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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분심과 맞서라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08 조회수763 추천수13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라떼란 성전 봉헌 축일


< 예수님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


복음: 요한 2,13-22






성모(Madonna della Scodella)



코레조(Correggio) 작, (1525-1530),  파르마 국립미술관


     < 분심과 맞서라 >

      

1800년대 일본의 대표적 화가 후쿠사이에 대한 일화입니다. 어느 날 후쿠사이의 친한 친구가 그를 찾아와 수탉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수탉을 그려본 적이 없는 후쿠사이는 친구에게 1주일 후에 오라고 했습니다. 1주일 후에 친구가 찾아오자 약속을 미뤘습니다. 한 달, 두 달, 6개월. 그런 식으로 3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친구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후쿠사이에게 화를 냈습니다. 그 모습을 본 후쿠사이는 말없이 종이와 물감을 가지고 오더니 순식간에 수탉을 그려주었습니다. 완성된 그림이 얼마나 생동감이 있던지 마치 살아있는 수탉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림을 본 친구는 기뻐하기보다 왜 3년씩이나 기다리게 했느냐며 따졌습니다. 그러자 그는 아무 말 없이 친구를 자신의 화실로 데려갔습니다. 커다란 화실 사방에는 3년 동안 밤낮으로 연습한 수탉의 그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후쿠사이는 수탉을 잘 그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 친구의 부탁을 거절했다면 영원한 패배자로 남습니다. 또 누군가가 수탉을 그려달라고 할까봐 두려워하고, ‘왜 나는 수탉을 못 그릴까?’하는 자괴감에 빠져 살아야합니다. 후쿠사이는 이런 문제를 회피하지 않았습니다. 영원한 분심거리로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3년이라는 세월 동안 노력해서 해결하였고, 앞으로는 누가 수탉을 그려달라고 하더라도 자신 있게 그려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도할 때 분심이 들면 어떻게 해야 해요?”라고 많은 분들이 묻습니다. 일단 성인들도 분심에 시달렸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분심을 한다고 커다란 죄를 짓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분심을 분심으로 평생 간직하며 산다면 그건 아마도 죄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분심도 기도의 재료입니다. 회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채찍으로 내쫓아 다시는 얼씬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분심 중 가장 많은 것이 아마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이나 그 사건이 자주 떠오르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생각을 자꾸 안 하려고 해야 할까요? 절대 그렇게 해결되지 않습니다.

저는 우선 도저히 용서가 안 되면 그 사람을 보지 않는 편이 낫다고 합니다. 회피도 나쁜 방법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이 옳은 해결방법은 아닙니다. 그런 시간동안 마음을 정리해서 조금씩 그 미워지는 사람을 용서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 사람을 위해 조금씩 기도하기도 하고, 그 사람을 조금씩 이해하려고 힘쓰기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는 성령의 힘을 청해야합니다. 저는 그 성령의 힘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휘두르셨던 성령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도움이 없으면 아무리 우리가 누군가를 용서하려고 해도 되지 않습니다.

고정원씨는 아마도 기도할 때이면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유영철이 가장 많이 떠올랐을 것입니다. 만약 그것을 회피하려 한다면 평생 그 분심 속에서 살아야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령의 힘으로 채찍을 만들이 이 미움을 쓸어버리려 했습니다. 그랬더니 분심이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내 마음 안에서 미움이 조금씩 내쫓아졌기 때문입니다. 분심도 기도의 소재입니다. 회피하지 말고 정화합시다. 회피한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지나치게 미워하고 있거나, 누군가를 지나치게 집착하며 좋아하고 있거나, 어떤 명예나 재물에 지나친 욕심을 부린다면 이것들이 우리가 정화해야 할 잡상인들과 환전상들입니다. 상인들과 환전상들은 성전 입구에서 이미 성전에 기도하러 온 모든 이들의 마음의 평화를 빼앗는 것들입니다. 양 한 마리 살 돈을 가져왔는데 환전하고 났더니 비둘기 한 마리 값밖에 안 되고, 비둘기를 샀더니 다리가 한 짝이 없는 놈이었다면, 그것으로 어떻게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의 제사를 올릴 수 있겠습니까?

 

베드로는 할례를 받지 않은 이들과 식사를 하다가 할례를 받은 이들이 오자 그 자리를 슬그머니 떠서, 바오로에게 된통 혼이 납니다. 먼저 바오로처럼 할례를 받지 않은 이들과 식사하는 것이 아무 것도 아니게 정리가 되었어야 이런 분심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쫓아오는 사냥꾼을 보지 않기 위해서 머리만 처박는 꿩이 되지 말아야합니다. 그 사냥꾼은 그 모습을 보면 더 달려들 것입니다. 우리 또한 분심을 회피하지 말고 당당히 채찍으로 맞서고 정화하여 더 이상 분심거리들이 내 마음에 남아있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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