 호객하는 소나 양을 파는 사람들, 환전꾼들, 성물이나 기념품을 파는 사람들, 자릿세를 떼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거래를 통제해야할 사제들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제들 역시 파스카란 명절 대목 특수를 누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전 마당에서 상거래를 허락하는 명목으로 엄청난 자릿세를 받았겠지요.

 

이러한 현실이 너무 가슴 아팠던 당시 한 신심 깊은 율법학자는 이런 기록을 우리에게 남겨놓았습니다.

 

성전 마당의 상거래를 총괄하는 책임자는 사제의 아들이었습니다. 성전 마당에서 판매되는 물품들의 품질을 검사하는 검사관은 사제의 사위였습니다. 성전 마당의 질서를 잡는 사람들은 사제의 하인들이었습니다.”

 

이토록 불경스런 상황 앞에 예수님의 거룩한 분노, 당신 성전을 향한 열정이 마침내 폭발한 것입니다. 깜짝 놀랄 일이 눈앞에서 벌어졌습니다. 끈으로 채찍을 만드신 예수님께서는 소와 양들을 성전 마당에서 몰아내셨습니다. 가만히 서있던 소와 양들이 놀라서 한꺼번에 우르르 밖으로 몰려나가니 순식간에 일대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빼곡이 진을 치고 앉아있던 환전상들의 탁자를 엎어버렸습니다. 여기 저기 만 원 짜리, 5만 원짜리 지폐들이 날아다녔습니다. 그야말로 난리가 났습니다.

 

대 소란이 잠잠해지자 이어지는 예수님 말씀, “이것들은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오늘날 우리 교회를 바라봅니다. 혹시라도 예수님께서 다시 한 번 이 땅에 오셨으면 어떤 얼굴을 하셨을까, 어떤 행동을 취하셨을까, 궁금해집니다.

 

예수님의 권고 말씀대로 우리 교회가 절대로 장사하는 집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지나치게 돈을 강조하고 돈을 밝히는 집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누구라도 부담 없이 다가설 수 있는 따뜻한 집 같은 교회, 가난한 사람들도 서슴없이 들어올 수 있는 내 집 같은 교회, 다른 무엇에 앞서 기도하는 교회, 나눔과 섬김, 봉사와 소통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아버지의 집이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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